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최신뉴스 GAM
KYD 디데이
산업 전기·전자

속보

더보기

반도체 M&A '남이 하면 독점'?…자국우선 강화에 기업들 '유탄'

기사입력 : 2022년02월09일 08:57

최종수정 : 2022년02월09일 08:57

경쟁국 등쌀에 엔비디아-ARM 빅딜 무산
자국 투자는 늘리며 '기술장벽' 쌓기 혈안
국내기업 성장동력 확보 늦을까 '노심초사'

[서울=뉴스핌] 서영욱 기자 = 반도체 업계 최대 인수합병(M&A)으로 주목을 받은 엔비디아의 ARM 인수가 최종 무산됐다. 격화되는 무역분쟁과 자국 기업의 이익을 우선 시하는 각 나라들의 반발로 앞으로 반도체 업계 대형 M&A가 불가능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이와 동시에 각 국가들은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기술장벽' 쌓기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형 M&A를 추진 중인 삼성·SK 등 국내 기업들에게도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장벽 더 높아져...앞으로 반도체 M&A 가능할까?

9일 반도체업계에 따르면 엔비디아와 ARM의 최대주주인 소프트뱅크는 지난 8일 두 기업의 M&A 계약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1990년 설립된 ARM은 애플, 퀄컴, 삼성 등에 반도체 설계 기술을 제공해온 회사다. 세계 스마트폰 95%에 이 회사의 기술이 적용된다. 엔비디아는 지난 2020년 9월 400억 달러(약 48조원)에 ARM를 인수하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관련업계에선 즉각 반대 목소리를 냈다. 그래픽 분야에서 독보적인 엔비디아가 모바일 칩 강자인 ARM을 품을 경우 독과점이 우려된다는 이유에서다. ARM과 소프트뱅크도 "중대한 규제 문제로 매각을 종료한다"고 밝혔다.

엔비디아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이번 딜은 애초 무산 가능성이 높게 점쳐졌다. 앞서 ARM 본사가 있는 영국에서 미국 연방거래위원회(FTC)에 반대 의견을 제시했고, 곧장 미국 정부도 인수에 반대 의사를 냈기 때문이다. 엔비디아는 미국기업이지만 독과점을 우려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인텔, AMD 등 다른 미국기업들의 반대도 많았기 때문이다. 엔비디아가 ARM을 인수했다면 인텔, AMD와의 치열한 경쟁이 불가피했다.

반도체 패권을 둘러싼 각 국가들의 갈등이 심해지면서 반도체 기업 M&A 실패 사례는 쏟아지고 있다. 최근 대만의 글로벌웨이퍼스는 경쟁사인 독일 실트로닉을 43억5000만유로(약 5조9000억원)에 인수하려 했으나 독일 당국의 승인이 늦어져 최종 무산됐다. 업계에선 기술 유출을 우려한 독일 정부와 웨이퍼 생산 독점을 막으려는 경쟁 국가들의 견제를 무산 원인으로 꼽는다.

지난해 3월엔 중국이 미국 어플라이드머티리얼즈의 일본 고쿠사이일렉트릭 M&A 승인을 거부하며 딜을 무산시켰다. 거꾸로 미국은 국내 중견 반도체사인 매그나칩반도체이 중국계 자본 와이즈로드캐피털로의 인수를 가로 막은 바 있다. 더 이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면 2018년 중국은 퀄컴의 NXP반도체 인수를 반대했고, 미국은 싱가포르 브로드컴의 퀄컴 인수 제안을 차단한 바 있다.

공격적인 M&A로 글로벌반도체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보하려는 국내 기업들 입장에서도 답답한 상황이다. 삼성전자 한종희 부회장은 올초 "조만간 좋은 소식이 있을 것"이라며 대형 M&A 가능성을 시사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메모리반도체 시장에 독보적인 1위 기업이다. 100조원대 실탄을 장착하고 있지만 지금 같은 추세면 반도체 기업 인수가 쉽지 않을 것이란 게 업계 분위기다. 메모리반도체 분야에선 미국의 웨스턴디지털, 마이크론, 인텔 등의 도전이 거세다.

인텔 로고 [사진=로이터 뉴스핌]

◆인텔 미국에 100조원, 유럽도 59조원 반도체에 투자

현재 각 국가들은 다른 나라의 '빅 딜'은 차단하면서 현지 투자는 늘리며 '기술장벽'을 쌓는데 주력하고 있다.

