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뉴스핌] 김민정 특파원 = 미 국채금리가 22일(현지시간) 소폭 하락했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조기 테이퍼링(자산매입 축소) 가능성을 일축하며 금리 하락 압력을 제공했다.
다만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자본이득세 인상 추진 소식이 전해지면서 주식시장이 약해진 가운데 채권시장의 움직임은 제한됐다.
투자 전문매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국제 벤치마크 10년 만기 미 국채금리는 1.2bp(1bp=0.01%포인트) 내린 1.554%를 기록했다. 채권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인다.
30년물은 2.4bp 하락한 2.240%를 나타내 일주일간 최저치를 찍었고 정책 금리에 민감한 2년물은 전날 수준인 0.151%를 가리켰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사진=로이터 뉴스핌] |
ECB는 통화정책을 모두 동결했다. 라가르드 총재는 통화정책 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테이퍼링 논의와 관련 "그러한 논의는 그저 시기상조"라면서 팬데믹긴급매입프로그램(PEPP)의 어떤 변화든지 데이터에 의존할 것이며 특정 시간과 연관돼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날 라가르드 총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이 빠르게 진행 중인 미국과 경제 성장의 차이를 언급하기도 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100만 달러 이상의 소득을 가진 부유층에 적용하는 자본이득세율을 39.6%로 인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세율 인상을 통해 바이든 대통령은 보육과 노동자들의 유급휴가를 위한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계획이다.
해당 소식이 전해지면서 뉴욕 증시는 비교적 큰 약세를 보였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장중 낙폭을 400포인트까지 늘렸다.
다만 채권시장은 해당 법안이 의회를 통과할지가 불확실하다며 주식시장보다 제한된 반응을 보였다. 10년물 금리는 최근의 1.528~1.633% 부근에 계속 머물렀다.
제니 캐피털 매니지먼트의 가이 르바스 수석 이자율 전략가는 세제와 관련한 소식에 월가의 주요 지수가 장중 최저치로 내렸지만, 채권시장은 주식시장과 보조를 맞추는 정도에 그쳤다고 진단했다.
르바스 전략가는 "해당 제안은 많은 걸림돌에 직면할 것이며 타협안의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은 내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 주목한다. 별다른 정책 변경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는 게 월가 전문가들의 지배적인 시각이지만 일부에서는 분위기 변화 감지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경제 지표는 혼조 됐다. 미 노동부는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54만7000건으로 지난해 3월 이후 최저치를 경신했다고 밝혔다.
반면 지난달 기존주택 판매는 7개월간 최저 수준으로 감소했다. 전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발표한 3월 기존주택 판매는 연간 환산 기준 619만 건으로 2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기존주택 판매 감소에는 극도로 부족한 매물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이번 주 채권시장의 제한적인 움직임과 관련해 FHN 파이낸셜의 짐 보겔 이자율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전체 수익률 곡선에서 특정 추세에 베팅하기보다 연방준비제도(Fed)의 결정에 대기하며 만기별 거래에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mj7228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