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정경환 기자 = 최근 삼성SDI 주가가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전기차 판매량이 늘면서 배터리 사업이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반도체 소재나 OLED 등 전자재료 사업 역시 호실적이 기대되고 있다.
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6월 한 달간 삼성SDI 주가는 13.5% 상승했다. 우상향 추세가 굳어진 지난 9일 이후 상승폭은 15.2%다.
외국인과 기관이 사자에 나섰다. 외국인이 올 6월 삼성SDI를 약 35만6000주, 기관은 47만2000주 순매수했다.
한화투자증권은 최근 보고서에서 "상반기 내내 자동차 OEM들의 배터리 내재화 전략, 인플레이션 우려, 반도체 공급 부족에 따른 자동차 생산 차질 등 다양한 우려 요인이 존재했다"며 "하반기 신차 사이클에 맞춰 중대형 전지 실적 개선이 본격화되고 있어 매수를 추천한다"고 했다.
삼성SDI 헝가리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 조감도 [자료=삼성SDI] |
테슬라를 필두로 한 전기차 이슈가 뜨거운 관심을 받으면서 삼성SDI 주가는 지난 연말부터 본격적인 랠리를 시작, 지난 2월 80만 원을 넘어섰다. 이후 조정을 받으면서 6월 초까지 그간 오름폭을 상당부분 반납했는데 이제 다시 '달릴' 때가 왔다는 전망이다. 이 같은 긍정적 전망의 배경에는 실적 개선에 대한 믿음이 자리잡고 있다. 특히,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NH투자증권은 "배터리 사업이 크게 성장할 수 있는 산업 환경이 전개될 것"이라며 삼성SDI를 올 7월 '톱픽'(Top Pick, 최선호주)으로 꼽았다.
고정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각국의 온실가스 감축 목표치 상향에 따라 저탄소 관련 산업 투자가 확대되고 있다"며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은 고객사들의 전기차 사업 투자 확대 등으로 구조적 성장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삼성SDI의 전략 고객사 중 하나인 스텔란티스는 2025년까지 주요 지역(유럽과 북미) 내 자동차 판매 라인업 90% 이상을 전기차로 구성할 것이라고 밝혔고, 오는 8일 유럽에선 'EV Day'를 개최, 전기차 생산 및 배터리 조달 계획이 발표된다. 이 밖에 GM은 전기차 투자액을 상향 조정했으며, BMW와 폭스바겐 등 주요 고객사들도 장기적 관점에서의 사업 구조 변경 전략을 발표하고 있는 상황이다.
고 연구원은 "전기차 시장의 성장성은 명확하다"면서 "2021년 월별(1~5월) 글로벌 전기차의 판매량 성장률이 세 자릿수를 기록 중이다. 올해 연간 글로벌 전기차 판매량은 전년 대비 약 60% 증가한 474만 대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가에선 삼성SDI가 올해 자동차 전지 분야 흑자 전환에 성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에서 "삼성SDI의 이번 2분기 실적은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이라며 "전기차 전지 사업의 구조적 흑자 전환이 예상되고, 전자 소재 사업은 반도체 소재, OLED 소재, 편광판 호조로 호실적을 이어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에프앤가이드는 삼성SDI의 올해 2분기 실적 컨센서스로 매출 3조3467억 원, 영업이익 2494억 원을 제시하고 있다. 이는 매출과 영업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각각 30.8%, 140.3% 증가한 수치다.
소현철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지난 30일 보고서에서 삼성SDI에 대해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를 기록할 전망"이라며 "2021년 자동차용 배터리 사업 흑자 전환, 2021년 영업이익 1조 돌파를 고려해 목표주가를 95만 원으로 5.5% 상향 조정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2분기 가치주와 경기민감주 주가 급등으로 성장주인 2차전지 종목이 언더퍼폼했다"며 "그러나 미국과 중국에서의 폭발적인 전기차 성장을 감안하면 이제는 삼성SDI에 대해 긍정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2분기 CATL 주가 급등으로 삼성SDI의 상대적 매력도가 부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1년 1~5월 및 5월 판매된 글로벌 전기차 탑재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CATL이 모두 1위를 차지한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이 둘 다 2위를 기록하면서 뒤쫓고 있다.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은 각각 5위와 6위다. 배터리 사용량에 있어서 올해 1~5월 삼성SDI의 성장률은 104.8%다. 같은 기간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은 각각 166.7%, 152.2% 성장했다.
전창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배터리) 3사 중 가장 높은 2차전지 사업 비중으로 고성장 산업에 대한 멀티플 프리미엄의 온전한 반영이 가능하다"면서 "밸류에이션 부담은 제한적"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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