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2월 탄핵소추안 가결…파면되면 5년간 변호사 개업 못해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헌정사상 초유로 법관 신분으로 탄핵이 청구된 임성근(57·사법연수원 17기) 전 부산고법 부장판사의 운명이 이번 주 결정된다.
헌법재판소는 오는 28일 오후 2시 서울 종로구 재동 헌법재판소 대심판정에서 임 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심판 선고를 내린다고 25일 밝혔다.
헌법재판관 9명 중 6명 이상이 인용 의견을 내게 되면 임 전 부장판사는 파면된다. 파면 결정시 5년간 공무원으로 임용되지 못하고, 이에 따라 5년간 변호사 등록도 금지된다.
앞서 국회는 지난 2월 4일 임 전 부장판사의 임기만료 퇴임 24일을 앞두고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임 전 부장판사는 이른바 양승태 사법부의 '사법농단' 의혹 사건에 이름을 올린 인물이다. 검찰에 따르면 그는 서울중앙지법 형사수석부장으로 재직할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세월호 7시간' 의혹 기사 게재로 기소된 가토 다쓰야 전 산케이신문 서울지국장의 재판에 개입해 법원행정처 지침대로 선고하게 한 혐의 등을 받는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임성근 전 부장판사가 1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2021.08.12 mironj19@newspim.com |
하지만 1심 재판부는 이러한 행위를 '위헌적'이라고 지적하면서도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로 처벌할 수는 없다고 하면서 무죄를 선고했다. 징계사유가 될 수는 있어도 형사법적으로 처벌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국회는 1심의 '위헌적'이라는 표현을 근거로 임 전 부장판사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가결했다. 현직 법관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은 헌정 사상 초유의 일이었다.
총 3차례에 걸친 탄핵 심판 변론에서는 양측이 팽팽하게 맞섰다. 지난 8월 10일 열린 마지막 변론기일에는 국회 측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소추위원 자격으로 참석해 "피청구인 임성근 판사는 헌법과 법률이 지키고자 하는 사법 독립과 공정의 가치를 정면으로 훼손했다"며 "법관이 다른 법관 재판에 관여하고 판결을 마음대로 바꾸는 것을 별일 아닌 것처럼 주장하고 있는데, 우리가 지키고 믿어왔던 재판관여 행위에 대해 엄정한 판단을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반면 임 전 부장판사 측은 임기만료로 이미 공직에서 퇴임했기 때문에 심판 청구가 각하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임 전 부장판사의 대리인인 이동흡 변호사는 "이 사건은 국회가 헌정사상 법관에 대한 최초의 탄핵 소추란 명분을 내세워 임기만료를 불과 24일 앞둔 임 전 부장판사의 탄핵소추를 의결해 이르게 된 것"이라며 "김명수 대법원장은 2018년 10월 이 사건 소추사실 등으로 임 전 부장판사를 견책 징계처분했는데, 동일한 사유로 다시 탄핵소추한 것은 일사부재리 원칙에 어긋난 것이므로 각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탄핵심판의 주된 목적과 기능은 오로지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공직자의 권한을 박탈함으로써 헌법을 수호하는 것일 뿐 직무행위의 위헌위법을 확인하는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마지막 변론기일 이틀 뒤 항소심인 서울고법은 임 전 부장판사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행위 자체는 재판 관여에 해당하고 부적절하거나 부당한 행위임이 명백하다"면서도 "피고인의 재판 관여 행위로 각 사건 재판부의 재판권 행사가 방해됐다고 볼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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