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법인 증자 결정에 렌탈자산 확보 등 현지사업 본궤도
렌탈진출 여건 확대, CF모델 BTS 대기록 등 '지금이 적기' 판단
[서울=뉴스핌] 조석근 기자= 코웨이가 K-팝의 최정점에 있는 BTS를 앞세워 베트남 시장 개척을 본격화하고 있다. 코웨이는 성장 가능성이 큰 동남아 국가 중 베트남에 주목, 지난해 현지법인을 개설했다. 최근 이 지역 렌탈업 확대를 위한 증자를 결정해 눈길을 끌었다.
코웨이는 국내 부동의 렌탈 1위 사업자로 최대 관심사가 해외시장 공략이다. 내수기업 이미지를 극복하는 동시에 해외에서 성장엔진을 찾는다는 것이다. 2007년부터 진출한 말레이시아의 경우 일본, 미국은 물론 국내 경쟁업체들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서 'K렌탈'의 선두주자로 자리했다.
이번에는 베트남을 '제2 말레이시아'로 동남아 공략의 교두보로 삼겠다는 것인데 베트남 정부의 공격적인 핀테크 보급으로 렌탈 사업에 유리한 금융 인프라가 갖춰진 상황이다. 더구나 코웨이의 간판 모델인 BTS가 빌보드 10주 연속 1위로 K팝사상 유래 없는 대기록을 경신 중이다. 베트남 현지 진출을 가속화할 적기가 찾아온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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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글로벌 팝스타 BTS를 앞세운 코웨이 정수기 광고 [사진=코웨이] 2021.08.06 photo@newspim.com |
◆코웨이 베트남법인 증자 결정 "렌탈자산 확보, 사업 본격화"
8일 렌탈업계에 따르면 코웨이는 최근 베트남법인 사업확대를 위한 증자를 결정했다. 방준혁 이사회 의장을 비롯한 경영위원회 만장일치인 것으로 알려졌다. 증자 규모는 일단 100억원 미만이라고 한다. 현지 렌탈사업의 초기 진출을 위한 자산확보에 이 자금이 활용될 전망이다.
코웨이는 지난해 7월 베트남 현지법인을 개설했다. 렌탈은 소비자에게 일시불이 아닌 약정 기간 내 임대 방식으로 제품을 판매하는 방식이다. 약정 기간 5년이라면 그 기간 동안 제품 비용을 나눠서 회수하는 것이다. 초반 진출을 위해선 정수기, 공기청정기 등 렌탈 제품을 확보해야 한다. 여기에 정기적 관리(케어) 서비스를 위한 인력도 필요하다.
코웨이 관계자는 "베트남은 아세안 국가들 중에서도 성장성이 높고 인도네시아 다음으로 인구가 많다"며 "이번 증자는 본격적인 사업에 앞서 렌탈자산 확보를 위한 자금 수혈 성격"이라고 말했다.
베트남 인구는 9800만명으로 30세 미만 청년층이 인구 절반을 차지한다. 2019년 1인당 GDP 2715달러인 개발도상국으로 지난해 경제성장률 7%로 고속 성장 중이다. 글로벌 제조업계의 적극적인 진출로 중국에 이은 세계의 공장으로 부상 중이기도 하다.
한국의 지난해 베트남 수출액은 485억달러로 중국, 미국 다음으로 많다. 베트남 최대 투자국이 한국이다. 삼성전자가 매년 판매하는 휴대폰 3억대 중 절반이 베트남 하노이 공장에서 만들어진다. 그만큼 한국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하다.
베트남 시장이 독특한 점은 현지 진출 시점과 현지화 수준에 따라 성과가 극명히 엇갈린다는 점이다. 세계적인 커피체인 스타벅스가 현지 업체들에 밀려 베트남 내 3위 체인이다. 맥도날드, 버거킹도 저조한 실적으로 좀처럼 확장이 어렵지만 롯데리아와 KFC는 베트남 전체 패스트푸드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같은 롯데그룹 내에서도 롯데마트가 2008년 진출 당시 10년 내 매장 30개를 목표로 했으나 현재 그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롯데홈쇼핑은 베트남에서 철수했지만 롯데시네마는 CJ CGV와 함께 멀티플렉스 양강으로 전체 상영관 70%를 차지하는 중이다.
