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라씨로
KYD 디데이
문화·연예 문화·연예일반

속보

더보기

[인터뷰] '오징어 게임' 감독 "역대 최고 작품 호평 예상못해…잠재력 믿었죠"

기사입력 : 2021년09월28일 17:45

최종수정 : 2021년09월28일 17:52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이 치열한 경쟁에 내몰린 현대인들의 생존게임을 풍자와 아이러니가 가득한 잔혹 드라마로 빚어냈다.

황동혁 감독은 28일 온라인 화상 인터뷰를 통해 전 세계를 점령한 '오징어 게임' 열풍 소감과 제작 과정 등 다양한 얘기를 들려줬다. '오징어 게임'은 지난 17일 공개된 이후 한국 콘텐츠로서는 최초로 미국 넷플릭스 1위에 이어 83개의 서비스국 중 76개국에서 정상에 올랐다.

"너무나 유치한 아이들 놀이에 목숨을 걸고 큰 돈을 향해 경쟁한다는 컨셉 자체가 전세계 사람들에게 강렬하게 다가가는 힘이 있었나 봐요. 게임보다는 하는 사람들에게 집중하게 되는 장점도 있었죠. 해외 반응은 정말 재밌는 게 많았는데 한국은 초반에 2회에서 지루하단 반응이 좀 나왔어요. 반면에 해외에선 2화에서부터 더 빠져들었단 분들이 많더라고요. 이 게임에서 사람들을 투표로 내보내주고 자발적으로 나갔던 사람들이 각자의 어려움으로 다시 죽음의 게임에 뛰어든다는 전개에 오히려 더 크게 공감하고 깊게 몰입하는 경향이 있었어요. 한국이랑은 유난히 다른 반응이라 기억에 남네요."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 [사진=넷플릭스] 2021.09.28 jyyang@newspim.com

'오징어 게임'은 공개 직후 단숨에 국내 스트리밍 1위는 물론, 미국, 전 세계 76개국에서 넷플릭스 1위를 차지한 작품이 됐다. 급기야 27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열린 코드 컨퍼런스 2021에서 테드 서렌도스 넷플릭스 공동 CEO도 비영어권 작품 중 가장 큰 작품이라고 소개하며 '오징어 게임'의 뜨거운 화제성과 가능성을 높이 샀다.

"넷플릭스와 이 작품을 준비하면서 잘 되면 전 세계적으로 먹힐 수 있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다, 명작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 정도만 했어요. 그러면서도 삐끗하면 괴작이 나올 수 있다는 생각을 동시에 갖고 있었죠. 그래도 개인적으론 이 소재의 잠재력을 스스로 믿었기 때문에 넷플릭스와 글로벌 마켓에 도전할 수 있었고요. 그렇다고 CEO의 말처럼 역대 최고의 흥행작이 될 수 있다는 그런 생각을 한 적은 없어요. 하하. 잘 만들면 글로벌 마켓에서 성공을 할 수도 있겠다 여기까지였죠."

주연을 맡은 이정재, 박해수 등은 물론이고 정호연, 이유미, 오영수 같은 신선한 얼굴이 '오징어 게임'에서 호연을 펼치며 주목받았다. 개성 강한 분위기와 연기력의 신인을 발굴해낸 것은 물론, 오일남 역의 오영수는 국내 작품에서 보기 드문 존재감의 노인 캐릭터로 제대로 활약했다.

"이유미, 정호연씨는 오디션으로 뽑았고 많이 보지 못한, 신선한 얼굴을 캐스팅하고 싶었죠. 이유미 씨가 제가 볼 땐 지영에 굉장히 어울렸고 개성있는 연기를 보여줬어요. 긴 오디션 끝에 마지막 순간에 정호연이 나타났는데 '이 친구를 찾으려고 여태까지 못찾았구나' 싶을 정도로 제가 생각한 모습과 일치했고요. 오영수 선생님은 '남한산성' 때가 너무 기억에 남아서 다시 한번 선생님이랑 하고 싶었죠. 연극을 보러 갔는데 직접 무대에서 연기하시는 걸 보고 꼭 같이하고 싶었어요. 두 가지 면의 재미를 생각했죠. 참가자로 있을 땐 너무 힘없고 나약하고 곧 임종을 앞둔 누구도 편 먹기 싫어하는 최약자로서의 모습, 실체가 드러났을 때는 이 사회를 꽉 쥐고 있는 기성세대의 끝판왕으로서 역할을 할 수 있겠다 싶었어요."

