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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초유의 '빈칸 성적표' 내고도 피해자 구제 안 한다

기사입력 : 2021년12월20일 18:14

최종수정 : 2021년12월20일 18:14

법원 선고 후 발부 성적표가 '최초'
'모두 정답' 결정으로 1~2등급 약 120 영향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교육부가 사상 초유의 2022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빈칸 성적표' 사태로 피해를 당한 수험생에 대해 피해구제를 하지 않겠다고 공식화했다.

법원 결정에 따라 논란이 된 수능 과학탐구 영역 생명과학Ⅱ 20번 문항을 전원 정답처리 했기 때문에 이를 바탕으로 발부된 성적표가 '최초'라는 것이 교육부 논리다. 하지만 '전원 정답' 처리되면서 합격이 뒤바뀐 사례도 있어 파장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인턴기자 = 대학수학능력시험 생명과학Ⅱ 과목 응시 수험생들이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을 상대로 낸 행정소송의 1심 선고일인 1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에서 재판을 마친 수험생들이 소감을 밝히고 있다. 2021.12.15 hwang@newspim.com

홍민식 교육부 대학학술정책관은 20일 교육부 정례브리핑에서 "지난 9일 법원이 생명과학II 20번 문항 정답결정처분 집행정지 결정을 내려 효력이 정지돼 해당 과목을 선택한 수험생들에게 성적이 제공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이후 15일 법원 선고에 따라 생명과학II 20번 문항이 모두 정답으로 결정됐고, 이를 기반으로 효력을 갖는 생명과학II 성적이 최초 제공됐다"며 "과거 문항오류로 인해 복수정답 또는 모두정답 처리된 경우와 동일하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앞서 2014학년도 수능 세계지리 과목에서 문항 오류로 인해 정부가 수험생 구제방안을 마련했지만, 올해는 과거 수능 세계지리 문항오류로 인한 피해 상황과 사안이 다르다는 것이 교육부 측의 설명이다. 즉 법원 판단 전에 수험생에게 제공된 '공란' 성적표는 효력이 없다는 취지로 보인다. 아울러 이로 인해 피해를 본 수험생은 없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하지만 법원 판결에 따라 전원 정답 처리되면서 생명과학II 표준점수에서는 변화가 발생했다. 애초 표준점수 최고점은 69점이었지만, 전원 정답처리 후 68점으로 하락했다.

이는 수험생 등급에도 영향을 줬다. 기존 1등급을 받은 수험생은 309명이었지만, 법원 선고 이후 269명으로 40명 줄었다. 2등급은 587명에서 79명 줄어든 508명이었다. 해당 등급에서만 약 120명의 수험생이 영향을 받은 셈이다.

수능 출제 오류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한 강태중 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에게 모든 책임이 있다는 취지의 입장도 논란이 되고 있다. 홍 정책관은 "수능의 출제와 정답결정, 채점 업무 등 수능의 시행을 담당하고 있는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사과 및 사퇴했다"며 "(관련자 징계는) 추가적 논의가 필요한지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수능 출제는 대통령령 '행정권한의 위임 및 위탁에 관한 규정' 제45조에 규정돼 있다. 교육부 장관은 평가원에 수능 문제 출제와 채점 등을 위탁하고, 교육부는 지휘감독의 책임이 있는데도 이를 검토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보인다.

한편 교육부는 논란이 된 수능 생명과학Ⅱ 문항을 적절한 방법으로 검토했다는 입장이다. 홍 정책관은 "생명과학II 검토위원은 총 6명으로 현직 교원이 참여했다"며 "사전에 정해진 계획과 절차에 따라 평가원이 이의심사를 진행했다고 보고받았다"고 해명했다.

wideope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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