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분기말 국내 시중은행 외화예수금 99조9299억
주요 5대 은행 85조 규모…2분기도 증가세
[서울=뉴스핌] 이보람 기자 = 국내 시중은행들의 외화예수금이 100조원에 육박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영향으로 대표적 안전자산인 외화자산에 뭉칫돈이 몰렸다는 분석이다.
11일 은행연합회가 제공하는 은행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3월말 국내 시중은행들의 외화예수금은 99조9299억원이다. 직전분기(95조2609억원) 대비로는 4.91%, 전년동기(88조8024억원)에 비해서는 12% 넘게 증가한 수치다.
이 가운데 주요 5대 은행(신한·우리·하나·KB국민·NH 농협)의 외화예수금은 85조원 규모다.
외화예수금 증가세는 코로나19 위기 상황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코로나19 위기로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한 데 이어 최근 수출 호조세 등이 추가적인 은행 외화예수금 증가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1분기 전체 수출은 1464억달러로 한화 163조원 규모다. 특히 중소벤처기업부가 집계한 1분기 중소기업 수출은 전년동기 대비 12.1% 증가한 270억달러(약 30조원)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 1분기 수출 실적이다.
해외주식 또는 해외 거래소를 통한 가상화폐 거래에 나선 이른바 '서학개미'가 크게 늘어난 것 역시 외화예수금 증가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서학개미는 해외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우리나라의 개인 투자자를 일컫는 말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증권사 10곳의 해외주식거래 계좌는 2ㅣ난 3월 320만명을 넘어섰다. 지난해 결제총액은 224조원이다.
미국 달러화 [사진=로이터 뉴스핌] |
최근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로 인한 추가적인 경기회복 기대감과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거론 등에 따라 국내 은행들의 외화예수금 증가세는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 7일 "금리를 인상하는 환경이 된다면 사회적 관점에서, 또 연방준비제도(연준·Fed) 관점에서 '플러스(+)'가 될 것"이라며 "우리는 너무 낮은 인플레이션 및 금리와 10년 동안 싸워 왓다. 정상적인 금리환경으로 돌아가길 바란다"며 금리인상을 시사한 바 있다.
국내 주요 시중은행 한 관계자는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추세인 가운데 최근 외화예수금 확대는 주로 법인의 외화자금 증가에 기인한다"며 "올해 들어 수출이 많이 늘어 은행에 이로 인한 자금이 많이 쌓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또 "수입 기업의 경우 경기회복 국면에서 달러 가격 상승이 예고되면 미래의 수입 대금 결제를 위해 달러를 미리 사놓기도 한다"며 "코로나19 백신 접종 등으로 금융시장 불안이 최근 해소되고 있어 수입·수출 등 무역이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돼 달러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각 은행의 구체적 수치는 확인해 봐야겠지만 2분기에도 이같은 외화예수금 증가 추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덧붙였다.
brlee19@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