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승범, 카드업계 간담회서 "마이페이먼트 허용" 언급
"카드론 DSR 포함에 수수료 인하까지" 수익성 악화 우려
[서울=뉴스핌] 민경하 기자 =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카드사 지급지시전달업(마이페이먼트)을 허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업계는 미지근한 반응이다. 마이페이먼트를 도입하더라도 카드수수료가 인하될 경우 내년도 수익성 하락을 막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19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마이페이먼트는 이용자 자금을 보유하지 않고도 이체지시를 전달할 수 있는 전자금융업이다. 간편결제 시 이용자 거래은행에서 결제한 상점의 거래은행으로 바로 대금이 결제되기 때문에 거래단계가 단순해진다는 장점이 있다.
◆ 고승범 "마이페이먼트 허용" 발언에도 업계 반응 '글쎄'
고 위원장은 지난 17일 여신금융업계 CEO 간담회에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시 도입되는 마이페이먼트 사업을 카드사에 허용하겠다"며 "기존 서비스에 계좌이체 기반 송금·결제서비스를 결합해 종합페이먼트 서비스가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카드사들은 이전부터 마이페이먼트 허용을 바래왔다. 마이페이먼트가 허용될 경우 이용자 계좌 없이도 소비 뿐 아니라 송금·결제까지 가능해져 맞춤형 상품을 개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빅테크 기업들과 동등하게 경쟁할 기회가 주어지는 셈이다.
[서울=뉴스핌] 정일구 기자 = 고승범 금융위원장이 17일 오후 서울 중구 여신금융협회에서 열린 여신전문금융업계 간담회에서 참석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21.11.17 mironj19@newspim.com |
그럼에도 불구하고 업계는 고 위원장 발언에 반신반의 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구체적인 윤곽이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섣불리 판단하기 어렵다"며 "어떤 방식으로 수익을 낼 수 있을지에 대해 업체들마다 보는 시각이 다를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페이먼트 도입을 골자로한 전자금융거래법 개정안은 국회에 계류중이다.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세부 시행령을 정하고 시스템을 개발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수익성에 대한 부분도 여전히 물음표 상태다. 전통적인 수수료 체계에서 거래단계가 크게 축소되기 때문에 새로운 수익모델을 발굴해야 한다. 또다른 관계자는 "단순히 어플리케이션 이용 빈도를 늘리는 것으로는 수익성을 보장하기 어렵다"며 "각 사별로 어떤 수익모델을 추구할지가 관심사"라고 설명했다.
◆ 내년도 수익성 악화 우려…"마이페이먼트, 수수료 인하 대안 될 수 없어"
일각에서는 마이페이먼트 허용을 카드수수료 인하를 앞둔 금융위의 당근책이라고 보고 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마이페이먼트는 언젠가 허용될 것으로 예상했다"며 "시기상 수수료 인하 불만을 달래기 위한 수단으로 느껴져 아쉽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은 연내 적격비용 재산정을 실시할 예정이다. 적격비용 재산정은 3년마다 카드사 원가를 책정해 카드수수료를 조정하는 제도다. 업계에서는 카드 가맹점 수수료 추가 인하를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서울=뉴스핌] 김학선 기자 = 카드사 노조원들이 15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카드수수료 인하 반대! 적격비용 재산정제도 폐지' 카드노동자 총파업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2021.11.15 yooksa@newspim.com |
수수료를 추가로 인하하거나 우대수수료 적용 범위를 확대한다면 해당 부문 적자는 불가피하다. 설상가상으로 금융당국이 내년부터 카드론에도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적용하기로 하면서 업계의 내년도 수익성은 크게 떨어질 전망이다.
전문가는 마이페이먼트 도입이 카드수수료 인하 문제의 대안이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교수는 "수수료 재산정 문제를 앞두고 신사업 진출을 제시한 것 자체가 수수료 인하를 간접적으로 시인한 셈"이라며 "당장 마이페이먼트를 허가해주더라도 소비자들이 익숙하지 않기 때문에 활성화까지는 오랜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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