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기, 장기물 채권만큼 장기물 주식도 외면
닷컴버블 당시, 기술주 약속 실현됐지만 주가 10년 '내리막'
[편집자] 이 기사는 3월 18일 오전 09시44분 '해외 주식 투자의 도우미' GAM(Global Asset Management)에 출고된 프리미엄 기사입니다. GAM에서 회원 가입을 하면 9000여 해외 종목의 프리미엄 기사를 무료로 보실 수 있습니다.
[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기술주 하락이 이제 시작에 불과하다는 경고가 나왔다.
유명 기관투자자인 리처드 번스타인 어드바이저스의 리치 번스타인 최고경영자(CEO)는 향후 금리 인상이 주요한 촉매로 작용해 앞으로 길면 10년간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가 10%도 넘게 빠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페이스북과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
17일(현지시간) CNBC '트레이딩 네이션'에 출연한 번스타인 CEO는 "모두가 장기물 금리가 오르면 장기물 채권을 사지 않는다는 건 알고 있지만, 장기물(long-duration) 주식 역시 사지 않을 거란 사실은 간과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서 장기물 주식이란 주가수익배율(PER)이 높은 주식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대부분의 기술주들이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랠리로 최근의 조정에도 불구하고 PER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다.
이날 뉴욕증시의 주요 지수가 일제히 상승 마감한 가운데,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 지수도 0.4% 오르며 장을 마쳤다.
지난 5거래일 기준으로는 3.5% 넘게 오르며 일시 베어마켓에 진입했던 기술주가 본격 반등에 나서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번스타인은 최근의 반등세는 일시적인 거라며 1990년대에서 2000년대 초반까지 이어진 '닷컴버블'을 예로 들었다.
당시에도 지금과 마찬가지로 미래에 대한 약속이 넘쳤고, 2000년~2010년 그런 약속이 대부분 실현됐음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정점을 찍은 이후 10년 동안 기술주 수익률은 오히려 마이너스였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많은 투자자들이 일종의 자기부정 상태에 빠져있다며 "기술주 투자자들은 3년에서 길면 5~10년 주가가 하락할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는 앞으로 주가 하락이 예상되는 대형 기술주 대신 강력한 경제 회복의 수혜주로 부각할 경기순환주를 포트에 적극 추가하기를 추천했다.
원자재와 에너지 관련주를 특히 선호한다고 밝힌 번스타인은 작년부터 고객들에게 에너지주를 적극 매입하기를 권유해 왔다. 유가 급등에 에너지 관련 기업을 추종하는 에너지 셀렉트 섹터 SPDR 펀드(XLE)는 올해에만 3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번스타인은 월가에서 30년 넘게 잔뼈가 굵은 인물로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메릴린치의 수석 투자전략가를 역임한 바 있는 투자계의 거물 중 하나다.
한편 17일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일제히 상승 마감했다. 연방준비제도(Fed)가 비둘기파적 기조를 유지하면서 시장의 불안감은 다소 안정되는 분위기였다. 연준의 경기 회복 낙관도 위험 자산 선호 분위기를 띄웠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58%, 대형주 위주의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0.29% 상승하며 장을 마감했다. 두 지수 모두 나란히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나스닥 종합지수도 0.40% 오른 1만3525.20에 마쳤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제로(0) 수준으로 동결했다. 완전 고용과 물가 안정과 관련해 상당한 추가 진전을 이룰 때까지 월 1200억 달러 규모의 자산 매입을 유지하겠다는 기존의 입장도 유지했다.
koinw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