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기아, 3개월 연속 판매↑ '트리플 크라운' 달성
이동 수요↑·SUV 호조·제네시스 인기 '3박자'
美 판매 비중 65% 이상 SUV...전기차 공략해야
[서울=뉴스핌] 조정한 기자 = 현대차·기아가 미국에서 쾌속 질주하고 있다. 코로나19로 침체됐던 이동 수요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고, 트렌드에 맞는 신차 출시로 미국 소비자들의 선택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미국에 대규모 투자를 선언한 만큼 전망도 긍정적이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현대차·기아의 미국 판매는 각각 9만3745대(전년 동기 대비 59% 증가), 8만298대(75.3% 증가)를 기록했다. 미국 시장 점유율 은 11%(현대차 5.9%, 기아 5.1%)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 2011년 5월 이후 최대치인데, 기아는 미국 시장 진출 이후 처음으로 시장점유율 5%를 웃돌았다.
[자료=NH투자증권] |
현대차·기아는 지난 3·4월에도 미국 시장에서 역대 최대 판매 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3월엔 14만5000대(현대차 7만5403·기아 6만6523), 4월엔 15만1000대(8만817대·7만177대)를 팔아치우며 상승세를 보였다.
랜디 파커 현대차 판매 담당 수석 부사장은 "월간 총판매와 소매 판매에서 3개월 연속 신기록을 세운 것은 커다란 성과"라고 평가했다. 숀 윤 기아 북미 담당 사장도 "(3개월 연속 최대 판매 실적을 올리는) '트리플 크라운' 이정표를 세웠다. 기아가 시장 점유율을 계속해서 키우고 있다"고 했다.
미국에서 호실적을 기록한 이유로는 ▲백신 접종으로 이동 수요 증가 ▲스포츠유틸리티차(SUV) 판매 호조 ▲제네시스 등 승용차 판매 증가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뉴욕시를 시작으로 코로나19 백신 접종을 시작했다. 이에 따라, 미국 소비자들의 이동 수요가 급격히 증가하는 추세다. 이날 기준 미국의 성인 백신 접종률은 62.8%를 기록했다. 일부 지역에 발효됐던 통행금지령과 각종 행동 지침도 모두 해제됐다.
판매 실적은 미국 시장에서 인기몰이 중인 SUV·RV 차량이 견인했다. 현대차는 투싼과 팰리세이드, 기아는 스포티지·쏘렌토··텔루라이드 등이 대표적이다. 5월 판매량을 살펴보면 투싼은 1만8848대·팰리세이드 8051대·스포티지 1만1035대·쏘렌토 1만1144대,·텔루라이드 7776대로 나타났다.
아울러 고급차 브랜드 제네시스는 전년 동기 대비 176% 늘어난 3728대가 판매돼 월간 최다 판매 기록을 세웠다. 현대차는 승용차 시장에서 엘란트라·소나타를 중심으로 3만8577대를 판매했고, 기아는 옵티마·포르테를 필두로 3만6901대를 팔아치웠다.
[사진= 현대자동차] |
업계에선 글로벌 차량 반도체 수급난에도 경쟁사 대비 안정적으로 대응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항공 등 운송 효율화로 반도체 공급에 적극 대응했고, 안정적 공급망으로 수요를 적절하게 맞췄다"며 "대기 수요가 여전해 재고 축적과 가격 상승에 따른 업황 호조가 내년 상반기까지 이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한편 미국 시장에서의 긍정적인 분위기를 이어가기 위해선 현대차·기아의 전기차 시장 선점이 요구된다.
폭스바겐·GM과 같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공격적인 전기차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반면 현대차·기아의 미국 판매 비중은 SUV에 65% 이상 치우쳐 있다. 미국 정부의 연비 규제 강화 시 전기차 판매를 늘려 이를 상쇄하는 전략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대차는 앞서 2025년까지 74억 달러(한화 8조원)를 투자해 2023년 가동을 목표로 전기차 생산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2022년엔 기존 알라바마·조지아 공장 생산라인에 전기차 아이오닉5·EV6·니로 등의 투입이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 시장 회복으로 다른 완성차 업체들의 판매량도 함께 상승하고 있다"며 "하반기 제네시스가 프리미엄 전기차를 출시하는 만큼 해외 전기차 시장 경쟁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귀띔했다.
giveit90@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