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한 "北, 해결 안 될 것 같으면 협상보다 문제 키울 것"
박원곤 "북한 도발 가능성은 변수가 아닌 상수...대비해야"
[서울=뉴스핌] 하수영 기자 = 한미정상회담 결과가 북한을 미국·한국과의 비핵화 대화로 끌어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문가 분석이 제기됐다.
25일 자유아시아방송(RFA)에 따르면 지난 24일 서울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 결과 분석 및 전망 토론회에서 대북 전문가들은 이번 한미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이 북한 문제 논의를 통해 내놓은 결과물이 북한을 북미·남북 대화로 끌어내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겸 총비서가 지난 4월 6일부터 사흘간 진행된 노동당 제6차 세포비서대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 = 노동신문 홈페이지 캡처] 2021.04.07 |
김성한 고려대 교수는 "한국 정부가 이번 정상회담에서 대화와 외교를 통한 대북 접근법 모색, 판문점 선언과 싱가포르 합의에 대한 미국 측의 지지를 얻어낸 것 등을 큰 성과로 간주하고 있겠지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입장에서는 미국, 한국과의 대화 재개를 고려할 만큼의 결과는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북한 비핵화에 진척이 있을 때까지는 대화하지 않을 것이란 점을 분명히 했고, 비핵화에 도달하기 위한 방법론에서도 구체적인 합의가 없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우리의 종착역은 종전선언이나 평화체제 구축 자체라기보다는 비핵화니까, 그것에 도달하기 위한 구체적인 방법에서도 합의했다고 보기에는 미진한 부분이 많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성 김 인도네시아주재 미국대사를 대북정책특별대표로 임명한 것은 먼저 실무회담을 통해 의제를 조율한 뒤 정상회담을 고려하겠다는 메시지라는 분석이다.
김 교수는 "북한이 미국에 적대시정책 철회, 특히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꾸준히 요구해왔지만 이번 정상회담이 그 근간이 되는 한미동맹을 오히려 강화시키는 방향으로 진행된 것도 북한이 우려할 부분"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북한이 섣불리 미북 비핵화 대화에 나서는 것보다는 중국과의 관계에 공을 들여 북중 관계가 더 밀착되는 결과로 나타날 수 있다"고 관측했다.
아울러 "이에 그치지 않고 북한이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며 "북한이 문제 해결의 가능성이 보이지 않는 경우 협상에 과감히 나오는 것 보다는 오히려 문제를 키우는 쪽을 선택해온 경향이 있다며 이번에도 북한의 군사 도발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우려했다.
박원곤 이화여대 교수도 같은 토론회에서 "현재로선 북한이 대화 제의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더 크다"며 "지난 1월 8차 당대회에서 선언한 전술핵무기 개발의 연장선상에서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는 등 군사도발을 할 가능성이 분명히 있다"고 강조했다.
도발 가능성에 대해선 "변수가 아닌 상수"라며 "어느 수준에서 언제 도발하느냐가 문제일 뿐, 할 것인지 아닌지는 변수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교수는 "북한이 '버티기', '정면돌파전' 등의 구호를 꾸준히 내세워 왔다"며 "지난 30년 동안 이른바 '벼랑 끝 전술'을 통해 미국 등 국제사회의 양보를 받아온 경험을 재연하려 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코로나19 감염증 사태로 불가피하게 국경 봉쇄를 유지해야 한다는 점도 대화 재개의 장애물"이라며 "북한이 감염병·대북제재·태풍 피해 등 이른바 '삼중고'로 인한 경제난을 언제까지 버텨낼 수 있을지가 대화 재개의 가장 큰 변수"라고 설명했다.
suyoung071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