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보사 외화유가증권 규모 반년새 5조 증가
원달러 환율 1230원 돌파…변동성 헷징비용↑
금감원 "사태 장기화시 해외투자현황 점검"
[서울=뉴스핌] 민경하 기자 = 원달러 환율이 1년 9개월 만에 최고치인 1230원을 돌파하면서 국내 보험사들의 환율 리스크도 커지고 있다. 변동성이 계속 확대되면 위험관리를 위한 헷지 비용과 해외채권 조달비용이 늘어날 수 있다. 우크라이나-러시아간 전쟁이 예상보다 장기화될 것으로 예측되면서 금융당국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8일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국내 23개 생명보험사의 해외채권 등 외화유가증권 보유 규모는 104조9436억원이다. 지난해 5월 99조2265억원 기록한 후 반년만에 5조원 가량 늘어난 수치다. 지난 2020년 이후 감소했던 외화유가증권 규모가 코로나19 장기화되면서 증가세로 전환했다.
[서울=뉴스핌] 한기진 기자 = 2022.03.08 hkj77@hanmail.net |
업계 1위 삼성생명은 전년 같은 기간보다 3조1464억원 늘어난 21조3296억원을 기록했다. 반대로 지난 2020년 11월 기준 가장 많은 외화유가증권을 보유했던 한화생명은 3조5177억원 줄어든 17조1028억원을 기록했다. 교보생명은 전년보다 4036억원 감소한 19조623억원을 기록했다.
중견급 보험사들도 엇갈린 행보를 보였다. NH농협생명은 전년보다 4002억원 줄어든 11조4839억원을 기록했고 같은기간 흥국생명은 2465억원 줄어든 3조1546억원으로 집계됐다. 반면 동양생명은 8474억원 늘어난 7조5641억원을 기록했고 푸본현대생명은 1조1410억원 늘어난 3조6464억원으로 집계됐다.
문제는 최근 환율 변동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오전 원달러 환율은 1230원을 돌파하며 1년 9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장기화 우려,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해 달러화 강세가 크게 나타나고 있다. 여기에 미국 등 주요국이 통화 긴축을 추진할 것으로 예측되면서 당분간 변동성 확대 상황이 유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변동성이 커지면 위험관리 비용도 늘어난다. 보험사는 해외 투자 시 환율 변동 위험을 줄이기 위해 통화 파생상품 등을 통해 환헷지를 실시한다.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경우 파생상품 가치가 떨어져 손실이 생기고 결국 환헷지 비용이 늘어나게 된다. 게다가 달러 강세가 지속되면 해외채권 조달비용도 크게 늘어날 수 있다.
금융당국도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2월 이례적으로 보험사들의 해외 대체투자 현황을 공개하면서 리스크 관리·감독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뉴스핌] 윤창빈 기자 = 서울 여의도 금융감독원 2020.05.11 angbin@newspim.com |
금감원 관계자는 "우크라이나 상황이 장기화된다면 보험사별로 자료를 취합해 해외 투자현황을 점검해 볼 계획"이라며 "미국에서 통화 긴축 가능성을 시사한 점도 맞물릴 수 있다고 보고 해외 채권쪽을 특히 모니터링 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영현 보험연구원 금융제도연구실장은 "보험사들이 보유한 외화유가증권 대부분이 리스크가 작은 장기 회사채에 집중돼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우려할 만한 상황은 아니다"라며 "다만 대외경제 불확실성이 길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하는 등 리스크 관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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