글로벌 인기와 더불어 SNS 등에서는 넷플릭스 시청자들이 '오징어 게임'에 나오는 트레이닝복을 따라입거나, '무궁화 꽃이 피었습니다'에 등장하는 로봇의 행동을 따라하는 영상을 올리는 행위도 트렌드로 자리잡았다. 황 감독은 "국내외 시청자들에게 굉장히 비주얼적으로 강렬하게 다가오는 부분들이 있는 것 같다"면서 그 이유를 추측했다. 그리고 전 세계가 열광하던 이야기를 무려 10년 전에 구상했을 당시의 사연을 들려줬다.

[서울=뉴스핌] 양진영 기자 =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의 황동혁 감독 [사진=넷플릭스] 2021.09.28 jyyang@newspim.com

"2008년, 2009년 즈음 경제적으로 너무 어려웠어요. 빚도 좀 지고 있었고, 이런 데스게임 관련 작품이나 시나리오도 많이 보고 생각이 많았죠. 내가 이런 게임을 만들면 어떤 게임일까 호기심이 있었어요. 처음에는 단편 영화로 대본을 썼는데 너무 낯설고 난해하다는 이유들로 거절 당했죠. 지금 생각해도 어려운 소재이긴 해요. 19세 미만 관람불가라 상업적인 폭도 좁고 제작비는 많이 들 수밖에 없는 이야기라 난색을 표한 제작사나 배우들이 당연했죠. 10년 지나서 '오징어 게임'을 다시 꺼내 들었을 때 수위나 길이, 형식을 고려할 때 지상파나 케이블TV에서는 불가능했고요. 넷플릭스가 여러 가지로 자유로운 부분이 있어서 함께 하게 됐죠."

'오징어 게임'을 두고 쏟아진 호평 중에는, 이제는 한국 콘텐츠가 할리우드를 위협하고 있다는 블룸버그의 기사 등 K콘텐츠를 향한 기대감을 담은 찬사도 많았다. 황 감독은 음악의 BTS, 영화의 '기생충'의 뒤를 세계를 사로잡은 드라마 시리즈로 잇게 된 입장에서 우리 콘텐츠의 경쟁력을 나름대로 분석했다.

"한국은 굉장히 작은 나라인데 많은 사람들이 살고 있죠. 굉장히 다이나믹하고 서로를 의식하고 경쟁도 그만큼 심한 사회예요. 누구보다도 한 발 더 앞서가려고 모든 사람들이 노력하고요. 한국전쟁 이후에 그러게 빠른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이유가 거기에도 있다고 생각해요. 덕분에 문화적으로도 K콘텐츠가 다른 나라에 비해서 더 트렌드를 앞서가고 선도할 수 있게 된 것이 아닌가 싶죠. 할리우드에 위협이라고 생각해주는 것만 봐도 많이 세상이 바뀐 것 같아요. BTS와 강남스타일, 기생충 이후에 이른 흐름이 감개무량하죠. 한국이란 나라의 능력과 국격이 많이 올라갔음이 느껴지고요. 여기서 끝나지 않고 더 자극이 돼서 진짜 위협이 될 수 있게 노력해야죠."

'오징어 게임'의 대본을 집필하고, 드라마를 직접 설계한 입장에서 황동혁 감독은 실제 이 게임이 존재한다면 참가하겠느냐는 질문에 'YES'라고 답했다. 그러나 극중 기훈과 같은 선택을 할지는 망설였다. 별 수 없이 극한의 상황 속 생존경쟁에 내몰리는 것은 현실과 비슷하지만 그 축소판인 '오징어 게임'을 접하는 우리는 과연 무엇을 생각해야 하는지, 황 감독의 메시지는 분명했다.

