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성 군기 해이·관료화된 간부 집단 폐해 드러나"
"文, 엄정 수사와 처벌 지시하고 쇄신방안 보고해야"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안철수 국민의당 대표가 3일 공군에서 여군 부사관 A 중사가 상관으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후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건을 두고 "명백한 타살"이라며 "민관합동수사단에 조사를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안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이번 공군 중사 사망사건은 우리 군의 어두운 면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며 "성 군기 해이, 보신과 조직 이기주의에 빠진 관료화된 간부 집단의 폐해가 그대로 드러났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2021.06.02 kilroy023@newspim.com |
안 대표는 "이번 사건은 명백한 타살이다. 관련 부대와 성 군기 관련 보고라인 전체에 대해 사법 책임을 강하게 물어야 한다"며 "한 번도 아니고 두 번이나 연거푸 피해를 호소해도, 네가 참아라, 앞으로 군 생활 어떻게 하려고 하느냐며 무마와 회유 그리고 압박에 나섰던 모든 자들이 이번 살인의 가담자들"이라고 일갈했다.
그는 이어 "저지른 자도 죄인이지만, 눈 감고 덮은 자들이 더 큰 죄인"이라며 "지난번 일부 민주당 의원들의 박원순 전 서울시장의 성범죄 비호 사태에서 보듯, 2차 가해는 피해자를 향한 더 잔혹하고 조직적인 사회적 살인 행위"라고 꼬집었다.
안 대표는 또 "현재 군 간부 중 여성 비율이 7~8% 정도 된다. 앞으로 더 높아질 것"이라며 "당연히 성 군기 위반 사안에 대한 명확한 처리 규정과 처벌 규정이 있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제가 알아본 바로는 국방부 부대관리훈령 제244조에 성 군기 사건 발생시 필요한 조치는 명시되어 있어도, 훈령을 위반할 때 명확한 징계 규정은 없다고 한다"며 "여군이 창설된 지 70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훈령이 수준 이하다. 이런 제도적 안이함과 미비가 타살에 가까운 억울한 죽음을 불러온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안 대표는 청와대와 군 당국을 향해 ▲이번 사건 조사를 민관합동수사단에 맡길 것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적 개선책을 낼 것 ▲문제를 해결한 지휘관은 포상하고, 문제를 덮은 지휘관은 더 강하게 문책하는 것으로 군 인사정책 교체 등을 촉구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군은 국가의 기본이다. 관련자에 대한 엄정 수사와 처벌은 물론 재발 방지를 위한 쇄신방안을 지시하고 군 당국은 자정 선언과 함께 쇄신방안을 만들어 국민 앞에 보고해야 한다"며 "이 쇄신방안에는 국방부 장관과 공군 참모총장의 거취 문제도 포함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국민의당은 군의 기강과 기본을 바로 세워 정예 강군을 만들고, 당당하고 튼튼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공군 제20전투비행단 소속이었던 A 중사는 지난 3월 회식 후 돌아가는 차 안에서 상관인 B 중사로부터 성추행을 당한 후 군 내부에서 사건 무마와 관련한 회유나 은폐 요구를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부대를 옮겨 달라'는 요청도 즉각적으로 수용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로 인해 A 중사는 '불안장애 등으로 치료가 필요하다'는 판단을 받아 2개월간 청원휴가를 다녀온 후 부대를 15전투비행단으로 옮기기도 했지만, 유족측에 따르면 옮긴 부대에서도 '관심병사' 등으로 칭해지며 부당한 대우를 받았다고 한다.
A 중사는 부대를 옮긴 지 나흘 만인 지난달 21일 휴대전화에 그간의 피해 상황에 대해 직접 영상으로 촬영해 남긴 뒤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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