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미니스톱, 편의점 빅3로 우뚝
점포 수 확보로 '접근성' 강화...매출 증대 기대감
편의점 자율규약·경쟁 심화에 우려감도 ↑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 롯데가 미니스톱 인수전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면서 편의점 업계에 판도 변화가 예상된다. 이번 인수를 통해 세븐일레븐은 CU, GS25와의 격차를 줄이고 3강 체제 굳히기에 들어갔다.
과거 편의점 '로손'과 '바이더웨이'를 인수한 후 성장의 발판을 마련한 경험을 토대로 미니스톱과 합병 시너지 마련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니스톱의 실적 부진이 이어지고 있고 롯데가 이번 인수 경쟁에서 과도한 비용을 치르는 바람에 '승자의 저주'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점주 일부가 다른 편의점 브랜드로 이탈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사진=미니스톱] 2021.08.23 shj1004@newspim.com |
◆ 세븐일레븐-미니스톱, 점포 수 확보로 매출 증대 기대감 ↑
24일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점포 수는 지난해 말 기준 CU와 GS25 각각 1만4923개, 1만4688개로 추정된다. 이어 세븐일레븐이 1만500여개 점포 수를 확보하며 이들 뒤를 바짝 뒤쫓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롯데가 미니스톱을 인수하게 되면서 세븐일레븐 매장 수는 1만 3000여개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아울러 4위인 이마트24와의 격차도 보다 크게 벌어지게 된다.
롯데지주는 지난 21일 한국미니스톱 지분 100%를 인수하는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했다. 인수 가격은 3133억6700만 원으로, 취득 예정일은 28일이다.
업계에선 세븐일레븐이 점포 수 확보로 '접근성' 강화가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다. 편의점 업계에선 점포 수는 규모의 경제와 매출로 직결되는 핵심 지표로 꼽힌다. 점포 수가 점포 수가 많을 수록 물류 비용을 절약할 수 있고 가맹사업이 확대되기 때문에 매출 확대를 꾀할 수 있다.
그간 편의점 근접(50~100m) 출점을 제한하는 자율규약이 오는 2024년까지 시행되면서 점포확장을 통한 향후 매출성장을 꾀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세븐일레븐의 경우 CU 등 경쟁업체가 실적 회복세에 들어섰거나 적자규모가 감소하는 점을 감안할 때, 수익구조나 사업경쟁력 회복 지연에 대한 우려가 나오기도 했다.
롯데는 이번 인수를 통해 미니스톱의 점포와 물류센터를 확보하며 단기간 내 고객과의 최접점 거점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또 미니스톱이 현재 즉석식품 판매, 배달과 테이크아웃 중심의 패스트푸드 전문 브랜드를 런칭하는 등 편의점 업계의 식문화 입지를 구축하고 있어 세븐일레븐의 식품 부문 강화로 이어질지에도 관심이 모인다.
롯데 관계자는 "고객들에게 다양한 생활 밀착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자리잡은 편의점을 온오프라인 융합 전략에 적극 활용해 온라인 사업 역량 강화에도 힘을 실을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뉴스핌 Newspim] 홍종현 미술기자 (cartoooon@newspim.com) |
◆ 3100억원대 '몸값 거품' 지적...기존 점주 이탈 가능성도 ↑
문제는 인수 효과가 실제로 클지에 대한 의문이 있다는 점이다. 3133억원의 인수가만큼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느냐에 대해서 의문 부호가 붙으면서 업계에서는 '승자의 저주' 우려가 나온다.
현재 코로나19 확산 여파로 편의점 업황을 감안하면 인수 가격이 터무니없이 높다는 지적이다. 최근 진행된 미니스톱 매각 본입찰에는 이마트의 자회사인 이마트24와 넵스톤홀딩스 컨소시엄 등은 인수가격으로 2000억원대를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한국미니스톱은 2018년에도 신세계, 롯데 등과 매각을 진행했지만 4000억원 안팎의 비싼 가격으로 가격차를 좁히지 못해 무산된 바 있다.
한국미니스톱의 실적 부진도 지속되고 있다. 한국미니스톱의 매출은 2016년 1조1722억원에서 2020년 1조794억원으로 감소했다. 영업이익의 경우 34억원에서 143억원 적자 전환했다.
[서울=뉴스핌] 송현주 기자 2021.08.23 shj1004@newspim.com |
또 인수 직후 세븐일레븐이 미니스톱 기존 점주들을 얼마나 설득할 수 있느냐도 관건이다. 실적도 크게 떨어진데다 미니스톱을 인수한 뒤 계약 만료 후 가맹점주들이 경쟁 브랜드로 갈아탈 경우 막을 방법이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코리아세븐은 2000년 일본 편의점 브랜드 '로손', 2010년 '바이더웨이'를 인수하면서 업계 2위 자리를 기대했지만 점포 수 증가 효과는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다. 당시 바이더웨이가 세븐일레븐에 인수된 후 일부 점주는 세븐일레븐으로 전환했지만, 여전히 바이더웨이를 고수한 점주들과는 일부 갈등이 있었던 전력도 있다.
특히 올해 편의점의 근접 출점을 금지하는 내용의 자율 규약이 3년 연장 적용되고 대규모 재계약 시즌이 시작되면서 업계간 편의점 가맹점을 확대하려는 경쟁은 더욱 치열하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전체 편의점의 약 10%에 달하는 5000여개 편의점이 재계약을 앞두고 있다.
여기에 코로나19로 오프라인 매장 매출 감소와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편의점 점주들은 혜택을 조금이라도 더 주는 기업으로 '갈아타기'를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미니스톱의 경우 코로나19에 따른 업황 부진과 경쟁사의 점포 증가를 고려하면 지난해에도 적자로 추정된다"며 "적자 법인이고 경쟁사들의 상품 경쟁력이 높아지고 있음을 고려 시 매각가는 비싸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shj1004@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