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소장에 대가관계 빠져있어…하나하나 다툴 것"
뇌물공여 김만배·정치자금 교부 남욱도 함께 재판
[서울=뉴스핌] 이성화 기자 = 대장동 개발사업에 편의를 제공하고 아들 퇴직금 명목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곽상도 전 의원이 첫 재판에서 "열심히 살아왔는데 이 사건으로 인생이 송두리째 부정당했다"며 재판부에 답답함을 호소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이준철 부장판사)는 17일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상 뇌물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곽 전 의원과 천화동인 4호 소유주 남욱 변호사에 대한 1차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서울=뉴스핌] 황준선 기자 = 화천대유자산관리 측으로부터 아들이 거액의 퇴직금을 받아 논란이 된 곽상도 전 국민의힘 의원이 2월 4일 오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두 번째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기 위해 법원으로 향하고 있다. 2022.02.04 hwang@newspim.com |
공판준비기일은 피고인 출석 의무가 없지만 구속 상태인 곽 전 의원은 직접 법정에 나와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곽 전 의원은 진술 기회를 얻어 "(구속영장이 발부된) 2차 구속영장을 보면 김만배가 저한테 청탁을 했고 제가 하나은행에 부탁해서 성남의뜰 컨소시엄에 최종 참여하게 됐다는 부분과 서초동 소재 식당에서 만나 수익이 발생 중이니 자신의 역할을 인정해 돈을 달라고 한 부분이 있는데 공소장에는 빠져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검찰도 대가관계를 인정하지 못한다고 판단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고 공소장에는 제가 어떤 행위를 했다는 부분이 없다"며 "이 사안에서 다퉈야 될 부분이 굉장히 많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곽 전 의원은 "이런 부분에 대해 제가 하나하나 얘기하고 충분히 방어할 수 있는 기회를 줬으면 좋겠다"며 "저도 모르는 사이 아들과 회사 관계자들 사이에 진행된 일 때문에 제 인생이 송두리째 부정당하는 위기에 처해있다"고 강조했다.
또 "구치소는 코로나 때문에 변호인 접견도 잘 안되고 모든 정보가 차단돼 밖에서 무슨 일이 추가로 있는지 알 수 있는 기회가 원천봉쇄돼 있다"며 "저한테 미치는 영향이 너무 크기 때문에 너무 답답한데 재판장께서 이 부분을 숙고해주셨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이날 곽 전 의원 측 변호인은 "기록 복사가 어제 종료됐다"며 "기록 검토 시간이 없어서 차회 기일에 공소사실에 대한 입장과 증거에 관한 의견을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남 변호사 측 변호인도 "기록 복사가 어제 끝나 입장과 관련해 남욱 피고인과 충분히 상의하지 못했다"면서도 "기본적으로는 공소사실을 부인한다"고 했다.
재판부는 이날 곽 전 의원에게 뇌물을 공여한 혐의로 별도 기소된 화천대유자산관리(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사건도 함께 진행했다. 그러면서 "2개의 사건 증거목록을 봐도 사실상 증거가 동일해 사건을 병합하겠다"고 밝혔다.
구속 상태인 김씨도 이날 법정에 출석했지만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고 했다. 김씨 측 변호인도 기록 검토 후 구체적 의견을 밝히겠다고 했다.
재판부는 오는 31일 공판준비기일을 한 차례 더 열고 추후 증인신문 일정 등 심리 계획을 세울 예정이다.
곽 전 의원은 지난 2015년 3월 경 화천대유가 하나은행과 성남의뜰 컨소시엄을 꾸리는 데 영향력을 행사한 후 그 대가로 화천대유에서 근무하던 아들 병채 씨의 퇴직금 명목으로 50억원(세금 공제 후 25억원)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아울러 2016년 3~4월 경 제20대 총선 당선 직후 남 변호사로부터 정치자금 5000만원을 받은 혐의도 있다.
김씨는 화천대유 자금으로 당시 국회의원이던 곽 전 의원 측에 뇌물을 제공해 뇌물공여 및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 혐의, 남 변호사는 곽 전 의원에게 정치자금을 교부한 혐의로 각각 기소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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