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경선결과 수용" 발표...이재명 "대의 위한 결단 감사"
靑 "문대통령·이재명 회동 협의 중"...사실상 수용의사 시사
대장동 의혹으로 불거진 당내 우려 불식시킬 수 있을지 주목
[서울=뉴스핌] 이영섭 기자 = 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당무위원회의 결정을 수용해 이재명 후보의 경선 승리를 인정, 여권 내 갈등구도가 수면 아래로 가라앉게 됐다. 이에 경선 이후 당내 화합을 위한 문재인 대통령과 이재명 후보와의 만남도 속도를 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낙연 전 대표는 지난 13일 당무위원회 직후 입장문을 통해 "대통령후보 사퇴자 득표의 처리 문제는 과제를 남겼지만, 그에 대한 당무위원회 결정은 존중한다"며 "저는 대통령후보 경선 결과를 수용한다"고 발표했다.
이 전 대표는 "경선에서 승리하신 이재명 후보께 축하드린다"며 "이 후보께서 당의 단합과 대선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해 주시리라 믿는다. 저는 민주당의 승리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더불어민주당 제20대 대통령 후보에 선출된 이재명 경기도지사(왼쪽)가 10일 오후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SK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서울 합동연설회에서 이낙연 경선 후보의 축하를 받고 있다. 2021.10.10 leehs@newspim.com |
이재명 후보는 즉각 환영 입장을 밝혔다. 이 후보는 경선승복 메시지를 낸 이낙연 전 대표를 향해 "대의를 위해 결단을 내려 준 이 후보에게 깊이 감사드린다"며 "잡아주신 손 꼭 잡고 함께 가겠다"며 감사 인사를 전했다.
대장동 의혹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이 후보로선 당내 최대 경쟁자의 경선승복으로 한시름 놓게 된 상황이다. 이에 문재인 대통령과의 면담을 통해 반대입장을 가진 민주당 내 지지층을 설득, 당내 후보로서의 입지를 더욱 굳힐 수 있는 계기를 만들 수 있게 됐다.
청와대는 이재명 후보가 면담을 요청했다는 사실을 밝히며 "협의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청와대의 이같은 반응은 이 후보의 면담 요청을 수용했다는 뜻으로 해석되고 있다.
다만 면담의 시기는 불투명하다. 이르면 이번 주 내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지만 이재명 후보가 오는 18일과 20일 열리는 경기도 국정감사에 참석해야 한다는 점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 국감을 앞두고 문 대통령과 이 후보의 회동이 성사되면 국감에서 야권의 공세에 시달릴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관심은 문 대통령과 이 후보의 회동에서 대장동 의혹으로 불거진 당내 우려를 해소할 수 있을지 여부다.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대장동 사건에 대해 검찰과 경찰은 적극 협력하여, 신속하고 철저한 수사로 실체적 진실을 조속히 규명하는 데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지시했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이 이 후보와 거리를 두려는 게 아니냐는 분석에 대해 정치적 확대 해석을 경계했지만 의혹을 전면 부인하고 있는 이 후보로선 부담스러울 수 있는 지시다.
정치적 중립훼손이라는 야권의 공세도 부담이다.
국민의힘 대선후보인 홍준표 의원은 지난 12일 페이스북을 통해 "현직 대통령은 과거와 달리 정당의 총재가 아닌 평당원"이라며 "대통령은 공정한 대선 관리를 하는 자리인데 특정당 후보와 비밀 회동 하는 것은 대통령이 대선에 개입 한다는 의혹을 받을수 있고 또 진행 중인 대장동비리를 공모하여 은폐 한다는 의혹도 받을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문대통령과 청와대는 시대가 변했다는 것을 자각 하시고 처신에 신중을 기하도록 부탁 드린다"며 "부디 잘못된 만남이 되지 않기를 거듭 부탁 드린다"고 말했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대장동 게이트를 철저히 수사하라고 해놓고, 의혹의 핵심 당사자인 이 후보를 만나겠다는 것은 모순"이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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