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지주사 'NXC' 코빗 최대주주
김정주, 일찍부터 가상자산 관심 커
코빗, 소유과 경영 분리돼 '영향 無'
[서울=뉴스핌] 이정윤 기자= 김정주 넥슨 창업자가 갑자기 세상을 떠나면서 가상자산거래소 코빗에 지배구조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코빗의 최대주주는 넥슨의 지주사인 NXC이기 때문이다. NXC가 김 창업자의 자산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만큼 변화가 불가피 할 것으로 전망된다.
3일 가상자산 업계에 따르면 코빗의 지분구조는 NXC가 지분 48%, SK스퀘어가 35%를 가지고 있다. NXC는 지난 2016년 912억을 투자하면서 코빗 지분 62%를 취득했다가 지난해 SK스퀘어가 코빗에 약 900억원을 투자해 약 35% 지분을 인수하면서 NXC의 지분이 희석됐다. 하지만 NXC 종속회사인 심플캐피탈퓨처스도 코빗의 지분 16%를 가지고 있어, 여전히 NXC 관련 지분은 64%로 과반을 넘는다.
김 창업주는 가상자산 가능성에 일찍이 눈을 뜨며 지난 2017년 NXC를 통해 코빗을 인수했다. 당시 넥슨 측은 "NXC는 가치 있는 디지털 아이디어와 기술을 보유한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검토해왔다"라고 짧게 밝혔으나, 업계는 김 창업주가 갖고 있던 '게임과 블록체인의 결합'을 염두에 둔 투자였다고 해석했다.
그는 2017년 말에 미국 가상화폐 브로커리지업체 타고미에 투자했다. 또 2018년에는 유럽 가상화폐 거래소인 비트스탬프도 사들였다. 지난해 4월 일본 증시에 상장돼 있는 넥슨은 1억달러(당시 약 1130억원)에 비트코인 1717개를 매수하기도 했다. 평균 매수단가는 5만8226달러(당시 약 6580만원)였다. 넥슨의 2021년 4분기 실적 보고서에 따르면 넥슨의 4분기 비트코인 평가수익(추정)은 약 12억엔(약 125억7000만원)이다.
(사진=코빗) |
김 창업자의 별세로 인해 NXC의 코빗에 대한 신사업과 투자 공백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존재한다. 최근 NXC는 코빗의 메타버스 플랫폼 '코빗타운'에 플레이투언(Play to Earn·P2E) 모델을 도입하는 등 협업을 강화하고 있다. 하지만 코빗은 소유와 경영을 분리한 가상자산거래소로 평가되는 만큼 큰 영향은 없을 것이란 의견도 있다. NXC와 SK스퀘어가 핵심 주주이긴 하지만 실질적인 기업 경영은 오세진 대표가 맡고 있기 때문이다.
코빗 관계자는 "최대 주주이긴 하지만 경영은 오세진 대표가 전담하고 있어서 김 창업자의 별세로 회사에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며 "현재는 SK스퀘어도 주주로 들어왔고 관련 사업을 준비하는데 매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향후 김 창업자의 지분 승계, 매각 등 여러 시나리오에 따라 코빗의 매각 가능성도 언급된다. 업계에서는 아내인 유정현 NXC 감사와 두 자녀에게 고인의 지분이 상속되거나 시장에 매각되는 시나리오가 거론된다. 하지만 그가 자녀에게 경영권 승계하지 않겠다고 밝혔기 때문에 두 자녀가 지분을 승계할 가능성은 적어보인다.
조 단위에 달하는 상속세로 인해 유가족이 김 창업자의 NXC 지분을 물려받기보다 아예 회사를 매각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만약 NXC를 매각한다면 새 주인이 자회사 정리 차원에서 코빗을 M&A 시장에 내놓을 수도 있다.
jyoo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