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개발, 시간‧자본‧기술의 축적 충족돼야"
[서울=뉴스핌] 이윤애 기자 = 전기차 배터리의 핵심 원자재인 니켈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러시아에 대한 수출 제재 논의가 본격화하면서 니켈 공급에 차질이 빚어질 것을 우려하는 시장에서 격하게 반응하는 모양새다.
이윤애 산업1부 기자 |
이번 사태를 '예의주시'하던 배터리 업계는 망연자실한 표정이다. 니켈 가격이 불과 하루 사이 90%까지 급등하는 모습이 연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서 7일(현지시간) 한때 전 거래일 대비 90% 치솟은 톤당 5만5000달러까지 급등했다. 35년 거래 역사상 최고치다. 업계 한 관계자는 "니켈 가격이 미쳤다"고 평가했다.
배터리 업계 입장에서는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배터리 생산 비용에서 원자재가격이 70~80%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핵심 원자재 가격이 지금처럼 '미친듯' 오른다면 배터리 가격 인상은 불가피하다. 업계는 전기차 보급을 위해 내연기관차와 생산가격 격차 감소를 최대 과제로 삼고 있는데 지금처럼 원자재 가격이 배터리 가격, 전기차 가격을 끌어올린다면 불가능한 일이 된다.
이 가운데 학계, 전문가들은 한국광해광업공단 지분을 보유한 세계 3대 니켈 광산인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를 재주목하고 있다. 암바토비 광산은 니켈 원광 매장량이 1억4620만t이다. 또 다른 핵심소재인 코발트도 연간 4000t 생산된다. 2006년 광해광업공단(당시 광물자원공사) 주도로 포스코 인터내셔널, STX와 지분을 사들였다. 광해광업공단 지분율은 33% 수준이다.
하지만 이후 국내에서 자원개발에 대한 부정적 시각, 예상에 못미치는 생산량, 과거 니켈 가격 하락 시기를 지나면서 2012년부터 최근까지 지분 매각 절차를 밟아왔다. 반면 지분을 공동 보유한 일본 스미토모상사는 2006년 27.5%에서 현재 47.67%까지 꾸준히 늘려 대조적인 모습을 보였다.
학계, 전문가들은 '암바토비 광산'이 국내의 자원개발 문제점을 보여주는 단편적인 모습이라고 지적한다. 국제 원자재 가격이 오르내리는데 단기간을 잘라 손실을 판단하느라 정작 자원개발에 대한 중요한 가치를 보지 못한다고 꼬집는다. 니켈 가격이 t당 10만 달러가 되고 그때 가서 후회한다해도 이미 늦었다는 것이다.
국내 대학의 한 교수는 "자원개발은 시간‧자본‧기술의 축적 등 세 가지가 동시에 충족될 때 성공의 기초 토대가 마련됐다고 평가되며 이중 하나라도 생략되면 불가능하다"며 "더 늦기 전에 정부가 자원개발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yunyun@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