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길 의원 "수협, 3년간 30억 직원이 빼돌려도 깜깜"
지난해 경주수협 이어 올해도 사고..수협 후속조치 '미비'
[세종=뉴스핌] 오승주 기자 =어민 면세유를 횡령해 게임아이템을 구매한 수협 직원에 대한 수협중앙회의 후속조치가 미비한 것으로 나타났다.
안병길 의원(국민의힘)은 19일 국회에서 열린 농해수위 국정감사에서 "올해 충남 서산수협 A직원이 거래처에 입금해야 할 어업용 기자재 및 면세유류 결제대금을 지급결의서 위조와 직인 도용 등을 통해 자금을 무단 인출해 제3자에게 송금하는 등 30억 원이 넘는 돈을 횡령했다"며 "수협은 무려 3년간 121회에 걸쳐 돈이 빠져나갔는데도 올해 1월에야 이를 인식했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최상수 기자 = 국민의힘 안병길 의원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꼬북칩과 에아리아루 과자를 들어보이며 미투 제품 방지책을 묻고 있다. 2021.10.13 kilroy023@newspim.com |
안 의원에 따르면 A직원은 횡령한 돈으로 리니지 게임 아이템을 구매하는데 사용한 것으로 확인됐다. 게임 내에서 특정 카드를 얻기 위해서는 확률상 10억원이 넘게 든다.
안 의원은 "온라인 커뮤니티 상에 게시된 글들을 보면 A직원은 해당 카드를 10개 가량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문제는 A직원이 횡령한 돈으로 게임 아이템을 구매한 것이기 때문에 변제가 어렵다는 점이다. 현재 횡령 당사자 가족 측에서 10억 원 정도를 일부 변제했지만 아직도 20억 원 가량이 미변제된 채 남아있는 상태다.
수협 측에서는 미변제 금액과 관련해 게임 계정을 매매하면 4억원 가량 회수가 가능하다고 안의원에게 답변했다. 하지만 나머지 16억원에 대한 변제금 회수 가능성은 사실상 미지수다. 아울러 게임 캐릭터는 본인 외 처분이 불가능한 상황이며 직원이 구속중인 상황에서 팔 수도 없고 형을 마치고 판단하더라도 계정의 가치가 유지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안 의원은 "횡령사고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책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며 "해마다 취약업무를 개선하겠다', '유류구매시스템 개선하겠다', '내부통제 강화하겠다 상시감사 이행평가 하겠다'며 녹음기처럼 반복만 하고 있다"라고 질타했다.
이어 "서산수협은 횡령이 진행되고 있던 2018년부터 2020년까지 5차례에 걸쳐 전산시스템 개선을 했다지만 지켜진 게 없어 개선한 의미가 없다"며 "이런 어처구니 없는 사고가 수협 내에서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제대로 된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협은 지난해에도 경주수협에서 예금 업무를 담당하던 직원이 7년(2013~2020년) 동안 총 153회에 걸쳐 35억원이 넘는 돈을 횡령해 논란이 됐다.
1년이 지났지만 이번 서산 수협 사건이 또다시 발생한 것처럼 수협중앙회의 사후조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 안 의원의 지적이다.
수협조합의 인사규정상 신용 또는 상호금융 업무 취급을 하는 직원들의 경우 3년 이내에 전보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
하지만 안의원이 수협중앙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아직도 한 지점에서 3년 이상 근무한 직원의 수가 145명에 5년 이상 근무자도 19명이었다. 신용 또는 상호금융 사고 발생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무용지물이 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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