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이번주 보험사에 보험료 인상 '의견'
평균 15% 내외·일부 고령층 가입자는 50% 인상
[서울=뉴스핌] 정탁윤 기자 = 내년 실손보험료 인상률이 이르면 이번 주에 결정될 전망이다. 보험사들은 올해만 3조원이 넘는 적자를 이유로 최소 20% 이상 인상을 원하고 있다. 그러나 금융당국은 물가 상승 및 보험사 설계책임 등을 이유로 평균 15% 내외 인상 의견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이번 주 중으로 내년 실손보험료 인상률에 대한 의견을 보험업계에 전달할 예정이다. 보험료는 보험사들이 자율로 정하는 게 원칙이지만, 실손보험은 3900만명이 가입한 '제2 건강보험'이라 불리는 만큼 당국의 지침을 반영해 인상률을 결정해 왔다.
해마다 11월말쯤 열렸던 보건복지부와 금융위 등이 참여하는 공사보험협의체 회의도 이번주에 개최될 예정이다. 지난 2017년 출범한 공사보험협의체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인 '문재인 케어' 시행에 따른 실손보험 반사이익 효과를 도출해 실손보험 요율 조정에 반영해 왔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인턴기자 = 정은보 금융감독원 원장이 16일 오전 서울 중구 밀레니엄 힐튼 호텔에서 열린 '손해보험사 CEO 간담회'에서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2021.12.16 hwang@newspim.com |
국내 주요 보험사들은 지난해에도 금융당국의 의견을 반영해 실손보험료를 평균 10~12%가량 올렸다. 올해 1세대(2009년 9월이전 판매) 구 실손보험료는 17.5∼19.6%, 2세대(2009년 10월∼2017년 3월) 표준화 실손보험료는 11.9∼13.6% 인상됐다. 출시된 지 5년이 넘지 않은 3세대(2017년 4월∼2021년 6월) 신 실손보험료는 동결됐다.
현재 보험업계는 내년 보험료를 올해보다 더 많이 올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올해 3분기 기준 실손보험 위험손해율(131%)은 3년 전(122.4%)보다 9%p 가량 올랐다. 업계는 올해 손해액이 3조5000억원이 넘는다며 최소 20% 이상 인상을 원하고 있다.
이에 따라 내년 1월 갱신 시점이 도래한 수 백만명의 가입자들은 평균 15% 내외에서 실손보험료가 오를 전망이다. 1세대 실손은 동결된 2018년을 제외하고 2017년 이후 매년 약 10% 이상 올랐다.
따라서 내년 인상률을 제외하고도 연령 인상분까지 반영하면 50% 이상의 보험료 인상이 예상된다. 고령층은 연령 증가에 따른 인상분이 연간 5%포인트가 넘기 때문에 인상폭이 더 커진다. 3세대 실손은 올해까지 연령에 따른 인상분만 적용됐으나 내년 처음으로 보험료가 오를 수 있다.
최근 보험업계는 2019년부터 적용한 '안정화 할인 특약'을 종료해달라고 당국에 건의했다. 안정화 할인이 종료되지 않더라도 출시 5년이 지나는 내년 4월부터 보험료율 인상이 가능해진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갱신보험료 안내는 이미했고, 내년 1월 1일자 갱신주기가 도래하는 고객들을 위해서라도 이번주에는 인상률이 결정돼야 한다"며 "각 보험사별 당국의 가이드라인 수준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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