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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수완박'에 침묵하는 文·尹...양측 참모 공방에 커지는 '태풍의 눈'

기사입력 : 2022년04월19일 17:23

최종수정 : 2022년04월19일 17:23

'국민 중심 개혁' 원칙론만...신구권력 마지막 전선될 듯
당선인이 거부권 행사 요청 "예단못해"

[서울=뉴스핌] 차상근 기자 = 검찰 수사권을 폐지하는 내용의 '검수완박' 법안에 대한 문재인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양측 모두 입법권을 존중한다는 의미에서 '국회의 시간'임을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찬반 갈등이 심각해지고 있는 만큼 양측이 어떤 형식, 내용이든 입장표명이 있을 것으로 보여 정권이양 시점에 '태풍의 눈'이 될 것이란 관측이 커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전날 김오수 검찰총장을 면담한 자리에서 "검찰수사가 항상 공정했다고 말할 수 없다. 끊임없는 자기 개혁과 자정 노력을 해야 한다"며 검찰개혁의 당위성을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이같은 발언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의 검수완박법 추진에 힘을 실어줬다는 분석도 있다. 그러나 "개혁은 검경의 입장을 떠나 국민을 위한 것이 돼야 한다. 국회의 입법도 그러해야 한다"고 말해 국민을 위한 입법이란 원론적 입장을 더 강조했다. 국민이 원하지 않는다면 개혁도 무의미하다는 의미로서 향후 진행과정을 지켜보겠다는 주변인 입장을 고수했다.

이같은 표현은 윤석열 당선인측에서도 나왔다.

배현진 당선인 대변인은 19일 오전 정례 브리핑에서 "당선인도 (검수완반 논란)차기 정부 인수를 앞두고 지켜보고 있다. 다만 여야가 국민의 삶에 집중하고 민생을 회복해야 한다는 관점에서 지혜를 발휘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스핌]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후 청와대에서 신임 김오수 검찰총장에게 임명장을 수여한 뒤 환담장으로 향하고 있다.[사진=청와대 ] 2021.06.01 photo@newspim.

당선인측 한 관계자는 "국회에서 논의되는 입법 문제이고 입법활동을 지켜보고 있다"며 "국회에서 어떤 결론을 내는지, 정부가 어떻게 수용하는지를 보고 당선인의 입장이 나오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의 이같은 원칙론적인 발언에도 불구하고 속내는 정반대로 추정되고 있다.

윤 당선인 입장에서는 직전 검찰 수장으로서 검찰입장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3월초 임기를 남겨놓고 사퇴한 명분 중 하나가 검찰개혁·검수완박 반대입장이었다. 또 국민적 관점을 강조하는 점은 1년전이나 지금이나 마찬가지이고 이는 검찰이 내걸고 있는 '검수완박의 피해자는 국민'이란 주장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윤 당선자 대신 대통령직 인수위는 이날 브리핑에서 "검수완박법을 사법부도 반대한다"며 "민주당의 입법권 사유화이자 입법 쿠데타'라고 맹공했다.

문 대통령도 전날 검찰개혁의 당위성을 에둘러 언급한데 이어 이날 청와대 고위 참모가 '검수완박'법안에 대한 문 대통령의 속내를 간접 전달했다.

박수현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MBC라디오에 출연해 "문재인 대통령의 수사와 기소권 분리 방향에는 변함이 없다"고 단정적으로 말했다.

[서울=뉴스핌]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청와대] 2022.04.11 photo@newspim.com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이 속내를 직접 드러내고 있지는 않지만 대척점에 있다는 사실은 점점 뚜렷해지고 있다. 특히 이날부터 주변 참모들이 복심을 간접 전달하는 모양이어서 양측의 공방은 시간이 흐를수록 강대강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편에서 김오수 총장이 이날 발언한 대로 검수완박 법안의 대안이나 내용조정을 위한 신구권력의 협상도 진행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반면 민주당의 뜻대로 국회를 거쳐 국무회의에 상정될 경우 문 대통령과 윤 당선인은 거부권 행사를 두고 심각한 갈등을 겪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야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이번 정권이양기에 신구권력 양측이 물러설 수 없는 마지막 갈등 사안이 '검수완박법안' 문제가 될 것"이라며 "결국 문 대통령과 윤 당선자가 만나 실타래를 풀어야 마무리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날 윤 당선인측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에 거부권 행사를 요청할 가능성을 묻는 기자 질문에 "예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절충과 대결의 시간'이 남은 형국이다.

skc8472@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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