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그레+해태 vs 롯데제과+롯데푸드...여름 경쟁 뜨겁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예년보다 일찍 찾아온 폭염에 빙과업계가 오랜만의 '여름 특수'를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해태를 인수하며 사세 확장에 나선 빙그레와 롯데계열(롯데제과+롯데푸드) 중 누가 더 함박웃음을 지을지 주목된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빙과시장 규모는 꾸준한 하락세를 걸어왔다. 2018년 1조6832억원이었던 국내 빙과시장은 2019년 1조6792억원, 2020년 1조5379억원으로 축소됐다. 그런데 올해 7월에 들어서면서 빙과류 매출이 상승세로 돌아서면서 빙과업계에 화색이 돌고 있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중복인 22일 오전 서울 용산구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시민들이 아이스크림을 먹고 있다. 서울 낮 기온은 최고 34도까지 올라갈 전망이고 습도도 최고 80%가 예상돼 후텁지근한 날씨를 보이겠다. 2019.07.22 alwaysame@newspim.com |
대표적인 여름 장사품목인 빙과류 매출은 날씨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빙과업계의 성수기로 꼽히는 6월부터 8월까지 매출이 한해 실적을 좌우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빙과업계 1위인 롯데제과는 6~8월 빙과류 매출이 전체 빙과류 매출의 약 40%를 2위 빙그레는 같은 기간 빙과류 매출 비중이 전체의 약 50%를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올해는 짧은 장마에 이른 폭염이 겹치면서 빙과업계로서는 대목을 맞은 셈이다.
◆빙그레+해태 vs 롯데제과+롯데푸드...여름 경쟁 뜨겁다
국내 빙과류 시장은 지난해 10월 빙그레가 해태를 인수하면서 빙그레 계열(빙그레+해태)과 롯데계열(롯데제과+롯데푸드)의 양강 구도로 재편됐다. 지난해 상반기 기준 빙과류 점유율을 살펴보면 빙그레+해태가 40.6%를 차지하고 롯데제과+롯데푸드가 47.1%로 6.5%의 근소한 점유율 차이를 보였다.
[서울=뉴스핌] 전미옥 기자 = 2021.07.16 romeok@newspim.com |
빙그레는 올 여름 빙과시장 1위를 노리고 있다. 빙그레는 이미 올해 1분기 해태 인수 효과를 반영하면서 빙과시장 1위에 오른 바 있다. 빙그레의 1분기 빙과류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9.7% 증가한 1111억 원을 기록했다.
빙그레는 해태 인수 효과 등 시너지를 이어가겠다는 방침이다. 걸그룹 오마이걸을 빙그레 '슈퍼콘'과 해태의 '마루시리즈'의 공동모델로 발탁해 MZ세대를 공략하는 마케팅에 나섰고, 해태의 대표 제품은 부라보콘의 모델을 배우 이병헌으로 내세워 TV광고를 시작하기도 했다. 부라보콘의 TV광고는 2011년 이후 10년만인 것으로 알려진다.
빙그레의 대표 제품 '메로나'의 해외 인기에 힘입어 해태아이스크림의 해외 진출 등도 모색하고 있다. 현재 빙그레 메로나는 미국 시장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빙그레 관계자는 "메로나의 수출 규모는 약 100억원대로 추산된다. 해태는 아직 수출 품목이 없기 때문에 향후 빙그레의 판로를 활용해 수출을 추진하는 등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롯데계열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롯데제과의 올해 1분기 빙과류 매출은 전년 대비 20.8% 상승한 719억 원을 기록했고 롯데푸드도 전년 대비 14.8% 오른 375억원을 나타냈다. 양사의 합산 매출은 1094억원이다. 빙그레계열과 롯데계열의 매출액 차이는 불과 17억원인 셈이다.
롯데제과는 대표 제품 월드콘의 광고모델로 배구선수 김연경을 발탁해 스타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지난해에는 월드콘 단일품목으로 지난해 약 700억원의 매출을 올리기도 했다. 월드콘은 콘 부문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롯데푸드도 패션브랜드 널디와 대표 제품 '돼지바'와 협업과 아이스크림 구독 이벤트 등을 통해 젊은 세대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제과 관계자는 "폭염이 시작된 7월 2주간의 매출이 전년 대비 20% 늘었다. 스크류바, 죠스바, 수박바 등 매출도 전년 대비 10% 신장했다. 초반이지만 최근 3년 중 가장 좋은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늘어나는 아이스크림 전문점, 그리고 집콕 거리두기 효과
최근 2~3년 사이 늘어나고 있는 아이스크림 할인점도 빙과업계에는 긍정적인 요소다. 무인 아이스크림 할인매장은 2017년 900여곳에서 지난해 3600곳까지 증가한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거리두기가 강화되면서 용량이 큰 홈타입 아이스크림을 구매하거나 대량으로 구매하는 소비행태도 나타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아이스크림 할인점이 매출이 많이 올라오고 있다. 빙과업계에는 매우 긍정적인 요소"라며 "또 재작년 대비 지난해 빙과류 판매량이 늘었다. 코로나19로 집에 있는 시간이 늘면서 간식 소비가 증가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가에서는 여름 특수를 맞은 빙과시장의 3분기 기대 실적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2분기의 경우 장마 영향 등으로 부진한 실적을 보였지만 7,8월 본격적인 폭염이 시작되면서 빙과류 수혜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한유정 대신증권 연구원은 "빙과 부문이 2분기 잠시 주춤했으나 이번 여름은 짧은 장마와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3분기 반등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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