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예산편성부터 온실가스 감축 영향 평가 '기후예산제' 도입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서울시가 추진하는 사업 가운데 온실가스가 많이 배출되는 사업은 그 규모가 줄어든다. 반면 온실가스 감축이 예상되는 사업은 우선 순위로 추진된다.
5일 서울시에 따르면 이같은 내용을 담은 '기후예산제'가 내년부터 시범도입된다.
기후예산제는 시 사업에 대해 예산 편성단계부터 온실가스 배출로 인한 기후변화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고 온실가스를 감축해 나간다는 취지로 추진된다. 시는 올해 편성할 내년 사업예산부터 이를 적용할 방침이다.
우선 해당 사업이 온실가스 배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따라 4개 유형(감축, 배출, 혼합, 중립) 중 하나로 분류한다. 이후 전문가의 타당성 검증을 거쳐 기후예산서를 작성해 이를 반영한 최종 예산안을 편성한다.
사업부서가 전문가 자문을 통해 온실가스 감축효과 분석, 배출 상쇄 방안 마련 등 사업 타당성을 검증해 기후예산서를 작성하고 예산담당부서(예산담당관)에 제출해 확정하는 구조다.
온실가스를 줄일 것으로 예상되는 '감축사업'은 감축효과를 산정해 사업을 확대하거나 예산 편성에 우선순위로 고려한다. '배출사업'이나 감축·배출이 모두 발생하는 '혼합사업'은 온실가스 배출을 최소화하고 상쇄하기 위한 추가 예산을 확보해야 한다. '중립사업'은 온실가스 배출에 영향을 끼치지 않는 사업으로 기후예산서 작성 대상에서 제외된다.
예를 들어 전기차 보급, LED(발광다이오드)교체, 재생에너지 보급, 녹지 확충 등은 온실가스를 줄이는 '감축사업'에 해당하므로 예산 편성에 우선적으로 반영된다. 반면 내연기관 자동차 구매, 건물신축, 가로등 설치 등은 연료소비 증가로 온실가스를 유발하는 '배출사업'에 해당하므로 저감 방안을 모색한 예산안을 수립해 감축을 실행할 수 있도록 한다.
전기승용차 1만대 보급시 1만6030톤(1대당 감축량 1603톤), LED 1만개 교체시 1090톤(1개당 감축량 0.109톤)의 온실가스 감축이 가능하다. 가로등 설치는 전력소비를 늘려 '배출사업'으로 분류되며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고효율 설비 예산을 추가로 편성·집행한다.
시는 우선 기후환경본부, 푸른도시국, 물순환안전국 3개 본부·국의 내년도 예산안에 '기후예산제'를 시범도입 한다. 그 결과를 바탕으로 2023년도 예산안은 서울시 전 기관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서울=뉴스핌] 이동훈 기자 = [자료=서울시] 2021.10.05 donglee@newspim.com |
기후예산제 도입은 급격한 지구온도 상승으로 인한 기후위기를 해결하고 '2050 탄소중립 도시 서울'을 달성하기 위한 오세훈 시장의 강력한 의지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노르웨이 오슬로시를 비롯한 유럽연합(EU)에서는 이같은 기후예산제를 앞서 실시하고 있다. 시는 정부가 추진 예정인 '온실가스감축인지예산제'가 2023년 예산안부터 적용되는 가운데 온실가스 감축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내년 예산안부터 선제적으로 도입한다고 설명했다.
유연식 기후환경본부장은 "기후예산제는 모든 예산사업을 대상으로 온실가스 영향을 분석하고 감축 노력을 의무화한다는 점에서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한 핵심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서울시의 새로운 시도에 시민 여러분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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