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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조로남불' 사과가 공염불에 그치지 않으려면

기사입력 : 2021년06월03일 16:04

최종수정 : 2021년06월03일 16:04

[서울=뉴스핌] 김현우 기자 = 조만대장경이라는 말이 있다.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에서 후보자 해명을 과거 '조국 교수'가 했던 말로 되받아 친다는 조롱이다. 조스트라다무스라는 말도 있다. 여권 인사 실책에 온정적인 더불어민주당 대처를 비판하는데 조국 교수 어록은 하나같이 들어맞았다.

'조국 어록' 중 몇 개만 뽑아보자. "최종 재판까지 기다려야 한다는 주장은 초동수사부터 대법원 판결 때까지 시민의 입, 손, 발을 묶어놓고 국가기관 주도로 사건의 진실을 농단하려는 수작", "윤석열 찍어내기로 청와대와 법무장관의 의중은 명백히 드러났다. 수사를 제대로 하는 검사는 어떻게든 자른다는 것, 무엇을 겁내는지 새삼 알겠구나!". 각각 조 전 장관의 배우자 1심 법정 구속 판결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징계 요구가 불발된 뒤 회자됐다.

민주당을 향한 용례도 있다. 이해찬 전 대표가 '조국 사태'를 사과할 때 "여론 추이와 정치공학적 계산에 따라 달라지는 사과의 수위와 표현방식에 더 화가 납니다"는 그의 글이 퍼졌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성폭력 피해자 2차 가해 논란에서는 "같은 계열 고위인사의 성추행 사건에서는 가해자를 두둔하고 피해자의 인권침해를 자행"이라는 발언이 화제가 됐다.

여기까지였다면 조 전 장관은 그저 농담의 소재가 됐을 터다. 하지만 자신의 발언과 대치되는 행동을 거듭, 조롱의 대상으로 추락했다.

조 전 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자신과 관련된 의혹에 대해 거짓이 드러나면 "무한 책임을 지겠다"고 말했지만 정 전 교수의 1심 판결이 나오자 적극 항소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가 '조국 사태'를 사과하자 "저를 밟고 가라"고 말한 뒤 1시간 만에 자신의 저서가 10만부가 넘게 팔렸다는 출판사 SNS 게시물을 공유했다.

굳이 조 전 장관 말을 늘어놓은 이유가 있다. 한 조직에서 리더의 언행일치와 도덕성은 어떻게든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조 전 장관은 대학시절 사회 운동에 가담하고, 대학 교수가 된 이후 사회의 '카나리아' 역할을 했다. "자신의 태생적 조건에 부채감을 느끼고, 적극적으로 더 나은 방향으로 사회를 이끌려"는 그에게 대중은 열광했다.

지금은 어떤가. 조 전 장관은 진보진영의 '스타'에서 '그들만의 스타'로 추락했다. 다른 이유가 아니다. 그의 행적, 그의 발언과는 동떨어진 행동이 누적된 탓이다. 조롱 대상이 된 그의 발언은 점차 신뢰를 잃었다. 그를 믿던 유권자 절반 가까이는 '민주당에 속았다'는 상실감과 분노로 투표했는지도 모른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은 서울 49석 중 41석을 획득했지만 이번 보궐선거에서는 모든 자치구에서 패했다.

여권 인사 일부는 조 전 장관 의혹이 불거진 뒤 치러진 21대 총선에서 민주당은 압승을 거뒀다며 "'조국 사태' 심판은 이미 치렀다"라고 한다. 그렇다면 지난 4·7 보궐선거 참패 원인은 무엇인가. 두 광역단체장의 성비위 탓일까. 언론 탓일까. 아니면 검찰 탓일까. 아니다. 민주당 패배 원인은 민주당에 있다.

유권자는 논리적이면서도 감정적이다. 민주당은 조롱 대상으로 추락한 이를 비호했다. 그에 대한 '반성'도 보이지 않았다. 유권자들은 내로남불에 따른 상실감과, 분노 투표에 따른 효능감을 학습했다.

