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셀타미비르 활용 장내 시알산 농도 조절
염증성 대장암 관련 질환 치료제 개발 기대
[세종=뉴스핌] 이경태 기자 = 국내 연구진이 독감 치료제로 알려진 타미플루의 대장암 예방 효과를 최초로 규명했다. 향후 대장암 치료제 개발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질환표적구조연구센터 이정수 박사팀과 감염병연구센터 류충민 박사팀이 시알산 합성 저해제가 유해균의 증식을 억제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불균형으로 인한 염증성 대장암의 발생을 제어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고 3일 밝혔다.
일반적으로 p53은 세포의 이상증식을 억제하고 암세포가 사멸되도록 유도하는 유전자로 항암 유전자로도 불린다. 다만 P53 유전자가 분열, 성장, 소멸을 규칙적으로 반복하는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돌연변이를 일으키면 비정상적으로 분열만을 반복해 암세포가 생성된다.
p53 돌연변이에 의한 장내 미생물총의 불균형 및 시알산 분해 효소 저해제의 효과에 대한 흐름도 [자료=한국생명공학연구원] 2022.02.03 biggerthanseoul@newspim.com |
p53 돌연변이는 대장 내 만성 염증을 유도하고 장 상피 세포를 손상시켜 초기 대장암 발병의 중요한 원인 중 하나인 것으로도 알려진다.
장 염증과 대장암에 관련된 또 다른 중요한 요소 중 하나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불균형도 꼽힌다.
연구팀은 제브라피쉬 동물모델을 이용해 p53 돌연변이가 장 염증을 동반한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불균형을 증가시켜 염증성 대장암을 일으킨다는 것을 규명했다.
p53 돌연변이가 장내 유기 화합물 중 하나인 시알산(sialic acid)의 농도를 비정상적으로 높이고, 이는 유해균인 에로모나스(Aeromonas) 세균의 과다 증식을 유발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불균형과 장 염증, 나아가 염증성 대장암으로 발전한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또 이같은 기전을 바탕으로 시알산 분해효소 저해제 중 널리 알려진 오셀타미비르(제품명 : 타미플루)를 활용해 장내 시알산 농도를 조절하면 에로모나스 세균의 증식을 억제하고 장내 염증 반응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이정수 박사는 "장내 마이크로바이옴 불균형으로 인해 장 염증과 대장암이 발생할 수 있으며 시알산 대사를 조절해 장내 마이크로바이옴의 불균형을 통제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라며 "새롭게 발굴된 시알산 분해 효소 저해제의 기능으로 인해 향후 염증성 장 질환을 비롯한 염증성 대장암과 같은 관련 질환의 치료제 개발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이번 연구는 마이크로바이옴 분야의 세계적인 저널인 마이크로바이옴 1월 6일 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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