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족·생존장병·국민께 큰 고통과 상처 드렸다"
"모든 일에 책임지고 사의 표명"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이달 초 불거졌던 천안함 폭침사건 재조사 논란으로 몸살을 앓았던 대통령 직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의 이인람 위원장이 20일 사의를 표명했다.
이 위원장은 20일 오전 배포한 '천안함 전사 장병의 유족, 생존 장병과 국민들께 드리는 글'이라는 자료에서 "모든 일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한다"라고 밝혔다.
이인람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장 [사진=대통령 직속 군사망사고진상규명위원회 홈페이지 캡처] |
이 위원장은 "천안함 사건의 전사 장병 유족, 생존 장병들과 국민께 큰 고통과 상처를 드려 진심으로 송구하다"고 운을 뗐다.
이어 "위원회의 조사개시 과정이 법과 규정에 따른 절차라는 이유로 유가족들의 뜻을 세밀하게 확인하지 못했고, 국가와 국민을 수호하는 국군 장병들의 명예를 세워 드리지 못했다"며 "국가를 위해 희생했던 것을 후회하신다는 말씀을 듣고 매우 가슴 아프게 생각한다"고 사죄했다.
아울러 "우리 위원회는 유공과 보훈의 가치를 숭고하게 생각한다"면서 "망인과 유가족들의 피해와 명예를 회복시킴으로써 고통과 슬픔을 위로하고 아픈 기억에서 조금이나마 벗어나실 수 있게 도와드리는 것이 위원회의 사명"이라고 말했다.
또 "이번 일로 인해 위원회의 결정이 국가와 사회에 미칠 수 있는 파장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돌아보는 계기가 됐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위원들과 함께 해당 사항을 심도 있게 논의했고, 위원장으로서 잘못을 깊이 통감한다"며 "이에 모든 일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한다"고 글을 맺었다.
앞서 지난 1일 진상규명위가 천안함 사건 재조사를 결정했다는 사실이 언론 보도를 통해 알려지며 논란이 일었다.
천안함 사건이 발생한 지 두 달 만인 2010년 4월 정부 차원에서 '북한 소행'이라는 결론이 나왔음에도, 음모론 등을 주장하는 신상철 전 천안함 민군합동조사단 조사위원의 진정을 받아들인 것이기 때문이다.
진상규명위는 당초 "신 전 위원은 '목격자로부터 직접 전해들은 자'에 속해 진정인으로 인정했다"는 입장이었으나, 생존장병 및 유족 등으로부터 논란이 커지자 하루 만에 "진정인 요건에 해당이 안 된다"며 천안함 재조사 진정사건을 '각하' 결정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