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비로 나라 잃은 책임 통감"..단식 3일째 쓴 생애 마지막 시
[제천=뉴스핌] 백운학 기자 =한말 유교지식인이자 선비 정신의 표상인 의당 박세화(1834~1010) 선생의 절명시(絶命詩) 원본이 111년만에 공개됐다.
양승운 의병연구가(병산영당 학술위원장)는 29일 박세화 선생이 1910년 경술국치를 당하자 단식한지 3일째 되는 날 생애 마지막으로 쓴 절명시를 공개했다.
의당 박세화 단명시.[사진=제천 병산영당 학술위] 2021.05.29 baek3413@newspim.com |
절명시는 신념을 지키기 위해 목숨까지도 버리는 장엄한 선택을 했던 선비의 사상과 철학이 느껴진다.
이 유묵은 의당의 몸에서 완전히 녹아서 흘러나온 육필이다.
죽음을 앞둔 선비가 모든 것을 비우고 써내려 간 글씨에서 의당의 사상과 철학이 담겨있다.
절명시는 한지에 먹으로 쓰여 졌으며 크기는 85×30㎝이다.
의당은 월악산 용하동에서 용하영당(병산영당)을 창건하고 제천에서 많은 문인을 지도했다.
의당 박세화 초상화.[사진=제천 병산영당 학술위]2021.05.29 baek3413@newspim.com |
1905년 월악산에서 문인들과 의병을 일으켰다가 일본군에 붙잡혀 8개월간 고초를 겪었다.
이후 경술국치를 당하자 "글 읽은 선비로 책임을 통감한다"며 23일간의 절식(絶食) 끝에 순국(殉國)했다.
양승운 씨는 "평소 알던 고미술 관계자로부터 절명시 원본이 나왔다는 연락을 받고 입수하게 됐다"며 "6.1 의병의 날을 맞아 공개를 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의당학파의 본산인 제천에 독립운동기념관이 건립되면 단명시를 상설 전시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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