"제가 기훈이라면 갔을 것 같아요. 그때 너무 어려울 때였으니까 뺨을 맞고 몇 십 만원을 받았다면 갔겠죠. 근데 사람들이 죽는 걸 보고 다시 들어갔을까는 모르겠어요. 그 정도로 용기가 있을까요?(웃음) 극중에 우리는 경마장 말이란 말이 나오는데 기훈이 마지막에 '난 말이 아니라 사람이야. 그래서 궁금해. 너희들이 누군지'라고 해요. 그게 제가 하고 싶은 말이었고 우린 매일 경쟁에 내몰리지만 이걸 누가 설계해놓고 모두를 싸우게 만드는지, 때로는 자각을 해보는 게 필요하지 않을까 싶어요. 난 말이 아니라 사람인데 왜 이렇게 노력해도 생활이 나아지지 않는지. 이걸 만든 사람은 누군지. 이걸 바꾸려면 우린 무엇을 할 수 있는지. 이런 생각을 끊임없이 해야 하죠."

jyyang@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尹 지지율, 2.6%p 오른 32.7% …김건희 논란 사과 긍정 영향 [서울=뉴스핌] 박성준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지지율이 소폭 상승해 30%대 초반을 기록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16일 발표됐다. 이재명 대표와의 영수회담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김건희 여사 논란에 대해 사과한 것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종합뉴스통신 뉴스핌 의뢰로 여론조사 전문업체 미디어리서치가 지난 13~14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15명에게 물은 결과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평가는 32.7%로 집계됐다. 부정평가는 65.0%로 나타났다. '잘 모름'에 답한 비율은 2.3%다. 윤 대통령이 지난 9일 취임 2주년 기자회견에서 배우자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처음으로 사과하는 등 자세를 낮췄지만, 지지율은 2.6%p 상승하는 데 그쳤다. 부정평가는 1.7%p 하락했다. 긍정평가와 부정평가 간 격차는 32.3%포인트(p)다. 연령별로 보면 40대에서 긍·부정 평가 격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만 18세~29세에서 '잘함'은 29.3% '잘 못함' 68.7%였고, 30대에서는 '잘함' 31.5% '잘 못함' 65.9%였다. 40대는 '잘함' 25.6% '잘 못함' 73.2%, 50대는 '잘함' 26.9% '잘 못함' 71.8%로 집계됐다. 60대는 '잘함' 34.9% '잘 못함' 62.5%였고, 70대 이상에서는 '잘함'이 51.8%로 '잘 못함'(43.7%)보다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로는 서울 '잘함' 27.8%, '잘 못함'은 70.8%로 집계됐다. 경기·인천 '잘함' 32.6% '잘 못함' 65.9%, 대전·충청·세종 '잘함' 36.0% '잘 못함' 61.0%, 부산·울산·경남 '잘함' 40.3% '잘 못함' 58.0%로 나타났다. 대구·경북은 '잘함' 43.8% '잘 못함' 51.7%, 전남·광주·전북 '잘함' 16.0% '잘 못함' 82.2%로 나타났다. 강원·제주는 '잘함' 31.6% '잘 못함' 60.1%로 집계됐다. 성별로도 남녀 모두 부정평가가 우세했다. 남성은 '잘함' 28.8% '잘 못함' 68.9%, 여성은 '잘함' 36.5% '잘 못함' 61.3%였다. 김대은 미디어리서치 대표는 윤 대통령 지지율 상승 배경에 대해 "취임 2주년 기자회견과 김건희 여사 의혹 사과 이후 소폭 반등 했다"면서도 "향후 채상병 및 김 여사 특검, 의대정원 문제, 민생경제 등 현안에 대해 어떻게 풀어갈지에 따라 지지율이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차재권 부경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영수회담, 기자회견, 김 여사 논란 사과 등으로 지지율이 소폭 상승했다"면서도 "보여주기식 소통이 아니라 국정운영 방향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장기적으로 지지율은 상승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번 여론조사는 성·연령·지역별 인구비례 할당 추출 방식으로 추출된 표본을 구조화된 설문지를 이용한 무선(100%) ARS 전화조사 방식으로 실시했으며 응답률은 2.8%,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p다. 통계보정은 2024년 1월말 행정안전부 주민등록 인구통계를 기준으로 성별 연령별 지역별 가중 값을 부여(셀가중)했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parksj@newspim.com 2024-05-16 06:00
