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백신패스보다 고위험군 관리 강화"
예외적용 확대 요구에 임산부·청소년 고수
[세종=뉴스핌] 임은석 기자 = 최근 국내 코로나19 우세종으로 자리잡은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의 61.1%가 백신접종 완료자인 것으로 집계되면서 정부가 시행 중인 방역패스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이 늘고 있다.
특히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의 치명률이 0.16%로 델타 변이 감염자 치명률 0.8%의 5분의 1 수준인 점을 감안했을때 고위험군 중심의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하고 있다.
◆ 접종완료자 감염률 61.1%…백신패스보다 고위험군 관리 필요성↑
26일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2일 0시 기준 국내 오미크론 감염자 9860명을 대상으로 분석한 결과 코로나19 백신 접종력을 보면 2차접종을 마친 사람이 4774명(48.4%)으로 가장 많았다. 3차접종자도 1254명(12.7%)이나 됐다.
접종완료자의 확진이 미접종자(접종력 확인 불가 사례 포함) 3624명(36.8%)보다 25% 가냥 많았다. 나머지 208명은 1차 접종자다. 오미크론 변이는 이달 셋째 주(1월 16∼22일) 검출률이 50.3%으로 증가하면서 국내 코로나19 우세종이 됐다.
연령대별로는 20대가 2358명(23.9%)으로 가장 많았고 30대 1900명(19.3%), 40대 1674명(17.0%)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중 사망자는 6명으로, 모두 '고위험군'으로 꼽히는 60대 이상이었다. 90대와 70대가 각 2명이고 80대와 60대가 각 1명이었다. 감염자 중 사망자는 0.06%이지만, 연령 분포 차이를 보정해 표준화한 치명률은 0.16%로 계산됐다.
이는 델타 변이 치명률 0.8%의 5분의 1수준이다. 그동안 남아공과 캐나다에서 오미크론 변이 감염자의 치명률이 델타 변이 감염자 치명률의 4분의 1 수준이라는 조사 결과가 있었는데, 이보다 낮은 수준이다.
접종완료자의 돌파감염이 60% 이상으로 나타나고 위중증률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면서 전문가들은 무조건적인 방역패스보다는 위중증으로 갈 확률이 높은 고위험군 관리에 힘을 쏟아야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실제로 해외에서는 오미크론이 우세종으로 자리 잡은 후 방역패스를 철회하는 경우가 속속 나오고 있다. 대표적으로 영국이 접종완료자에 한에 해외입국자에 대한 격리를 면제하는 등 방역패스를 폐지했고 일본과 이스라엘 등에서도 방역패스 철회를 검토 중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 내과 교수는 "오미크론이 우세종으로 자리 잡았고 돌파감염이 60%에 이르는 상황에서 무조건적인 방역패스의 실효성에 의문이 들 수 밖에 없다"며 "오미크론의 경우 치명률이 기존 변이들에 비해 낮은 만큼 해외에서도 방역패스를 철회는 곳들이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미접종자에 대한 과도한 제재라는 목소리가 나오는 방역패스보다는 고위험군이 위중증으로 가지 않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 방역당국, 방역패스 예외 확대…임산부·청소년 입장 고수
중대본은 지난 18일부터 전국 독서실·스터디카페, 학원, 박물관·미술관·과학관, 백화점·대형마트 등 3000㎡ 이상 대규모 점포, 영화관·공연장 등 13만5000개 시설에서 방역패스를 적용하지 않고 있다. 정부는 이들 시설에서 마스크를 상시 착용하고 침방울 배출 가능성이 작아 감염 위험도가 낮다고 봤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백신패스반대 국민소송연합, 전국학부모단체연합이 14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성인⋅청소년 백신패스 행정소송 백신패스 저지 행정소송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손피켓을 들고 있다. 2022.01.14 pangbin@newspim.com |
다만 방역 당국은 방역패스에 대한 예외를 확대하면서도 임산부와 청소년 등에 대한 방역패스는 강하게 밀어붙이고 있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 사회전략반장은 지난 20일 "미국에서도 임신부 코로나19 환자는 비임신 여성에 비해 중환자실 입원은 3배, 인공호흡기 치료는 2.9배, 사망률은 1.7배 올라간다는 연구 결과가 있었다"며 "임신부 예방접종 부작용에 대한 연구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서 주의 깊게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임신부는 필수적인 예방접종 권고 대상으로 전 세계적으로도 임신부에 접종을 권고하지 않는 나라는 확인하지 못했다"고 강조했다.
12~18세 청소년 대상 방역패스는 오는 3월1일 한 달간 계도기간을 거쳐 4월1일 본격 시행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앞서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4일 학원·스터디카페·독서실 방역패스는 미접종자들의 시설 이용 권리를 제한하고 차별을 야기한다며 시설 3종의 방역패스 집행정지를 인용했다. 14일에는 코로나19 중증화율이 현저히 낮고 사망 사례가 없는 청소년을 방역패스 적용 대상으로 삼는 것에 대해 합리적인 근거가 있지 않다고 봤다.
정부는 학원·스터디카페·독서실 집행정지 결정에 대해 즉시항고했다. 상점·마트·백화점과 청소년 대상 집행정지 판단에 대해서는 서울시가 정부와 논의를 거쳐 이의를 제기했다.
손 반장은 "학원과 독서실, 스터디카페에 대해서 집행정지가 됐던 건에 대해서는 침방울 배출이 많고, 마스크 착용이 어려운 일부 학원에 대해서는 집행정지 효력을 취소시켜줄 것을 요청해 그에 대해 논의가 되고 있다"며 "서울시에 한정, 청소년 방역패스와 대형마트, 백화점에 대한 방역패스 집행정지를 한 건에 대해서는 청소년 방역패스는 계속 필요하다는 점을 즉시항고 과정에서 이의를 제기했다"고 말했다.
fedor01@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