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관련 통계작성 이후 첫 감소
전체 제조업 공급량도 3년째 '뒷걸음'
[세종=뉴스핌] 최온정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국내 소비재 공급량이 통계작성 이래 처음으로 줄었다. 소비재는 가계나 개인이 구입해 사용하는 제품을 말한다. 국내에 공급한 제조업 제품의 수량을 보여주는 제조업 국내공급지수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으로 3년 연속 감소했다.
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4분기 및 연간 제조업 국내공급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제조업 국내공급지수는 103.6으로 전년(104.5)대비 0.9% 줄었다. 이 지표는 집계를 시작한 2010년부터 2017년까지 7년 연속 증가하다가 2018년(-0.8%) 처음으로 줄어든 후 작년까지 3년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 소비재 0.3% 감소…2010년 통계작성 이후 처음
종류별로 보면 개인이 구입해서 사용하는 제품인 소비재가 관련통계를 작성한 2010년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소비재 공급은 수입(3.0%)은 늘었으나 국산(-1.4%)이 줄면서 0.3% 감소했다.
[자료=통계청] 2021.02.08 onjunge02@newspim.com |
생산 관련 활동에 1년 이상 사용되는 기계장비를 뜻하는 자본재 공급은 국산(3.8%)과 수입(15.8%)이 모두 늘면서 7.5% 증가했다. 자본재는 2018년(-6.0%)과 2019년(-3.9%) 연달아 감소한 후 지난해 증가했다. 자본재가 늘면서 소비재와 자본재를 합친 최종재 공급은 전년대비 2.8% 증가했다.
중간재는 3년째 뒷걸음질치고 있다. 작년 중간재 공급은 국산(-4.0%)과 수입(-1.5%) 모두 감소하며 3.4% 줄었다. 중간재 공급은 2015년부터 2017년까지 늘다가 2018년(-0.2%)과 2019년(-0.7%) 잇따라 줄었다.
업종별로는 1차금속(-8.0%)과 금속가공(-4.9%)이 크게 줄었다. 1차금속은 2016년(2.5%)과 2017년(1.0%) 증가한 뒤 2018년(-3.9%)부터 작년까지 3년 연속 감소세다. 그나마 기계장비가 2018년(-6.4%)과 2019년(-10.3%)의 부진에서 벗어나 7.0% 증가한 것이 긍정적인 신호다.
작년 수입점유비는 27.3%로 전년대비 1.0%포인트(p) 상승했다. 최종재 29.6%로 전년대비 1.8%p 늘었고, 중간재는 25.5%로 0.2%p 상승했다. 최종재 중 소비재는 26.5%로 전년비 1.0%p, 자본재는 34.2%로 2.8%p 늘었다.
통계청 관계자는 "소비재가 코로나19 영향으로 통계작성 이래 처음으로 감소했다"며 "이 영향으로 전체 제조업 국내공급량도 0.9% 줄어 역대 최대 수준으로 감소했다"고 했다.
◆ 4분기 제조업 공급 1.1% 감소…3분기 연속 하락
코로나19가 재확산된 지난해 4분기 제조업 국내공급도 1년 전보다 감소했다. 소비재(-1.2%)와 자본재(-7.3%) 모두 줄어든 탓이다. 분기별 공급지수는 작년 2분기(-4.5%)부터 3분기째 하락세다.
재별로는 최종재 공급이 3.7% 줄고 중간재는 0.9% 늘었다. 최종재 중 소비재는 휴대용전화기와 내비게이션을, 자본재는 컨테이너선과 전력선을 중심으로 줄었다. 중간재는 시스템반도체, D램 등이 증가해 0.9% 늘었다.
[자료=통계청] 2021.02.08 onjunge02@newspim.com |
업종별로는 기계장비(8.0%)는 증가했으나 기타운송장비(-52.2%), 석유정제(-11.9%)는 감소했다. 기타운송장비는 3분기(-11.5%)에 비해 감소폭이 커졌고 석유정제도 2분기(-5.8%)부터 시작된 하락세가 점점 심화되고 있다. 반면 기계장비는 올해 1분기(5.2%)부터 4분기 연속 증가했다.
수입점유비는 26.8%로 전년동기대비 1.3%p 상승했다. 최종재의 수입점유비는 30.4%로 4.1%p 늘었으며, 중간재는 24.2%로 0.7%p 하락했다. 최종재 중 소비재는 27.8%, 자본재는 24.3%가 수입산이다.
통계청 관계자는 "분기별 공급도 연간 지표와 거의 비슷한데 조업일수가 작년 동분기 대비 2일 줄어든 영향도 있었다"며 "다만 설비투자 수준을 보여주는 기계장비 공급의 경우 계속해서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onjunge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