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수위, 21일 3차 성명 발표…"尹입장은 아니다"
"'검찰 공화국' 프레임 피하기 위한 의도일 것"
[서울=뉴스핌] 고홍주 기자 = 더불어민주당이 추진 중인 형사소송법 개정안, 이른바 '검수완박법(검찰 수사권 완전 박탈법)'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윤 당선인이 민생에만 집중하고 있다는 입장이지만, 사실상 '검찰 공화국' 프레임에 말려들지 않으려는 정치적 계산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인수위 정무사법행정분과는 지난 13일과 19일에 이어 21일 3차 입장문을 발표하고 "법제처가 검수완박법은 위헌성 및 법체계상 정합성에 문제가 있을 뿐 아니라 국민의 인권을 후퇴시킨다고 했다"며 "즉각적인 입법 절차의 중단을 촉구한다"고 민주당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뉴스핌] 인수위사진기자단 =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이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브리핑룸에서 2차 국무위원 후보 및 대통령 비서실장 인선 발표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법무부 장관에 내정된 한동훈 사법연수원 부원장. 2022.04.13 photo@newspim.com |
특히 정무사법행정분과 간사인 이용호 국민의힘 의원은 입장문 발표를 위해 단상에 올라서자마자 "오늘이 세 번째인데 더 이상 이 자리에 서고 싶지 않다"고 말한 뒤 "부디 민주당이 이성을 회복하고 입법폭주를 이 정도에서 멈춰주실 것을 다시 한 번 촉구드린다"고 했다.
하지만 윤 당선인의 직접적인 입장 표명은 이날도 없었다. 이 의원은 취재진이 '당선인으로부터 들은 말이 있느냐'고 묻자 "윤 당선인이 관련 언급을 전혀 하지 않고 있다"며 "민생을 먼저 챙기자는 입장으로 있다"고 즉답을 피했다.
이에 기자는 '분과에서 검수완박법에 대한 우려를 표할 때 국민들의 피해를 말하는데 이게 민생이 아니고 무엇이냐'고 재차 물었고, 이 의원은 당황한 듯 "상당히 까다로운 질문을 하신다"고 멋쩍게 답했다.
그는 "윤 당선인이 챙길 현안이 굉장히 많고, 기본적으로 국회에서 벌어지는 일이기 때문에 당선인이 국회 일을 언급하는 게 적절치 않다는 기본 입장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이어 "마음속으로야 왜 할 말이 없겠느냐"면서도 "질문 주신 대로 법이 통과되면 국민들에게 엄청난 피해를 준다는 측면에서 민생이라고도 볼 수 있겠지만 이 단계에서 대통령 당선인이 언급하는 건 저희가 볼 때도 적절치 않다고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는 연이은 윤 당선인의 침묵이 의도된 정치적 계산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로 민주당 내부에서도 사보임을 통해 국회 안건조정위원회를 돌파하려는 시도에 반기를 드는 의견이 나오면서 국민의힘에 불리한 상황은 아니라는 의견도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 당선인이 뭐라고 얘기하면 '봐라. 검사가 대통령이 되더니 감싸고 돈다' 이 소리를 들을 것 아니겠느냐"며 "일단 그냥 가만두고 보는 중일 것"이라고 평했다.
그러면서 "소수파 정권으로서 설움을 당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려는 의도도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인수위 내부 관계자도 "본인 입장이야 왜 없겠냐만은 지금 의견을 내놓으면 민주당이 짜놓은 '검찰 프레임'에 말리는 것"이라며 "때로는 침묵도 메시지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추후 개정안이 본회의 통과까지 됐을 때에는 윤 당선인이 입장을 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이날 이용호 의원은 '이달 중 검수완박 본회의 처리가 무산되고 취임 이후에 처리될 경우 당선인이 거부권을 행사할 계획이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당연히 거부권 행사할 것"이라고 우회적인 뜻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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