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은행 가계대출 잔액 996조4000억원…한달새 7조6000억원↑
주담대 5조원‧기타대출 2조6000억원↑ '역대 최대 증가'
한은 "예년에 비해 이례적 증가…주택매매거래 증가 영향"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해가 바뀌어도 가계대출이 꺾일 줄 모르면서 1월 기준으로 17년 만에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주택담보대출 뿐만 아니라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등 기타대출도 역대 최대폭 증가했다.
1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1년 1월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996조4000억원으로 7조6000억원 늘었다. 지난해 12월 6조7000억원보다 증가규모가 확대됐고, 1월 기준으로 통계가 편제되기 시작한 2004년 이후 최대 폭 증가다.
가계대출 가운데 주택담보대출은 지난 한 달 새 5조원 증가해, 1월 증가액 기준 역대 최대 폭을 나타냈다. 전월 6조3000억원 늘어난 것에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전세자금대출이 2조3000억원 증가하며 꾸준히 2조원대를 유지했다.
금융시장국 시장총괄팀 윤옥자 차장은 "1월에는 이사 비성수기이고 상여금도 들어오기 때문에 통상 가계대출이 많이 늘어나는 시기는 아니라 예년에 비해 이례적"이라며 "지난해 10월, 11월로 가면서 주택매매거래가 늘어난 게 시차를 두고 대출 수요로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해 전국 아파트 매매거래량은 10월 6만7000호, 11월 8만9000호, 12월 8만3000호 수준을 나타냈다.
(사진=한국은행) |
일반신용대출,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 등을 포함하는 기타대출도 2조6000억원 늘어난 268조6000억원으로 집계됐다. 1월 기준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기타대출은 주택거래 및 주식투자 관련 자금수요 등 영향인 것으로 분석된다. 윤 차장은 "은행들이 연말에 막았던 대출을 일부 재개하기도 했고, 정부의 대출 규제로 인해 미리 받아두려는 수요가 많아진 것도 영향을 줬을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 기업대출은 10조원 늘어나, 전월 5조6000억원 감소한 것에서 증가 전환했다. 대기업대출이 3조3000억원, 중소기업대출이 6조6000억원 늘었다. 중소기업대출은 1월 기준으로 2009년 6월 이후 가장 큰 폭 증가다. 기업대출은 보통 12월에 대출금을 상환했다가 1월에 다시 대출하는 성향을 보인다.
반면 은행 수신은 12조1000억원 감소했다. 전월 23조7000억원 증가한 것에서 감소 전환했다. 수시입출식 예금이 부가가치세 납부 관련 기업자금 인출 등으로 14조8000억원 줄었다. 정기예금은 가계 및 지방정부 자금을 중심으로 4조4000억원 빠졌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34조3000억원 늘어나며 전월대비 증가 전환했다.
jyo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