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간요금제 도입시 고가요금제 고객 이동 가능성 ↑
"장기적 관점에서 통신3사 수익성 악화 우려"
[서울=뉴스핌] 이지민 기자 = 정부에서 '중간요금제' 도입을 고민하면서 통신3사가 긴장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옵니다.
일반적으로 통신3사는 저가와 고가 두 가지의 5세대이동통신(5G) 요금제를 제공합니다. 그 중간에 해당하는 10GB~100GB 구간에 해당하는 요금제를 제공하는 곳은 없는 상황입니다.
최근에는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이하 인수위)가 이용자 선택권 확대를 위한 중간요금제 도입 필요성에 대해 언급했고, 이종호 과기부장관 후보자 역시 중간요금제 도입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통신3사는 중간요금제 도입 이후 상황에 대해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중간요금제 도입이 통신사에 대한 직접적 요금 규제는 아닙니다. 하지만 고가 요금제를 사용하는 고객들이 많은 상황에서 수요가 많은 요금제가 도입되면 장기적으로 통신사 수익성 역시 떨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습니다.
중간요금제가 도입되면, 저가와 고가 요금제를 사용하던 고객들이 해당 요금제로 이동할 가능성이 커집니다. 통상적으로 10GB 요금제는 데이터 제공량이 적기 때문에 고가 요금제 사용 고객이 많고, 이들이 중간요금제로 이동하면 이는 곧 통신3사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통신3사는 고민에 빠진 상황입니다. 주가 부양을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간요금제 도입은 주가 하락 요소가 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입니다.
SK텔레콤도 지난해 11월 SK스퀘어를 인적분할한 이후 유무선 통신사업에 집중, 메타버스와 인공지능(AI)과 같은 신사업을 펼치며 주가 부양에 공을 들이는 모습입니다. KT는 조직개편을 통해 '기업가치홍보팀'이라는 홍보조직을 신설, 자본시장과 소통을 강화하는 등 기업가치를 주가에 반영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LG유플러스도 올해부터 배당성향을 기존 35%에서 40%로 상향하는 등 시장 친화적 행보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통신3사 로고 이미지 [사진=뉴스핌DB] |
업계 한 관계자는 "주가 부양 의지를 꾸준히 밝혀온 구현모 KT 대표와 취임 후 1년이 지난 이 시점 좋은 성과가 필요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의 경우 새로운 요금제가 도입돼 주가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까 걱정하고 있을 것"이라면서 "실제로 LG유플러스를 비롯한 통신3사 주가가 인수위의 중간요금제 언급 이후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라고 전했습니다.
실제로 지난달 27일 인수위가 5G 중간요금제 신설 제안을 우수 국민제안으로 선정한 뒤 통신3사의 주가는 모두 전일인 26일보다 하락한 가격에 장을 마감했습니다.
반면 증권가는 이 같은 시각에 대해 기우라는 평가를 내놨습니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증권 연구원은 뉴스핌에 "기존 LTE 요금제 가입자들의 (5G 중간요금제로의) 이동도 동시에 고민해야 한다"면서 "모든 사람의 요금이 깎이는 그림이 아니라 다운그레이드와 업그레이드가 동시에 일어나는 상황이기 때문에 중간요금제 영향이 크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전했습니다.
catchmin@newspim.com