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재해 은폐·위증 혐의도 수사 대상
시민단체, 경찰에 "철저한 수사 촉구"
[서울=뉴스핌] 박우진 나병주 기자 = 쿠팡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과 '셀프 조사' 의혹과 관련해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대표가 경찰에 출석했다.
서울경찰청 쿠팡 수사 종합 태스크포스(TF)는 30일 오후 2시부터 로저스 대표를 업무방해와 공무집행방해 등 혐의 피의자로 서울경찰청에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로저스 대표에 대한 조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로저스 대표는 오후 1시 54분쯤 서울경찰청에 출석했다. 로저스 대표는 "쿠팡은 지금까지 정부에서 하고 있는 모든 수사에 최선을 다해서 임하고 있다"며 "오늘 경찰 수사에도 최선을 다해서 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정보 유출 3000건에 불과하다는 근거가 뭔가', '증거인멸 혐의 인정하냐', '국정원 지시 받았다는 말은 위증이었냐'는 취재진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고 로저스 대표는 조사실로 들어갔다.
경찰은 로저스 대표를 상대로 쿠팡 셀프조사 결과 발표 경위와 과정에서 증거인멸과 업무방해 등 혐의를 집중 수사할 것으로 보인다.
쿠팡은 지난해 12월 25일 자체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유출된 개인정보는 3000건에 그쳤다고 밝혔다. 쿠팡은 고객정보를 유출한 전직 중국인 직원을 특정해 자백을 받았고 고객 정보 유출에 사용된 모든 장치를 회수했다고 밝혔다.
반면 경찰은 유출 규모가 계정 수 기준으로 3000만건 이상 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경찰은 셀프 조사 결과 발표 경위와 함께 조사 과정에서 전직 중국인과 접촉한 과정과 증거인멸을 위해 말을 맞췄는지 등을 살펴볼 것으로 보인다. 자체조사 결과를 정부·수사기관과 협의 없이 이뤄진 부분도 추궁할 것으로 보인다.
로저스 대표는 지난달 국회 청문회에서 국가정보원 지시로 셀프 조사를 했다고 주장했으나 국정원이 부인하면서 위증 혐의도 받고 있다.
경찰은 쿠팡 개인정보 유출 관련 자료 보전 명령을 위반했다는 혐의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수사 의뢰받은 사건도 수사하고 있다. 경찰은 지난 2020년 쿠팡물류센터에서 과로사로 숨진 고(故) 장덕준씨 사망 사건을 쿠팡 측이 산업재해를 은폐하려 했다는 의혹과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도 조사할 예정이다.
로저스 대표는 지난해 12월 30일 국회 청문회 직후 사업상 출장을 이유로 출국했다. 경찰은 지난 1일과 지난 7일 두 차례 걸쳐 출석을 요구했으나 로저스 대표가 응하지 않았다.
◆ 시민단체, 경찰 소극적 수사 비판…"철저한 수사" 촉구
민주노동조합총연맹 산하 공공운수노조 등 노동·시민단체는 이날 오후 4시40분쯤 서울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다.
김상연 공공운수노조 법률원 변호사는 "경찰은 지금까지 쿠팡 노조 탄압에는 신속하고 철저하게 동조해 온 반면 쿠팡 본사에 대한 수사는 눈감기식으로 대응했다"며 "개인정보 유출 사태가 터지기 전까지 압수수색 한 번 제대로 이뤄진 적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김 변호사는 "로저스 대표를 시작으로 쿠팡에 엄벌 시작돼야 한다"며 "돈과 권력을 쓰면 시민과 노동자 머리 꼭대기에 설 수 있다고 믿는 오만한 미국 기업 쿠팡을 제대로 단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노조는 발언을 마친 뒤 청와대 사랑채로 이동해 오후 6시부터 '투쟁문화제'를 열 예정이다.

lahbj11@newspim.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