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사교육 연동 플랫폼 '서울런' 출시
공교육 강화 내세운 서울시교육청과 엇박자
협력 시급한데 정책 대립, 교육계 비판 거세
[편집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1년반 넘게 이어지며 교육현장의 고통도 커지고 있다. 가장 큰 문제는 학력격차. 등교중단에 따른 비대면 수업 확대로 학습 집중도가 흐려지며 중위권 학생들이 소멸하는 '양극화' 현상이 심각한 수준에 달했다. 교육당국은 등교수업 확대를 적극 추진하고 있지만 코로나19 확산세가 진정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전전긍긍하고 있다. 이에 종합뉴스통신 뉴스핌은 사회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학력격차 문제를 진단하고 전문가들의 목소리를 통해 해법을 모색해본다.
[서울=뉴스핌] 정광연 기자 = 심각해진 학력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교육부와 각 시도 교육청, 그리고 지자체의 협력이 우선이라는 게 전문가 진단이다.
하지만 가장 많은 학교와 학생들이 집중된 서울에서는 오히려 곳곳에서 정책 '엇박자'가 발생하는 게 현실이다. 서울시의 사교육 연동 교육플랫폼 '서울런'이 대표적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의 선거공약인 서울런은 지난달 27일 저소득층(수급권자 및 차상위) 초‧중‧고교생, 학교 밖 청소년, 다문화가정 청소년 등 총 11만명을 대상으로 서비스를 시작했다.
[사진=서울런 홈페이지] 정광연 기자 = 2021.09.01 peterbreak22@newspim.com |
서울시평생학습포털과 연계된 사이트를 통해 △초등 2개(아이스크림 홈런, 엘리하이) △중등 2개(수박씨, 엠베스트) △고등 3개(메가스터디, 대성마이맥, 이투스) △전문 강좌 1개(에듀윌) 등 총 8개 교육콘텐츠 전문업체가 제공하는 온라인강의를 무료로 수강할 수 있다.
서울런의 목표는 양질의 온라인 교육콘텐츠를 무료 또는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해 사교육 부실로 인한 교육격차를 해소한다는 것이다. 교육복지 강화 차원에서는 기대감이 높지만 동영상 강의만으로 학습격차가 해소되기는 어렵다는 실효성 논란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공교육 강화로 학습격차 해소를 시도하는 서울시교육청과 달리 사교육을 활용해 학습격차를 해결하겠다는 발상 자체에 대한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서울런은 이같은 이유로 시의회로부터 관련 사업예산 58억원 전액을 삭감당했다가 막판에 가까스로 36억원을 복원하기도 했다.
대면수업 중심의 사교육 시장을 감안할 때 온라인강의를 무료로 제공한다고 해서 교육격차가 해소되기는 어렵다는 지적도 상당수다.
교육부와 통계청이 함께 진행한 '2020년 초중고 사교육비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사교육 참여학생 일반교과 유형별 사교육비는 학원수강이 49만9000원으로 가장 많았고 개인과외 36만6000원, 그룹과외 26만2000원 순이었다. 서울런이 제공하는 온라인강의와 같은 인터넷·통신 유형은 11만7000원으로 가장 적다.
가장 교육수준이 높은 것으로 평가받는 강남지역에서도 온라인강의 수강률이 4%에 불과하다는 통계도 있다. 현 사교육 시장의 대부분이 오프라인이라는 방증으로 서울런 실효성에 의문이 생기는 대목이다.
서울시와 서울시교육청간의 불협화음도 예상된다.
교육청은 서울런이 자신들의 고유권한인 교육자치를 침해했다며 오 시장이 공약으로 내세울 당시부터 불편한 감정을 감추지 않았다. 이에 서울시는 교육청은 공교육을, 지자체는 사교육을 담당할 뿐이라는 입장이다.
교육계 관계자는 "학력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모든 기관이 힘을 합쳐도 부족할판에 서울시와 교육청은 2인3각, 그것도 각자 바라보는 곳이 다른 상태로 달리는 모양새"라며 "말로만 협력을 얘기하는 게 아니라 양측다 적극적으로 입장 차이를 좁히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peterbreak22@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