"日, 한일관계 개선 위해 협력했는데…" 비판
軍 안팎선 "방위백서에서 먼저 한일관계 격하" 주장 나와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국방부가 발간한 '2020 국방백서'에서 일본이 '동반자'에서 '이웃국가'로 표현이 격하돼 언급됐다. 이와 관련해 미국 내 한반도 전문가들이 "한미일 협력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국방부는 2일 발간한 2020 국방백서 173p에서 "일본은 양국 관계뿐만 아니라 동북아 및 세계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도 함께 협력해 나가야 할 이웃 국가"라고 기술했다. 2018년 발간한 지난 백서에서 일본은 '동반자'로 등장했는데 이보다는 표현이 격하된 것으로 평가된다.
국방부는 그러면서 최근 벌어지고 있는 한일 갈등 현황과 발생 경위에 대해 자세히 적었다. ▲독도에 대한 왜곡된 역사 인식 ▲2018년 12월 일본 초계기의 위협 비행 ▲2019년 7월 수출규제 등 일본의 여러 조치들로 한일 관계가 악화되고 있다는 내용이다.
이는 국방부가 한일 갈등이 발생하게 된 책임을 일본에 돌리면서 일본의 태도 변화를 촉구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방부 관계자는 전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2019년 이후 (일본과) 불편한 관계에 있다"며 "(이웃 국가로 기술한 것도) 특별한 이유를 둘 필요는 없지만, (최근 한일 관계를 고려할 때) 동반자보다는 이웃 국가로 판단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했다"고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다수의 미국 전문가들은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한미연합사 작전참모 출신인 데이비드 맥스웰 민주주의수호재단(FDD) 선임연구원은 자유아시아방송(RFA)과의 인터뷰에서 "한국 국방부의 행동은 (미국의) 정책검토 및 외교전략 수립에 차질을 빚게 한다"며 "한미일 3국 관계에도 문제가 될 수 있고 한미일 국가안보에 모두 해로운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에반스 리비어 전 국무부 동아태 담당 수석부차관보는 "일본은 과거 한국 정부와 역사문제 및 관계개선을 위해 긴밀히 협력했고 한국과 가치와 목표를 공유하며 분쟁 시 한국 방어에 긴요한 부대(주일미군)를 두고 있는데도 국방백서는 일본을 그저 '이웃 국가' 정도로만 간주했다"고 비판했다.
국방백서의 표현이 바뀐 것과 관련해 일본 방위성도 항의의 입장을 나타냈다. 전날 일본 방위성이 주일본 한국대사관 소속 무관을 불러 "한국 국방백서의 내용을 수용할 수 없다"고 한 것.
하지만 군 안팎에서는 일본이 지난해 발간한 '2020 방위백서'에서 먼저 한국과의 관계를 평가절하하고 한국의 중요성을 격하시킨 듯한 표현을 등장시켰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 지난해 7월 발간된 방위백서의 한국에 대한 부분에서는 이전 방위백서에 등장했던 '폭넓은 협력'이라는 부분이 삭제됐다.
동시에 일본은 방위백서에서 ▲2018년 10월 해상자위대 호위함의 욱일기 게양 문제로 인해 한국에서 열린 관함식 참석 보류 ▲2018년 12월 한국 구축함과 일본 초계기 간의 갈등 문제를 거론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