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C·SK텔레시스 회장 재직시 회삿돈 횡령 등 혐의
구속 후 22일 첫 재판 출석…"회사 부도 막기 위한 것"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2200억원 상당의 회삿돈을 횡령·배임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신원(69) SK네트웍스 회장이 첫 재판에서 "빌린 자금은 이미 변제했고 회사에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며 대부분 혐의를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3부(유영근 부장판사)는 22일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최 회장에 대한 1차 공판기일을 진행했다.
[서울=뉴스핌] 백인혁 기자 = 회삿돈을 빼돌려 비자금을 조성했다는 의혹을 받는 최신원 SK네트웍스 회장이 2월 17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을 마치고 법원을 나서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최 회장은 SK텔레시스, SKC, SK네트웍스를 운영하는 과정에서 비자금을 조성한 의혹 등을 받는다. 횡령·배임 의혹이 불거진 액수는 1000억원을 훨씬 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횡령 액수만해도 수백억원 수준이다. 2021.02.17 dlsgur9757@newspim.com |
최 회장은 지난 2월 구속된 후 약 2개월 만에 법정에 출석했다. 그는 '재판을 시작하면서 따로 할 말이 있냐'는 재판부 질문에 "없다"고 답했다.
이날 검찰과 최 회장 측 변호인은 각각 프리젠테이션(PT)을 통해 공소사실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변호인은 우선 "이 사건 수사는 지난 2017년 11월 금융정보분석원(FIU)이 SK네트웍스의 수상한 자금흐름이 포착됐다며 사건을 검찰로 이첩하면서 시작됐다"며 "해외 비자금 조성 의혹에서 출발했지만 사실무근으로 확인되자 수년에 걸쳐 각종 SK그룹 계열사에 대한 압수수색과 120여명의 관련자를 소환했고 7~8년 전 일어난 시의성 떨어진 사실들로 결국 구속기소했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이 운영하던 SK텔레시스의 부도위기를 막기 위해 SKC로 하여금 936억원 상당의 유상증자(유증)에 참여하도록 했다는 혐의에 대해서는 "당시 유증 밖에 대안이 없었고 피고인은 이사회의 희생 요구에 수동적으로 따른 것"이라며 오히려 검찰의 공소사실과 반대되는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시 SKC 이사회는 충분한 자료수집과 검토과정을 거쳐 독립적으로 유증을 결정했다"며 "피고인에게 휴대전화 사업 실패에 대한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라고 해 할 수 없이 급하게 자금을 조달해 참여하게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SK텔레시스가 부도를 맞이하면 SK그룹 전체에 중대한 악영향을 초래할 수 밖에 없었고 국내 10대 그룹 중 계열사의 부도를 앉아서 보고만 있는 회사는 없다"며 "회계법인의 법률검토까지 마친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변호인은 최 회장이 개인 골프장 사업을 추진하면서 계열사 자금을 횡령한 혐의와 개인회사를 이용해 개인 채무를 갚도록 한 혐의, 자금 조달을 위해 해외 신성장동력 펀드를 가장해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발행한 혐의 등에 대해서는 "일시적인 차용으로 횡령의 불법영득의사가 없고 수개월 내 변제해 피해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회사 업무와 무관한 가족 및 친인척에 대한 급여 지급 혐의, 직원들 명의로 달러를 차명 환전한 뒤 해외 출장 시 가지고 나간 혐의에 대해서는 인정했다.
재판부는 이날 오후 2시부터 SK텔레시스 관련자들을 소환해 증인신문을 진행한다.
shl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