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 상승 부담…대선 앞두고 정부 고심
또 다시 동결되면 연료비 연동제 유명무실
[세종=뉴스핌] 임은석 기자 = 추석 연휴 직후 4분기 전기요금 인상 여부가 발표된다. 지난해 말 연료비 연동제가 도입된 이후 네번째 전기요금 조정이다.
전력 생산에 사용되는 전력용 연료탄 가격과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이 상승하면서 전기요금 인상 압력이 누적된 상황이어서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5개월째 2%대 상승율을 유지하고 있고 대선 국면을 감안할 때 인상되더라도 소폭에 크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 23일 전기요금 인상여부 발표…연료비 상승에 요금인상 압박↑
2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한국전력에 따르면, 추석 연후 직후인 23일 4분기(10~12월) 전기요금 인상 여부를 발표한다.
한전은 올해부터 전기 생산에 들어간 연료비를 3개월마다 전기요금에 반영하는 '연료비 연동제'를 도입했다. 분기마다 연료비 변동분을 주기적으로 전기요금에 반영하기 위해서다.
앞서 3분기 전기요금은 연료비 연동제를 적용하면 직전 3개월간 국제유가 상승 수준을 감안해 전분기 대비 ㎾h당 1.7원 인상했어야 했다. 하지만 정부는 물가상승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전기요금 인상을 유보했다.
하지만 최근 연료비의 연료비의 가파른 상승으로 전기요금 인상 압박이 커지고 있다. 전력 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큰 전력용 연료탄은 올 초 톤당 90달러 안팎에서 5월 123달러까지 올랐다. 이후에도 상승세를 이어오고 있다.
액화천연가스(LNG) 가격에 시차를 두고 반영되는 국제유가(두바이유)도 올해 2분기 평균 67달러로, 전 분기 60달러보다 상승했다.
한전의 적자가 커지는 점도 부담이다. 한전은 올해 2분기 2019년 4분기 이후 6개 분기 만에 적자전환했다. 연료비 인상분을 전기요금에 반영하지 못해 올해 2분기에 7000억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낸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연료비가 계속 오르는 만큼 이를 어느 정도 반영해야 한다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 물가상승 부담·대선 코 앞…연료비 연동제 유명무실 가능성
하지만 전기요금을 인상하기 위해서는 재정당국의 동의가 있어야 해 인상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세가 좀처럼 잡히지 않으면서 서민경제의 부담이 더 커진데다 인플레이션 우려도 확대됐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17일 서울 광화문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대외경제 분야 주요 현안 점검 관계장관회의(녹실회의)를 주재,모두발언하고 있다.[사진= 기획재정부 ] 2021.09.17 photo@newspim.com |
실제로 소비자물가지수는 2%대의 높은 상승률을 5개월째 기록 중이다. 이 수치가 5개월 연속 오름세를 보인 것은 2017년 1~5월 이후 처음이다. 8월 소비자물가는 전년 대비 2.6% 올랐다. 9년 1개월 만에 최대 상승률을 보였던 5월, 7월과 같은 상승 폭이기도 하다.
상황이 이렇자 재정당국인 기획재정부는 매주 범부처 물가점검회의를 열어 '철저한 물가관리'를 강조하고 있다.
특히 기재부는 지난 17일 내놓은 '최근 경제동향(그린북)'을 통해 "대외적으로는 주요국 등 글로벌 경제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으나 인플레이션 및 델타 변이 확산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며 물가에 대한 우려를 표하기도 했다.
또한 본격적인 대선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점도 전기요금 인상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지만 4분기에도 전기요금이 동결된다면 연료비 연동제가 유명무실하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한전이 계속해서 원가 상승분을 전기요금에 반영하지 못해 실적 개선이 이뤄지지 않으면, 일부 소액주주들로부터 배임 혐의로 소송을 당할 가능성도 있다.
한편, 조정 요금은 ㎾h당 최대 인상폭을 분기별 ±3원, 연간 ±5원으로 제한해놨다. 이번 분기에 최대 3원을 인상했다고 하더라도 월평균 350㎾h의 전기를 쓰는 4인 가구 요금은 월 1050원 오르는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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