코웨이가 이런 베트남 시장 진출을 본격화한 것은 하노이, 호찌민 등 도심지역 중심으로 소득수준이 상승하기 때문이다. 정수기 등 환경가전의 잠재 수요도 크다. 베트남은 석회암 지대가 많아 각종 용수의 석회질 비율이 높다. 여기에 렌탈사업을 위한 각종 여건들이 갖춰지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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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코웨이의 말레이시아 현지 시장 방문 서비스 관리자(코디) 모습 [사진=코웨이] 2021.06.29 photo@newspim.com |
무엇보다 금융 인프라다. 2007년 동남아 국가들 중 말레이시아에 우선 진출할 당시 베트남 국민의 은행계좌 보유 비율이 채 20%를 넘지 못했다. 업계 관계자는 "은행계좌를 통한 렌탈비 자동이체가 없으면 사업 자체가 성립되지 않는다"며 "다수 소비자들이 렌탈비를 체납하기 시작하면 현지법인이 견디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베트남은 중국과 함께 정부 주도로 핀테크 확산이 가장 빨리 이뤄지는 국가 중 하나다. 베트남 정부는 2025년까지 현금사용률을 8% 미만으로 낮추는 게 목표다. 지난해 전 국민 은행계좌 보유 비율이 70% 이상으로 확대된 가운데 사실상 전 국민이 스마트폰을 사용 중이다. 온라인 뱅킹, 신용카드, 모바일 페이 등 지급 수단도 다양화됐다.
여기에 지난 4월부터 새 광고모델로 BTS를 발탁한 것이 결과적으로 글로벌 마케팅을 위한 '신의 한수'가 됐다. BTS는 신곡 '버터', '퍼미션 투 댄스'로 10주 연속 빌보드 1위를 기록 중이다. 국내 K팝 역사는 물론 팝 본산인 미국에서조차 이례적인 대기록이다.
코웨이는 BTS가 광고 중인 정수기, '슬립케어(매트리스)' 등 주력 제품 홍보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동남아, 미국 등 현지진출 시장에서도 방송광고는 물론 홈페이지와 블로그, 각종 SNS에 BTS 이미지를 적극 활용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렌탈제품의 판매, 자금회수, 자산확보, 재판매의 선순환이 이뤄지면서 사업이 안착할 때까지 80만~100만 계정이 필요하다"며 "베트남에서도 향후 5~8년은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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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핌] 코웨이 1분기 해외법인 실적 |
◆1분기 코웨이 해외 매출 56%↑ 2분기 물론 하반기도 '기대'
코웨이의 지난해 전체 매출액은 3조2374억원, 영업이익은 6065억원이다. 전년보다 각각 7.2%, 32% 증가한 사상 최대 실적이다. 그 주된 요인이 해외 부문 매출액의 급증이다. 코웨이는 말레이시아, 미국, 중국, 태국, 인도네시아, 베트남까지 6개 해외법인을 두고 있다. 같은 기간 이들 매출액은 8961억원으로 전년보다 40% 증가했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8790억원이다. 그 중 해외법인 매출액은 2942억원으로 지난해보다 56.4% 늘었다. 전체 해외 렌탈계정은 210만개로 전년보다 32% 증가했다. 매출액 전체에서 해외 비중은 32%다.
이날 기준 코웨이의 올해 매출액 전망치는 3조6098억원으로 전년보다 11.5%, 영업이익은 6570억원으로 8.3%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달 중 발표될 2분기 실적도 지난 1분기와 마찬가지 해외 부문 성장이 실적개선을 주도할 전망이다.
지난 1분기 기준 해외법인 중 말레이시아 매출액은 2404억원으로 가장 크다. 코웨이 해외 매출액의 70%가 이곳 말레이시아에서 발생한다. 말레이시아 정수기 시장 30%로 1위다. 미국법인이 그 다음으로 429억원, 태국이 75억원, 인도네시아 18억원 순이다.
말레이시아 인구 대부분은 무슬림으로 코웨이는 업계 최초로 정수기 제품에 할랄 인증을 얻었다. 동남아 사람들이 더운 지역임에도 위생상 온수를 즐겨 마시는 점을 감안, 온수 전용 출수구를 갖추고 온수 저장용량을 높인 정수기 제품을 출시하면서 큰 인기를 얻었다.
코웨이 관계자는 "말레이시아, 미국 등 현지화 경험을 살려 지속성장의 큰 축을 담당하는 해외사업에 더 집중할 방침"이라며 "신규 법인들이 성공적으로 안착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mys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