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설립 해외법인 53곳 집계
현대차그룹 18곳으로 가장 많아
[서울=뉴스핌] 임성봉 기자 = 우리 정부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대해 경제 제재에 동참하기로 한 가운데 러시아에 진출한 국내 대기업의 해외법인이 50곳이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25일 기업분석전문 한국CXO연구소가 지난 2020년 기준 국내 72개 대기업집단(그룹)의 공시 자료 등을 분석한 결과, 국내 대기업집단 중 16개 그룹이 총 53곳의 러시아 해외법인을 설립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우크라이나에 세워진 법인보다 41곳 많은 숫자다. 단순 계열사 진출 현황 숫자만 놓고 보면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보다 4배 이상 많았다.
[표=한국CXO연구소] |
러시아에 설립된 해외계열사가 가장 많은 곳은 현대차그룹으로 18곳이었다. 러시아에 배치한 전체 해외계열사 3곳 중 1곳은 현대차그룹이다.
현대차그룹은 국내 계열사인 현대차를 선두로 ▲기아 ▲현대제철 ▲현대건설 ▲현대글로비스 ▲현대엔지니어링 ▲현대위아 ▲이노션 ▲현대머티리얼 등을 통해 러시아 법인을 탄생시켰다. 사업 분야도 완성차 제조 및 부품 판매업을 비롯해 ▲소프트웨어개발 ▲자동차 A/S 부품 판매 ▲해외스틸서비스센터 ▲건설업 등 다양했다.
삼성과 롯데 그룹은 현대차의 절반 수준인 각 9개 법인을 러시아에 설립했다. 삼성물산, 삼성중공업, 삼성SDS, 제일기획 등도 러시아에 계열사를 둔 최대주주다.
롯데는 호텔롯데를 통해 숙박시설업을 위한 러시아 법인을 만들었다. 롯데상사, 롯데제과, 롯데쇼핑 등도 일찍이 러시아 시장에 진출한 상황이다.
SK, CJ, 두산, KT&G 그룹은 각 2개 법인을 러시아에 둔 것으로 나타났다. 이어 LG, 포스코, DL, 효성, SM, 한국타이어, 아모레퍼시픽, 하이트진로, 장금상선 그룹은 각각 1개 해외법인을 러시아에 설립한 것으로 파악됐다.
오일선 한국CXO연구소 연구소장은 "러시아에 진출한 국내 대기업 해외법인의 경우 향후 미국과 동맹국, 유럽 등이 러시아를 대상으로 고강도 금융 및 경제 제재 등이 본격 진행되면 공장 가동 중단 등 직접적 경제 타격을 볼 가능성이 농후하다"며 "특히 우크라이나와 러시아의 전쟁이 장기전으로 접어들 경우 석유와 천연가스 등의 수급이 불안정해져 국내 기업들도 여러 산업분야 등에서 경제적 손실은 불가피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imbong@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