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선택 방지 조항 놓고 당내 후보와 갈등
유승민·홍준표 포함 4인 서약식 일정 불참
[서울=뉴스핌] 김은지 기자 = 정홍원 국민의힘 대선후보 경선 선거관리위원장이 사의 표명설과 관련 "고민하고 있는 모습을 보고 (보도가 나온 것 같다)"고 말했다.
정 위원장은 5일 오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경선 서약식 및 선관위원장·경선 후보자 간담회에 참석해 "사의 표명이 사실이냐"는 장성민 후보의 질문에 이와 같이 답했다.
이날 이 대표는 선관위원장 사의 표명설을 의식하는 듯 정 위원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모습을 보였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정홍원 국민의힘 선관위원장이 3일 국회에서 열린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2021.09.03 leehs@newspim.com |
정 위원장은 '역선택 방지조항' 도입 여부를 두고 대선 주자들과 갈등을 빚어왔다. 이날 행사 직전 정 위원장이 이준석 대표에게 위원장에서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도 전해졌다.
행사에는 역선택 방지 조항 도입을 반대하는 후보들이 불참하면서 12명의 후보자 중 박진, 박찬주, 원희룡, 윤석열, 장기표, 장성민, 최재형, 황교안(가나다순) 후보만이 자리했다.
이준석 대표는 인사말을 통해 "당 대표로서 말하지만은 지난 2012년 총선을 승리로 이끄셨던 공천관리위원장, 그리고 우리 정부에서 존경받는 총리를 역임하신 정 위원장께서는 지도부의 무한 신임과 지지를 받고 계신다"며 정 위원장을 두둔했다.
이어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주자들 같은 경우 다소간 이견이 있다 하더라도 성숙한 방식으로 본인 의사를 표현하고 최소한 선관위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 당이 어려울 때마다 많은 도움을 주는 정 위원장께 당대표로서 감사하단 말씀과 더불어 지도부에서 적극 지원, 지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 대표가 정 위원장에 대한 전폭 지지 입장을 밝힌 것은 정 위원장의 사퇴를 만류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정 위원장은 인사말에서 사의와 표명과 관련한 자신의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정 위원장은 "지금 나라의 상황은 법치가 사라졌고 순리가 무너지고 상식이 없는 그런 비정상 국가가 되고 있다"면서 "지금 국민들로부터 쏟아지는 함성은 절규에 가깝다. 심지어 저한테 제가 무슨 힘이 있다고 이 나라를 살려내라는 그런 소리까지 들려온다"고 말했다.
또 "우리가 아름다운 선거를 통해서 정말 국민들이 지지하고 성원할 수 있는 후보를 뽑아내는 일이 무엇보다도 급선무"라며 "저는 처음에 이 일을 맡고 위원회를 처음 열 때 첫 일성을 그렇게 했다. 처음에는 공정 나중도 공정, 공정이 최고의 가치라서 사심 없이 일하자고 그렇게 이야기했고 우리 위원들 모두 다짐을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장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하는 건 오늘 몇분이 참석 못했는데, 선관위가 사심 없이 정한 룰에는 협력을 해야지 그 룰을 따르지 않겠단 태도는 가장 바람직하지 않은 태도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안상수·유승민·하태경·홍준표 후보는 당 일정 불참과 함께 "국민적 축제의 장이 되어야 할 국민의힘 대통령후보 경선이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며 "정홍원 선거관리위원장은 아무런 명분도 없는 경선룰 뒤집기 시도를 즉각 중단하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일부 후보는 "역선택 방지 조항 도입이 윤석열 후보를 위한 것"이라며 정 위원장에 대한 공정성 논란 제기와 함께 사퇴를 요구했다.
kimej@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