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택근무 이어지면 보안·직원소통 문제"
"부서 특성 맞는 탄력적 조직 운영 필요"
[편집자] 통신·포털·게임 등 ICT(정보기술)업계의 '엔데믹 시대' 발걸음이 빨라지고 있습니다. 코로나19가 확산된 이후 타업종 보다 빠르고 적극적으로 재택근무 등 비대면 근무체제에 나섰던 만큼, 일상회복을 앞두고 이에 대한 변화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엔데믹 시대에 발빠른 대처에 나선 ICT업계의 근무체제 변화를 들여다 봅니다.
[서울=뉴스핌] 김지나 이지민 기자 = "재택근무, 어느 게임사는 한다는데 우리는 안하나? 직원들 사이에 분명 이런 잡음이 생기겠죠. 고민이 많은 시점입니다."
'엔데믹 시대'를 앞두고 기업들의 근무체제 변화가 예고된 가운데, 한 게임업계 직원의 말이다.
[서울=뉴스핌] 이한결 기자 = 지난 2020년 12월 12일 오전 서울 구로구 신도림역에서 시민들이 출근길 발걸음을 서두르고 있다. 2020.10.12 alwaysame@newspim.com |
게임업계가 일상회복 전환을 앞두고 직원들의 근무 체제에 갈피를 잡지 못 하며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능력 있는 개발자 영입을 위해 직원 복지를 강조하는 게임업계 특성상, 직원들의 근무 체제에 예민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게임업계는 자율 혹은 전사 재택근무 방식으로 재택근무 체제를 이어나가고 있다. 현재 넥슨과 넷마블은 전사 재택근무를 하고 있고, 엔씨소프트·스마일게이트 등은 자율 재택근무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펄어비스는 부서별 재량으로 재택근무를 하고 있다.
게임업계는 코로나 시대에 타 업종보다 빠르고 적극적으로 재택근무 체제에 돌입했다. 게임사는 직원 절반 이상이 개발자로 이뤄져 있고, 이 개발자들은 개별적으로 일하는 근무 형태를 가지고 있는 만큼 재택근무에 큰 부담이 없기 때문이다.
A게임사 관계자는 "한 개발자가 자신의 업무만 하고 중앙서버에 업무를 저장하면, 다른 개발자들이 그 업무에 자신이 한 업무를 덮고, 덮는 방식으로 프로젝트를 완성해나간다"면서 "그 과정에서 개별 개발자는 자신의 업무만 하면 되기 때문에 다른 개발자들과 소통의 필요성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설명했다.
게임업계는 재택근무 장기화로 인해 발생할 직원 관리 및 보안 문제를 두고 고심하고 있다. [사진=뉴스핌] |
반면 재택근무가 장기화되며 사측에서 부담을 느끼는 부분은 직원 관리와 보안 문제다.
게임 개발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보안인데, 한 직원이 재택근무를 하다 보안이 뚫리게 되면 그것은 개별 직원 문제가 아니라 고객 서비스 보안까지 뚫리는 식으로 문제가 확산될 우려가 있다.
B게임사 관계자는 "개발자는 유료로 사용하는 특정 프로그램이나 회사 개발 망에서만 할 수 있는 활동이 있는데 그것을 재택으로 구현하긴 힘든 상황"이라며 "지정된 PC에서만 사용할 수 있거나, 사내 망에서만 할 수 있는 것은 회사에 나와서 처리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재택근무에 따른 직원 간 소통의 부재 역시 우려되는 부분이다.
C게임사 관계자는 "개발자는 소통이 필요 없는 직무라 재택을 하게 될 경우 소통의 단절이 더 심해질 수 있다"면서 "재택을 할 때 심리적으로 케어가 필요한 부분도 있는데, 아직 그 부분까진 정착이 되지 않은 과도기적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게임업계에서 재택근무에 대한 직원 선호가 갈리고 있는 상황에, 전문가들은 부서 특성에 맞춰 근무 체제를 변화시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전한다.
이병훈 중앙대 교수는 "사무직의 경우 굳이 사무실까지 출근할 것이 아니라 재택근무와 비재택을 섞고, 프로그래머 같은 경우 출근해 설비를 이용할 수 있으면 일부만 출근할 수 있다"면서 "부서 특성에 맞춰 자율적이고 탄력적으로 조직을 운영하는 것이 발전적으로 나아가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abc123@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