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 기자회견 열고 "지금이라도 불허 방침 최소해야"
경찰 "집결부터 차단할 것" 도심 곳곳에 차벽 설치
[서울=뉴스핌] 강주희 기자 =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이 주말인 13일 오후 2시 예정대로 서울 도심에서 수만명이 모이는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한다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공원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와 서울시의 불허 방침에 의한 어떠한 방해와 탄압이 있더라도 대회를 강행하고 성사시킬 것"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은 "이 과정에서 야기되는 모든 상황과 사태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헌법에 명시된 기본권과 평등권을 침해한 정부와 서울시에 있다"며 "지금이라도 아무런 조건 없이 불허 방침을 취소하고 안정적인 대회를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경찰 등에 따르면 민주노총은 종로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접종 완료자 499명씩 70m 간격을 두고 20여 곳으로 나눠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전국노동자대회'를 연다.
정부의 단계적 일상회복(위드 코로나) 정책에 따라 지난 1일부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접종 완료 또는 유전자 증폭 검사(PCR) 음성확인자 등이 포함될 경우 최대 499명까지 집회가 허용된다.
그러나 서울시와 경찰은 민주노총의 노동자대회를 동일한 장소에서 1만명이 모이는 불법집회로 판단해 집회 금지 통고를 냈다. 경찰은 또 전날 민주노총이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전야 행사를 예고하자 이 일대에 경찰버스 20여대를 동원해 차벽을 설치했다.
[서울=뉴스핌] 김민지 인턴기자 = 20일 오후 서울 서대문역 인근에서 열린 1020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총파업 대회에서 조합원들과 경찰이 대치하고 있다 2021.10.20 kimkim@newspim.com |
이에 대해 민주노총은 "정부는 최소한 불허와 이유라도 설명해야 한다"며 "합리적인 설명을 하지 못하면 이는 노동자, 민중의 목소리는 뒷등으로도 듣지 않겠다는 독재적 발상이며 차별적·선별적으로 법을 집행하며 법치국가의 근간을 흔드는 초유의 헌법 유린 사건"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역대 어느 정권도 자행하지 못한 폭거를 광장의 힘으로 정권을 잡은 문재인 정부와 서울시에 대한 노동자와 민중의 응징이 있을 것"이라며 "오늘 전국노동자대회를 시작으로 농민대회와 빈민대회 등 투쟁과 저항에 나서는 민중들의 투쟁에 의해 그들만의 방역, 그들만의 민주주의는 파탄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민주노총은 서울시의 집회 불허와 경찰의 원천 차단 방침으로 이날 구체적인 장소를 확정하지 않았다. 다만 집회 30분 전 장소가 기습적으로 공개된 지난 10월 20일 총파업대회 방식으로 진행되지 않을 것이란 게 민주노총의 설명이다.
경찰은 이날 서울 도심에 차벽을 설치하고 임시 검문소를 운영해 집회 차량과 참가자들의 진입을 막을 방침이다. 또 상황에 따라 지하철과 버스 통행을 통제할 ±계획이다.
경찰은 전날 "전국의 경찰 부대와 가용 장비를 최대한 활용해 금지된 불법 집회를 집결 단계부터 원천 차단할 계획"이라며 "집단적 폭력 행위에 대해서는 현장 검거를 원칙으로 엄정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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