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고인원 기자 = 이날 터키 남부서 열린 우크라이나·러시아 외무부 장관 첫 협상이 성과없이 끝난 가운데, 러시아 외무 장관은 우크라에서의 군사작전을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드미트로 쿨레바 우크라이나 외무장관 10일(현지시간) 회담 후 기자 회견에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과의 협상에서 휴전 논의가 아무런 진전없이 마무리 됐다고 로이터 통신 등 주요 외신이 장관을 인용해 보도했다.
[브레스트 로이터=뉴스핌]김근철 기자=우크라이나 정부 협상 대표단(왼쪽)과 러시아 대표단이 7일(현지시간) 벨라루스 브레스트 지역에서 열린 3차 협상에 참석해 있다. 2022.03.08 kckim100@newspim.com |
쿨레바 장관은 이날 회담에서 우크라이나 동부 마리우폴에 갇힌 수십 만 명의 민간인을 위한 인도주의적 지원과 대피를 위해 러시아 측으로부터 휴전 약속을 얻어내려 했으나 아무런 약속도 받지 못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회담에서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우크라이나의 무장해제와 중립화 요구를 되풀이하며 기존의 입장에서 한 치도 물러서지 않았다.
또 우크라이나 측이 회담을 위한 회담을 원하고 있으며, 서방세계가 러시아 이웃 국가들을 무장시킴으로써 갈등을 조장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날 회담을 마치고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에서의 군사 작전을 계획대로 진행할 것"이라면서도 "우크라이나와 협상을 지속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을 거부하지는 않지만 정상 간 회담은 실질적이며 구체적인 사항에 중점을 둬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라브로프 장관은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러시아와 서방세계의 대치 사태가 핵전쟁으로 비화될 것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고 밝혔다.
그는 "핵전쟁이 시작될 수 있다는 것을 믿지도 않고 믿고 싶지도 않다"며 "러시아가 구소련 발트해 국가들을 공격할 수도 있다는 루머는 구시대적인 속임수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르핀 로이터= 뉴스핌] 주옥함 기자 = 7일(현지시각) 우크라이나의 수도 키이우(키예프) 외곽도시 이르핀 주민들이 무너진 다리를 건너고 있다. 2022.03.08.wodemaya@newspim.com |
두 장관은 이날 터키 남부 안탈리아에서 열리는 외교 포럼에 참석한 뒤 터키 외무장관을 사이에 두고 휴전을 위한 첫 담판 협상에 들어갔다. 이는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첫 고위급 회담이다.
그동안 양국은 벨라루스에서 두 번, 우크라에서 한 번 총 세 번의 협상을 했지만 피란민들의 대피를 위한 인도주의 통로를 제외하고 이렇다할 성과는 없었다.
러시아는 세 가지 휴전 조건으로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반대, 크림반도 러시아 영토 인정, 우크라이나 동부 루한스크·도네츠크 인민공화국 독립국 인정 등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날 항전 의지를 굽히지 않으면서도 나토 가입 포기를 비롯해 돈바스 지역에 대해서도 타협할 용의가 있다며 협상 여지를 남기기도 해 이날 회담 결과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으나 결국 별다른 소득없이 마무리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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