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라이프·하나생명 실적 뒷걸음질
인력 효율화 등 시너지 제고 필요 커
[서울=뉴스핌] 최유리 기자 = 금융지주 계열 보험사들이 그룹 내 아픈 손가락이 됐다. 금융지주사들은 역대급 실적을 냈지만 보험 계열사들이 유일한 역성장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금융지주 계열이 아닌 주요 보험사들이 최대 실적을 낸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다. 금융지주에 인수합병(M&A)된 이후 경영 성과를 증명해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는 분석이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신한라이프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916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14.3% 줄었다. 신한금융 주요 계열사 중 유일하게 순이익이 뒷걸음질 쳤다.
통합으로 희망퇴직 비용이 발생하면서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신한라이프는 지난해 신한생명과 오렌지라이프가 합병한 회사다. 통합 과정에서 인력구조를 효율화하기 위해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고연차 직원을 대상으로 최대 5억원에 달하는 파격 조건을 내세우면서 858억원의 비용을 썼다.
왼쪽부터 신한금융, 하나금융 사옥 [사진=각사] 최유리 기자 = 2022.02.18 yrchoi@newspim.com |
일회성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성적이 부진했다. 신계약 성장세를 나타내는 연납화보험료(APE)는 7567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줄었다. 수입보험료는 8조2824억원으로 14.1% 감소했다.
'조' 단위 M&A로 그룹 내 존재감이 커진 것을 감안하면 아쉬운 성적표다. 통합 비용을 해소한 만큼 올해부터는 성과를 보여줘야 하는 과제가 남았다.
허영택 신한금융 경영관리부문장(CMO)은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장기적으로 합병 효과를 내기 위한 비용을 작년에 반영했기 때문에 올해부터 비용 부담은 크게 낮아진다"며 "인력 효율화 효과가 올해부터 나타날 예정이고 2023년부터 손익에 큰 폭의 성장이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나금융 계열 하나생명보험과 하나손해보험도 부진한 성적을 냈다.
하나생명의 지난해 순이익은 243억원으로 8.6%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170억원으로 28.6% 줄었다. 주요 계열사 중 유일하게 역성장했다. 대체투자에서 125억원의 배당수익이 발생한 2020년과 비교해 투자수익이 줄어든 결과라는 설명이다.
지난해 인수한 하나손보는 207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흑자 전환했다. 사옥 매각 이익 358억원이 반영된 결과로 사업 성과로 인한 흑자는 아니다. 하나손보는 부동산을 보유할 때 위험 부담이 커지는 신지급여력제도(K-ICS) 도입에 선제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사옥을 매각한 바 있다.
하나금융 보험 계열사가 전체 그룹 순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에 머물렀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의 해당 비중이 각각 13%, 9%인 것과 비교해 존재감이 떨어진다는 평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하나생명과 하나손보는 계열사 시너지나 채널 다각화 등을 추진하고 있지만 자산규모가 작아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yrchoi@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