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제 강점기 '민족계 백화점' 시대를 연 화신백화점의 명과 암 조명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일제강점기와 40~50년대 종로의 랜드마크였던 화신백화점(1931~1987)의 역사적 변천사를 소개하는 자리가 마련된다.
22일 서울역사박물관에 따르면 공평도시유적전시관 기획전시실에서 23일부터 내년 3월 20일까지 종로의 랜드마크였던 화신백화점을 조명한 '화신백화점_사라진 종로의 랜드마크' 기획전시를 개최한다.
화신백화점은 공평도시유적전시관 앞에 있던 백화점으로 지금의 종로타워 자리에 위치했다. 1931년부터 종로에 자리 잡았던 화신백화점은 1937년 현 종로타워 자리에 지하 1층, 지상 6층의 신관을 짓고 '모던시대'를 맞아 본격적인 전성기를 누렸다.
이번 전시는 화신백화점을 비롯한 경성의 5대 백화점들의 사진, 백화점의 판매 물품과 각종 포장지, 판매 카탈로그를 비롯한 총 50여건의 자료를 전시해 화신의 변천사를 조명한다.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화신백화점 신관 모습(1937) [사진=서울시] 2021.07.22 donglee@newspim.com |
전시 구성은 1부. 지금은 백화점 전성시대, 2부. 1937년, 화신의 새로운 탄생, 3부. 저물어가는 화신의 시대 3개의 섹션과 시민참여 공간인 '지금은 사라진 종로의 랜드마크를 기억하며'로 나뉜다.
1부에서는 박흥식 화신상회 사장이 동아백화점을 인수하며 본격적인 열었던 민족계 백화점 시대의 태동을 조명했다.
2부에서는 1937년 11월, 종로 네거리에 우뚝 선 지하 1층, 지상 6층의 화신 신관에 대해 설명한다. 백화점에는 '엘리베이터', '에스컬레이터', '네온사인', '옥상정원'과 같은 당시 최신 문화의 기호가 가득 차 있었으며 백화점의 상품들은 '모던'이라는 이름 아래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하에 포장된 유행품들이었다. 다만 화신과 화신의 사장 박흥식은 주요 기업, 재계 인사로서 식민지배 체제와 총독부의 정책에, 때에 따라 부응할 수밖에 없었던 그늘도 조명한다.
3부는 광복 후 친일반민족행위로 박흥식 사장이 체포되면서 시작된 화신의 몰락기를 담았다. 박흥식은 태평양전쟁 기간 전쟁 홍보 전람회를 개최하는 등 전시상황에 부응했고 나중에는 비행기 제조회사까지 설립하기도 했다. 이렇게 일제에 협력한 일로 박흥식은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 '체포 제 1호'로 검거되기도 했다.
1955년에는 신신백화점을 설립하고 6.25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화신 건물을 복구해 백화점 사업을 다시 일으켜보려 했던 화신의 노력은 최신 시설을 갖춘 백화점들의 등장으로 점점 힘을 잃게 됐다. 결국 화신백화점 건물은 1967년 ㈜신생에 인수됐으며 모기업인 화신산업은 1980년 부도로 도산했다. 이어 1987년 3월 14일 화신백화점 건물 신관이 헐리기 시작했다. 1937년 신관이 문을 연지 50년 만의 일이다.
이번 기획전시와 연계한 특별강연도 마련됐다. 강연은 9월 3일과 9월 9일 진행되며 코로나19로 온라인 강좌도 병행할 예정이다. 전시는 무료로 관람할 수 있으며 관람 시간은 평일 및 주말 모두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공휴일을 제외한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다.
donglee@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