민주당은 보궐선거 이후 자체 이미지 조사에서 '무능하고 말만 잘하는, 내로남불 40~50대 남성'으로 의인화됐다. 2030세대 연상조사에서는 '내로남불' 응답이 7배 이상 상승했다. 같은기간 공평과 평등, 공정에 대한 응답은 사라졌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조국의 강'을 건너려 한다. 강을 건너는 배의 이름은 '행동의 누적'이다. 송 대표는 "유능한 개혁의 성과와 내로남불 극복, 언행일치를 보여주는 증거자료를 많이 제출하겠다"고 했다. 부디 행동으로 뒷받침하길 바란다. 유권자들은 여론 추이와 정치공학적 계산에 따라 달라지는 사과의 수위와 표현방식에 더 화가 나니 말이다.

withu@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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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日 여행객 'K-쌀' 사간다 [세종=뉴스핌] 이정아 기자 = 일본 여행객이 한국을 방문, 한국 쌀을 직접 구매해 들고 나가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일본 내 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밥맛 좋은 한국 쌀'이 대체제로 급부상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3일 <뉴스핌>이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동안 일본 여행객이 한국에서 직접 구매해 일본으로 들고 간 국산 쌀은 3만3694kg로 집계됐다. 일본은 지난 2018년부터 휴대식물 반출 시 수출국 검역증을 의무화한 나라로, 병해충과 기생식물 등 식물위생 문제에 매우 엄격하다. 특히 쌀처럼 가공되지 않은 곡류는 검역 과정이 매우 까다롭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 여행객들의 한국산 쌀 열풍은 지속됐다. 지난해 한 해 동안 일본 여행객이 반출한 국산 쌀은 1310kg에 불과했지만, 올해는 상반기에만 무려 25배 이상 급증했다. 같은 기간(2024년 1~6월)으로 비교하면 작년 106kg에서 올해 3만3694kg로 약 318배 증가한 셈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일본 여행객들의 '쌀 쇼핑'이 열풍을 불면서 관련 문의가 급증했다"며 "한국쌀이 일본쌀에 비해 맛과 품질이 뒤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생기면서 반출되는 양도 많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쌀을 화물로 탁송하는 사례도 동반 상승했다. 올해 상반기 기준 화물검역을 통해 일본으로 수출된 국산 쌀은 43만1020kg에 달한다. 지난해 화물 검역 실적이 1.2kg에 그쳤던 것과 비교하면 폭증 상태다. 업계에서는 이번 흐름이 국산 쌀에 대한 일시적 특수로 끝나지 않고 국내에서 정체된 쌀 소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빈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는 "일본에서 쌀 가격이 두 배 이상 올랐으니 한국에 와서라도 쌀을 구매하는 여행객이 늘어난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다만 일본의 쌀 관세율이 매우 높기 때문에 한국 쌀의 가격만 보지는 않았을 것"이라며 "국산 쌀의 품질이 높기 때문에 이 부분에서도 합격점이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영종도=뉴스핌] 윤창빈 기자 = 11일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1터미널에 중국발 여행객들이 입국하고 있다. 2023.03.11 pangbin@newspim.com 정부 역시 이같은 수요에 대응해 일본 관광객을 대상으로 검역제도 안내·홍보에 나서기로 했다. 현재는 농림축산검역본부를 통한 사전신청, 수출검역, 식물검역증 발급, 일본 통관까지 최소 3단계 이상이 요구된다. 다만 한국 쌀을 일본으로 반출할 때 한국에서 식물검역증을 발급받아야 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일본 관광객이 일본에 돌아가 쌀을 폐기하는 일이 생기면서 홍보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농식품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달 오사카 엑스포 현장 방문을 계기로 일본 농림수산성과 예방할 기회가 주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쌀 검역 문제가 논의됐다"며 "한국 정부는 일본 여행객이 애써 한국 쌀을 구매한 뒤 일본으로 돌아가 폐기하는 일이 없도록 제도 홍보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전했다. plum@newspim.com 2025-07-03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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