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원전 정책, 사회적 합의 부족한 상태서 이뤄져"
"이재명, 자유민주주의 부정하는 역사관 갖고 있어"
[서울=뉴스핌] 김태훈 기자 = 야권의 유력한 대선주자로 꼽히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5일 주한규 서울대 원자핵공학과 교수를 만나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윤 전 총장은 자신이 검찰총장직을 그만두게 된 계기가 "월성 원전 수사로 인한 직무정지"라며 "검찰총장직을 그만두게 된 결정적 계기"라고 강조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5일 오후 서울대에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비판을 주도해온 주한규 원자핵공학과 교수를 만나기 위해 공학관으로 들어서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주 교수와 만나 탈원전 정책의 문제점을 청취하고, 원전 산업을 다시 활성화할 전반적인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2021.07.05 photo@newspim.com |
윤 전 총장은 이날 오후 1시 17분께 서울대 공과대학에서 주 교수와 1시간 가량 비공개로 대화를 나눴다.
윤 전 총장은 주 교수와의 비공개 회담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검찰총장직을 그만두게 된 것 자체가 월성원전 수사와 직접 관련이 있다"며 "월성원전 사고가 고발돼 대전지검에서 압수수색을 지휘하자마자 감찰과 징계청구가 들어왔다. 또 사건 처리에 있어서도 굉장한 압력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윤 전 총장은 이어 "첫 번째 직무정지를 소송을 통해 극복하고, 지난해 12월 1일 다시 검찰에 복귀해서 감사를 앞두고 자료를 폐기한 인물들에게 구속영장을 청구하도록 지휘했다"며 "제가 정치에 참여하게 된 계기 역시 월성원전 사건과 무관하지 않고,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도 전혀 무관하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그러면서 "최재형 전 감사원장이 정치에 참여할지는 모르겠지만, 최 전 원장이 감사원장직을 그만두게 된 것 역시 월성원전 사건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라며 "국가적으로 탈원전 정책이 바람직하지 않고, 충분한 사회적 합의가 부족한 상태에서 이뤄진 것 뿐 아니라 무리하게 추진됐기 때문에 많은 법적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조속한 원전 가동 중지는 굉장히 많은 법적 문제가 있다"며 "각종 소송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많은데, 이런 부분들이 제가 이 자리까지 오게 된 계기였다"고 덧붙였다.
윤 전 총장은 '법리적 판단을 제외하고 탈원전 수사를 맡았을 당시 기조에 대해 반대했나'라는 질문에 "당시 저는 탈원전에 대해 인식이 부족했다. 공직자로서 정부의 정책이기 때문에 큰 생각은 없었다"며 "그러나 그 사건을 지휘하다 보니 간단한 문제가 아니라고 느꼈다. 더 이상 말씀드리면 직무상 관여한 부분에 대한 것이기 때문에 이정도까지 말씀드리겠다"고 답했다.
[서울=뉴스핌] 국회사진취재단 =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5일 오후 서울대 공대에서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에 대한 비판을 주도해온 주한규 원자핵공학과 교수를 만나 이야기하고 있다. 윤 전 총장은 이날 주 교수와 만나 탈원전 정책의 문제점을 청취하고, 원전 산업을 다시 활성화할 전반적인 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2021.07.05 photo@newspim.com |
여권의 유력한 대선후보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역사관을 둘러싼 신경전도 이어갔다. 윤 전 총장은 해방 이후 미 군정기 시절 미군을 '점령군'이라고 표현한 이 지사를 향해 '미래를 갉아먹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이 지사는 윤 전 총장이 구태의 '색깔공세'라고 맞받아쳤다.
윤 전 총장은 이 지시가 '구태의 색깔공세'라고 주장한 것에 대해 "전 색깔론을 할 생각도 없다. 제 관심은 국민들의 먹고사는 문제"라면서도 "그러나 정치가 입장에서 역사인식은 현재 사회를 진단하는 문이고, 미래를 준비하는 전망이다. 그런데 자유민주주의를 부정하는 역사관을 가지고 있다면 현재 한국 사회가 가지고 있는 문제점, 미래 기술혁명시대를 극복할 수 있는지 우려가 된다"고 답했다.
윤 전 총장은 이어 "현 정부가 여러 가지 상식에 반하는 각종 정책들을 낸 이유가 무엇인가. 우리나라에 전문가가 부족한가"라고 반문하며 "잘못된 역사관과 세계관이 현실 문제를 다루는 데 영향을 미쳤기 때문에 비상식적 정책이 쏟아져 나오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그러면서 "적어도 최고의 공직자로서 국가의 중요한 정책을 결정할 지휘에 있거나, 그 지휘를 희망하는 분들이라면 현실적이고 실용적인 역사관과 세계관을 가지고 있어야 하지 않겠나"라며 "저는 전혀 이념 논쟁을 하고싶은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taehun0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