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데이터 자문·판매 부수업무 신고...'새 먹거리' 찾기
보험사 데이터 사업 속속 진출...규제로 성과는 아직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한화손해보험이 빅데이터 판매·자문업에 뛰어들었다. 보유한 데이터를 판매하거나 상권 분석 등에 활용해 신규 수익을 내기 위한 것이다.
성장 정체에 부딪힌 보험사들은 데이터 사업에 속속 진출하고 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고 있지는 못하다. 핵심 데이터인 공공의료데이터 활용에 제약이 있는 등 규제가 여전해 사업 허가만 받아놓고 고민이 길어지는 분위기다.
[CI=한화손해보험] 최유리 기자 = 2022.02.23 yrchoi@newspim.com |
23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한화손해보험은 지난 22일 금융감독원에 '빅데이터를 활용한 자문 및 데이터셋 판매'를 부수업무로 신고했다. 업무 개시 7일 전까지 금감원에 부수업무 내용을 신고하면 관련 업무를 할 수 있다.
이는 한화손보가 보유한 고객 신용정보를 비식별정보(가명·익명정보)로 가공해 판매하거나, 빅데이터 활용에 대한 자문 서비스 등을 제공하기 위한 것이다.
한화손보 관계자는 "추후 빅데이터를 활용해 타 금융사나 핀테크사와 협업하기 위해 미리 부수업무 신청을 진행한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손보는 지난해 다른 금융사들과 '금융데이터댐' 구축을 위해 업무 협약을 체결하는 등 보폭을 넓히고 있다. 우리은행, 우리카드, 교보생명, 미래에셋증권, NICE평가정보사와 데이터 융복합으로 신규 사업을 발굴하고 데이터 판매를 위해 협업하겠다는 그림이다. 이종 산업 데이터와 시너지를 내기 위해 KT와 손잡기도 했다.
한화손보가 데이터 판매 및 자문업에 뛰어든 것은 손보업계에선 두 번째다. 보험사들은 2020년 데이터3법이 통과된 이후 빅데이터 활용 부수업무에 뛰어들었다. KB손해보험을 필두로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신한라이프 등 대형사들이 부수업무 신청을 마쳤다.
보험사들이 부수업무 신청으로 사업 자격 요격을 확보한 것은 빅데이터로 신규 수익을 발굴하기 위해서다. 저출산·저성장 등으로 보험 수요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새 먹거리를 발굴하겠다는 것이다. 보험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는 헬스케어 사업을 선점하기 위해서도 데이터 활용이 필수적이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기존에는 보장분석 등 보험업을 영위하기 위해 데이터를 이용했다면 최근에는 새로운 비즈니스를 위해 데이터 활용을 고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업모델을 구체화시키거나 수익화로 연결하는 등 뚜렷한 성과는 아직 없다. KB손보만 금융데이터거래소에 데이터를 판매하고 있는 정도다. 자동차 사고 데이터나 병원 업종 이용 현황 데이터를 카센터나 병원 매출 분석에 활용하는 식이다. 이 역시 사업 초기 단계로 매출이 발생하지 않고 있다.
보험사들이 사업모델을 구체화시키지 못한 것은 규제 장벽이 여전하기 때문이다. 특히 건강보험공단의 데이터 활용이 막혀있는 등 필수 데이터인 공공의료데이터 제공 승인이 계속 늦춰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데이터3법 이후 대형사들을 중심으로 데이터 신사업 움직임이 있었지만 다른 규제가 여전해 한풀 꺾인 분위기"라며 "다만 규제 환경에 따라 사업 허가를 받은 곳을 중심으로 속도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