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디지털플랫폼, 세계적 성공 가능성 커
시장 조성자 역할 주고, 상생 생태계 만들어야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내년에 3000만명의 외국인 관광객이 한국에 온다. 서울 등 전국 관광지를 돌아다니고 치맥을 먹으며 돈을 뿌려댄다. 중국, 동남아시아 사람들 3000만명의 결제, 소비패턴, 이동 동선, 취향 등 빅데이터가 한반도에 뿌려지는 거다. 그런데 이 데이터를 중국 알리페이나 동남아의 우버라 불리는 그랙 등이 갖는다. 우리 기업은 겨우 '결제' 정보만 제한적으로 갖는다. 개인정보보호법 규제와 최근 카카오, 네이버로 불거진 공정거래 이슈 때문이다."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2021.08.06 hkj77@hanmail.net |
최근에 만난 시중은행 미래사업 담당 부행장은 '남들 좋은 일만 시키는 한류'를 걱정했다. '데이터=돈'인 시대를 카카오나 네이버를 통해 체감하고 있는데, 포스트 코로나 이후 몰려들 외국인 관광객의 데이터를 사용할 수 없어서다. 국내법상 자국민을 포함해 외국인의 정보사용은 동의 절차 등을 거치는 등 매우 어렵고 대상도 제한적이다. 우리나라에서 생산된 빅데이타는 중국이나 동남아로 넘어간다.
우리나라 플랫폼 잠재력은 동남아시아나 중국으로 나아갈 역량이 충분하다. 외국인 관광객 빅데이터 취합이 허용되면 현지인과 소통하는 플랫폼을 만들 수 있다. 정유신 서강대학교 경영기술전문대학원 원장은 "홍콩이나 싱가포르 등가 같은 도시국가가 디지털이 발달했다고 하는데 시장이 없다. 한국은 디지털과 시장, 서비스, 콘텐츠가 있어 디지털서비스플랫폼으로 세계 속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했다.
하지만 최근 카카오나 네이버 등 빅테크 기업에 대한 규제 흐름을 보자면, 우리의 디지털 성장 잠재력을 해칠 수 있다는 우려가 생긴다. 금융소비자보호법을 이유로 보험 판매 등 각종 서비스를 금지시키고 있다. 또한 독과점을 이유로 혁신산업을 제한하는 조짐도 보인다. 아직 카카오뱅크나 카카오페이 등 핀테크 기업이 보여줘야 할 게 많이 있다.
정치권이나 당국이 발전적인 방향으로 이 문제를 접근할 필요가 있다. 정보나 빅데이타를 산업화하기 위해서는 시장 조성자가 필요한데, 이 역할을 플랫폼이 한다. 플랫폼이 쇼핑몰, 공방, 스마트 상점, O2O 플랫폼을 상호 유기적으로 연결시킨다. 여기서 시장 조성자의 역할과 권리가 생기는 데 권리가 과도하면 독과점의 문제가 생기기도 한다. 골목상권 철수나 수수료율 인하 등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지만 이는 플랫폼 지속성장을 제한하는 조치다.
카카오, 네이버 등 강력한 빅테크의 사업을 제약할 것이 아니라 유망한 플랫폼업체의 참여와 협업이 가능한 생태계를 만들어야 한다. 빅테크간 경쟁을 더욱 유도하고 소규모 플랫폼과 상생할 수 있는 인센티브도 필요하다. IT 디지털벤처 스타트업들을 빅테크들과 협업할 수 있는 유인책도 필요하다. 카카오, 네이버 죽이기가 아니라 글로벌로 유도하는 살리기가 되야 한다. 플랫폼은 국경이 없는 표준화 서비스이기 때문에 한국판 맥도날드 네트워크가 적어도 아시아권에서는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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