인텔은 지난 7일(현지시간) 파운드리 생태계 조성에 10억 달러(약 1조2000억원)를 투자한다고 밝혔다. 파운드리 스타트업과 기술 확보에 투자해 파운드리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대만의 TSMC와 우리나라의 삼성전자를 빠르게 따라잡겠다는 의지다. 앞서 인텔은 지난달 미국 오하이오주 리킹카운티에 200억 달러(약 24조원)를 들여 2개의 첨단 반도체 공장을 짓기로 했다. 인텔은 향후 10년간 1000억 달러(약 120조원)를 반도체에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유럽연합(EU)도 앞으로 8년간 약 59조원을 반도체에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EU 집행위원회는 오는 2030년까지 'EU반도체법'을 통해 430억 유로(약 59조원) 이상을 투자해 반도체 공급을 확대하기로 했다. 무역분쟁으로 공급망 리스크가 커지며 동아시아와 북미에 의존하고 있는 반도체 수급망을 다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국내 반도체기업 관계자는 "기업들은 미·중 갈등 격화와 자국 우선주의 확산으로 국제 정치 상황까지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M&A가 늦어질 경우 기업들의 성장동력 확보와 체질 개선에 차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syu@newspim.com

[뉴스핌 베스트 기사]

사진
돌연 취소된 '2+2 통상협상' 왜? [세종 = 뉴스핌] 김범주 기자 = 25일(현지 시각) 미국 현지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한미 2+2 재무·통상 협의'가 돌연 취소된 배경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미국 측이 한국 대표단에 '양해'의 뜻을 여러 차례 표명했다는 것이 우리 정부의 설명이지만, 외교상 결례에도 불구하고 협의를 미뤄야 했던 배경에는 한국 협상단을 길들이겠다는 의도가 있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24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구윤철 부총리 겸 기재부 장관은 이날 오전 9시경 이메일로 미국 측으로부터 협의 취소를 통보 받았다. 이날 오전 구 부총리는 협의를 위해 미국으로 출발할 예정이었다. 당시 인천공항 대기실에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기재부는 이 같은 사실을 오전 9시 30분께 언론에 공개했고, 구 부총리는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오전 9시 50분께 공항을 빠져나갔다. 이날 회의가 취소가 된 배경에 대해 기재부 측은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의 긴급한 일정 때문이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긴급한 일정'에 대한 설명은 없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미국 측이 이메일을 통해 여러 차례에 걸쳐 사과 의사를 밝혔지만, 협상 관련 구체적 일정은 확정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의 미국과의 협상은 예정대로 진행된다. 김 장관은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장관 등을, 여 본부장은 제이미스 그리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각각 만난다. 하지만 양국 경제·통상 수장이 구체적 이유 없이 협의를 돌연 취소한 배경으로 한미간 협상이 난항을 겪은 것 아니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지난 20일 미국으로 출국한 위성락 대통령실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오후 귀국할 예정이지만, 고위급 협상에 진전이 없었던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한국 정부는 1000억달러(약137조원) 규모의 미국 현지 투자 계획을 미국 정부에 제안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보다 먼저 관세협상을 타결한 일본 사례를 참고해 짠 전략으로 풀이된다. 일본은 5500억달러(약 757조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약속하고 미국과의 상호관세 15%부과에 합의했다. [영종도=뉴스핌] 김학선 기자 = 미국 측 요청으로 한미 2+2 통상 협의가 연기된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출국 직전 취소 소식을 듣고 인천공항 2터미널을 나서고 있다. 2025.07.24 yooksa@newspim.com 다만 한국 정부가 제시할 투자 규모에 미국 정부가 만족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댄 스커비노 백악관 부비서실장이 최근 소셜미디어(SNS) 엑스(옛 트위터)에 공개한 일본 대표단과의 협상 사진을 살펴보면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대미 투자액을 상향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투자액이 나온다. 애초 일본이 제시한 투자액 4000억달러는 펜으로 그어져 있고, 그 위에 5000억달러라는 숫자가 써 있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일본의 대미국 투자액은 5500억달러라고 공개했다. 협상액보다 500억 달러가 높아진 셈이다. 촉박한 협상 일정을 무기 삼아 미국이 비관세 영역도 손보려는 의도가 아니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2025년 미국 무역대표부의 비관세 장벽 보고서(NTE)에서도 한국의 방산·통신·원전 분야를 지적했다. 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방산과 통신은 미국 기업의 진입 장벽이라는 측면에서 구조 개선에 대한 압력을 가할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wideopen@newspim.com 2025-07-24 18:42
사진
특검, 한덕수 자택·총리공관 압수수색" [세종=뉴스핌] 양가희 기자 = 내란특검팀이 24일 국무총리 서울공관에 대한 압수수색에 들어갔다. 국무총리실은 이날 문자 공지를 통해 특검팀의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특검은 이날 한덕수 전 총리 자택 압수수색에도 나섰다. [서울=뉴스핌] 이형석 기자 = 한덕수 전 국무총리가 2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검찰청에 마련된 내란 특검 사무실에서 조사를 마치고 차량으로 이동하고 있다. 2025.07.02 leehs@newspim.com 한 전 총리는 윤석열 전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계획을 알고도 이를 묵인 또는 방조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검은 압수물 분석을 마치는 대로 한 전 총리 등을 다시 조사한 뒤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을 검토할 전망인 것으로 알려졌다. sheep@newspim.com 2025-07-24 13:54
안다쇼핑
Top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