사진
의대 증원 항고심 결정 초읽기…정부 의료개혁 분수령 [세종=뉴스핌] 신도경 기자 = 법원이 16일 정부의 2025학년도 의과대학 증원 집행정지에 대한 판단을 내릴 예정이다. 16일 보건복지부와 의료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행정7부(재판장 구회근 부장판사, 배상원·최다은 고법판사)는 전공의와 교수가 정부의 2025학년도 의대 증원 정책을 멈춰달라며 제기한 집행정지 신청 항고심 결론을 16일 또는 17일 내릴 전망이다. 정부와 의료계는 법원의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 신청 인용 여부에 따라 2025학년 2000명 의대 증원 정책 추진 여부가 달려있기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한덕수 국무총리가 1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를 주재하며 발언하고 있다. 2024.05.13 yooksa@newspim.com 이번 항고심의 쟁점은 '원고 적격성'이다. 1심은 의대 증원 처분의 직접적 상대방은 의대를 보유한 각 '대학의 장'이며 항고심을 제기한 의대생은 정부 정책에 다툴 자격이 없다며 각하 판결을 내렸다. 각하는 소송이 요건을 갖추지 못하거나 청구 내용이 판단 대상이 아닐 경우 본안을 심리하지 않고 재판을 끝내는 결정이다. 반면 2심은 '원고 적격성'을 확대할 필요가 있다며 1심과 판단을 달리했다. 법원은 정부에 5월 중순까지 대학별 모집인원을 최종 승인하지 말라며 정부가 결정한 2025학년도 증원 규모에 대한 근거 자료를 요구했다. 정부는 지난 10일 법원의 요청에 따라 의대 증원 결정에 대한 근거 자료 47개와 2개 참고 자료를 냈다. 의대 증원을 논의한 보건의료정책심의위(보정심) 회의록, 의사인력전문위원회 회의록을 제출했다. 반면 의료현안협의체와 의대정원배정위원회는 보정심과 의사인력전문위원회와 달리 '법정 협의체'가 아니라 회의록 기록 의무가 없다. 정부는 회의 결과를 정리한 문서와 관련 보도자료를 함께 제출했다. 법원은 정부의 자료를 근거로 2025학년도 2000명 증원 규모에 대한 객관성과 절차적 정당성 여부 등을 검토한다. 정부의 바람대로 법원이 각하 혹은 기각(원고의 소에 의한 청구나 상소인의 상소에 의한 불복신청을 이유가 없다고 판단해 배척하는 판결) 결정을 내리면 2025학년도 의대 증원은 객관성을 인정받아 예정대로 추진된다. 의대 정원 증원 집행정지 신청이 인용된다면 2025학년도 2000명 증원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법원 재항고, 본안소송 등 추가 절차가 남아 있지만, 재항고 소요 기간을 감안하면 대학별 입시요강이 확정 공시되는 이달 말까지 결론이 나오긴 힘들기 때문이다. 입시 일정 또한 차질이 빚어질 전망이다. 법원의 결론에 따른 의료계의 복귀 여부도 주목된다. 전국의과대학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는 지난 15일 법원이 의대 정원 증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인용할 경우 진료 정상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민수 복지부 차관은 "(인용 결정)이 않기를 희망하고 그렇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인용 결정이 나면 즉시 항고해 대법원판결을 신속히 구하도록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sdk1991@newspim.com 2024-05-16 06:00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