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스핌] 구나현 기자 = 중국이 강력한 봉쇄정책과 부진한 경제지표 속에서도 시장 기대치를 상회하는 경제성장률(GDP)을 발표하자 통계 조작에 대한 의혹이 불거졌다.
지난 18일 중국국가통계국은 올 1분기 중국 GDP가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로이터통신(4.4%)과 블룸버그(4.3%) 등이 예측한 시장 전망치를 웃도는 수치다.
이에 전문가들은 중국이 경제 피해를 감수하고 상하이를 비롯한 여러 도시에 부분 혹은 전면 봉쇄를 단행하고 있는 데다 3월 경제지표가 크게 악화됐다는 점에 주목하며 중국이 GDP를 부풀렸을 가능성이 있다고 제기했다.
미국 리서치 회사 로디엄 그룹(Rhodium Group)의 로건 라이트(Logan Wright) 애널리스트는 "중국이 코로나19 재확산 속에서 제조업 투자를 급격히 확대하고 소비가 진작됐다고 가정하더라도 심각한 부동산 시장 침체의 영향을 완전히 상쇄하지는 못했을 것"이라며 "중국 GDP가 1분기에 더 큰 폭으로 성장한 이유를 이해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부문은 중국 전체 GDP의 약 30%를 차지한다. 중국국가통계국에 따르면 3월 중국 신규주택 판매는 작년 같은 달보다 29% 급감하며 지난해 7월 후 가장 큰 감소폭을 기록했다. 올 1분기 중국 100대 부동산개발업체의 주택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47% 줄었다.
루팅(陸挺) 노무라 홀딩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이 발표한 지표 간 괴리가 있다고 주장했다. 루팅은 "지난 1~2월 시멘트, 철강 등 중국의 주요 원자재 생산량은 늘었지만 발전량은 오히려 줄어들었다"며 "어떻게 전기를 쓰지 않고 만들 수 있었는지 모르겠다"고 설명했다.
이밖에도 1분기 중국 인프라 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8.5% 늘었지만 같은 기간 중국 인프라 투자의 바로미터로 해석되는 굴착기 누적 판매량은 39.2% 감소했다. 내수 판매는 54.3%나 줄었다.
경제지표도 약세를 보였다. 3월 중국 소매 판매는 코로나19 봉쇄 지속으로 지난해 3월 대비 3.5% 떨어지며 2020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보였다. 3월 도시 실업률은 전월 대비 0.3%포인트 오른 5.8%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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