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코로나19로 누적적자 5조 기록
화학·윤활유 등 비정유 사업 강화 영향
휴가철 휘발유 수요에 정제마진 회복
[서울=뉴스핌] 박지혜 기자 = SK이노베이션·GS칼텍스·에쓰오일·현대오일뱅크 등 국내 정유4사가 코로나19 여파로 지난해 누적적자 5조원을 기록했지만, 올해 상반기에만 4조원 가까이 벌어 반등에 성공했다.
정제마진 부진에도 화학, 윤활유 등 비정유 사업을 강화한 것이 실적 호조에 영향을 끼쳤다. 최근 여름 휴가철과 맞물려 정제마진이 개선되고 있어 하반기에도 호실적이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정유4사 CI. [사진=각사] |
◆ 정유4사, 올해 2분기 호실적…윤활기유 효자 노릇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정유4사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3조8995억원으로 4조원에 육박한다. 정유사들의 호실적에는 정유사업보다는 윤활유, 석유화학 등 비정유사업의 선전이 두드러졌으며 윤활유 부문이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SK이노베이션은 유가·석유화학 제품 가격 상승 등의 영향으로 올해 2분기 연속 5000억원 이상의 흑자를 냈다. 올 상반기 영업이익은 1조90억원으로, 3년 만에 1조원을 돌파했다.
특히 윤활유사업은 마진이 큰 폭으로 증가해 2분기 영업이익 2265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09년 자회사 분할 이후 역대 최고 실적이다.
GS칼텍스는 올해 2개 분기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올 2분기 영업이익은 37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이 약 5000억원 늘어 흑자 전환했다. 올해 2분기 정유·석유화학·윤활유 등 전 사업 부문에서 흑자를 냈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총 1조118억원으로 집계됐다.
에쓰오일은 올해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 5710억원을 거두며 2분기 연속 어닝 서프라이즈를 달성했다.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은 1조2002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달성했다. 석유화학, 윤활유 등 비정유 부문이 반기 영업이익의 58.8%(7057억원)를 차지했다. 이 중 윤활기유의 매출 비중은 9.8%(1조1858억원)임에도 영업이익은 39.4%(4734억원)를 창출했다.
현대오일뱅크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이 2657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 윤활기유가 34.6%(921억원)에 해당돼 정유사업(909억원)을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상반기 기준 영업이익은 6785억원으로 반기 최대 실적을 냈다.
◆ 하반기 정제마진 회복 전망…"델타 확산 영향 제한적"
정유사들의 수익성 지표인 정제마진이 상승 흐름을 이어가고 있어 하반기 전망도 우호적이다.
정제마진은 휘발유·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에서 원유 가격과 수송·운영비 등 비용을 뺀 금액이다. 업계에서는 배럴당 4~5달러를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아직 손익분기점에 미치지 못했지만, 휴가철에 휘발유 수요가 증가하면서 정제마진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배럴당 1~2달러대 횡보를 마치고 최근 3달러대로 회복했다. 8월 둘째주 정제마진은 배럴당 3.5달러로 전주와 비교해 0.3달러 상승했다.
관련업계와 증권가 등에서는 코로나19 백신 접종 확대와 함께 연말까지 개선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코로나19 변이 바이러스가 변수로 남아 있지만, 큰 영향이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에쓰오일은 올해 2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델타바이러스의 영향이 과거 코로나19 최초 발견시보다 그렇게 심하지 않다"며 "유럽이나 미국이 코로나19 초기 강력한 셧다운 정책을 폈지만, 지금은 경제활동을 제재보다 바이러스를 컨트롤하는 쪽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어 수요 감축 영향이 지난해와 사뭇 다르게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전 세계적으로 주춤했던 경제 활동이 증가하고 이에 따라 수송용 연료의 수요가 높아질 것으로 보여 정제마진도 회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한샘 SK증권 연구원도 "인도를 비롯 각 글로벌 코로나19 변종 바이러스가 정유 제품 수요 회복의 우려 요소이나 초기 만큼의 활동성 악화는 제한적"이라며 "실제 인도는 오히려 락다운 해제로 가솔린 수요가 개선되고, 미 경유 재고도 과거 대비 축소돼 수요회복에 따른 마진 상승 기대가 유효하다"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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